NBA에 두 진격의 거인이 뜬다

이영빈 기자 2023. 10. 24.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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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프로농구 정규리그 25일 시작

지난 21일 미 프로농구(NBA) 프리시즌 경기에서 샌안토니오 스퍼스 빅토르 웸바냐마(19)가 유려한 양손 드리블로 수비수를 제치고 중거리 슛을 꽂아넣었다. 센터보다 머리 하나 더 큰 224㎝ 신장이어서 아무도 막지 못했다. 그다음 공격에선 골밑슛을 성공시키며 추가 자유투도 얻어냈다. 곧바로 이어진 수비 때 웸바냐마가 저 멀리서 날아와 상대 3점슛을 쳐낸 뒤 곧바로 달려가 덩크슛을 내리쳤고, 다음 수비에서도 슛을 블록한 뒤 곧장 달려가 직접 3점슛을 쏘아 올렸다.

강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를 상대로 1분 30초 동안 벌인 ‘웸바냐마 쇼’였다. 비록 몸을 푸는 프리시즌이긴 했지만, 미국 CBS스포츠는 “웸바냐마가 1분 30초 동안 NBA 역사에서조차 비교할 수 없는 기술을 보여줬다”고 평했다. NBA 정규 시즌 개막을 하루 앞둔 25일, 최고 관심사는 단연 웸바냐마다. 그의 윙 스팬(wing span·양손을 펼쳤을 때 한 손 끝에서 반대쪽까지 길이)은 244㎝로 키보다 20㎝ 길다. 보통 이렇게 큰 선수는 무릎 부담 때문에 기동력이 떨어진다. 그러나 웸바냐마는 안정적인 드리블에 3점슛까지 쏜다. 그는 15세였던 2019-2020시즌 프랑스 프로 농구에 데뷔해 네 시즌 동안 리그를 평정했고, 이제 세계에서 가장 수준이 높은 NBA에 도전한다.

웸바냐마(1번)가 13일(현지 시각) 헤이우드 하이스미스(196㎝)를 앞에 두고 공을 다루고 있다. /로이터 뉴스1
홈그렌(왼쪽)이 12일(현지 시각) 피스턴스 아이제이아 스튜어트(203cm)와 경합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미국 현지에서는 웸바냐마만큼이나 주목받는 신인이 또 있다. 오클라호마시티 선더의 쳇 홈그렌(21·미국). 공교롭게도 홈그렌의 신체 조건도 웸바냐마와 흡사하다. 웸바냐마보다 조금 작지만 충분히 길쭉한 키 216㎝, 윙스팬 229㎝다. 보통이라면 골밑에만 있을 덩치인데도 홈그렌은 가드처럼 경기장 끝에서 끝까지 공을 운반할 수 있을 만큼 드리블이 뛰어나다. 3점슛과 중거리 슛도 출중하다. 곤자가 대학교 1학년 때 소속 콘퍼런스인 웨스트코스트에서 올해의 수비수 상을 받은 뒤 곧바로 NBA에 직행했다. 오른발 인대 손상으로 지난 시즌 데뷔가 무산됐지만, 오히려 재활과 함께 몸에 근육을 붙이면서 전화위복의 준비를 마쳤다.

둘은 2021년 7월 국제농구연맹(FIBA) 19세 이하(U19) 월드컵 결승전에서 만난 적이 있다. 미국이 프랑스를 83대81로 꺾었다. 웸바냐마는 22점 8리바운드 8블록으로 홀로 활약하며 홈그렌(10점 5어시스트)을 압도했다. 결승에서 체면은 구겼으나 팀을 우승으로 이끈 홈그렌은 대회 최우수선수(MVP), 웸바냐마는 베스트 5에 선정됐다.

그리고 지난 10일 열린 NBA 프리시즌 경기에서 둘은 2년 만에 만났다. 현지에선 ‘거인들의 결투(giants duel)’라고 불렀다. 이번엔 홈그렌이 간결한 드리블과 안정적인 공격을 펼치며 웸바냐마에게 판정승을 거뒀다. 기록상으로도 홈그렌(21점 9리바운드)이 웸바냐마(20점 5리바운드)에게 근소 우위를 점했다. 승부도 홈그렌의 팀인 선더가 122대121로 이겼다. 웸바냐마는 “홈그렌이 전반에 우리를 폭격했다”고 그를 추켜세웠다. 홈그렌은 소셜미디어에 “(웸바냐마의 기술은) 멈출 수가 없다”고 했다. 폭스 스포츠는 “올 시즌 신인상은 두 선수가 가장 유력할 것”이라고 했다.

그래픽=박상훈

새 시즌엔 생경한 광경도 볼 수 있다. 크리스 폴(38·미국)이 스테픈 커리(36·미국)가 이끄는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에서 같이 뛰는 장면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트레이드로 폴이 합류했다. 둘은 포인트 가드 포지션에서 지난 10년 동안 라이벌로 맞붙었다. 플레이오프에서는 세 번 만나 커리가 전부 이겼다. 폴은 “고등학교 때부터 커리와 라이벌로 지냈다. 조금 어색하지만, 지금 나이에 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축복인 만큼 잘 뛰겠다”고 했다.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에서 11년 동안 뛰었던 데이미언 릴러드(33·미국)도 올 시즌 밀워키 벅스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야니스 아데토쿤보(29·그리스)와 함께 내외곽을 가리지 않는 화끈한 공격 농구를 선보일 전망이다.

지난 7일 LA 레이커스와 프리시즌 경기에서 호흡을 맞춘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듀오 크리스 폴(왼쪽)과 스테픈 커리. /AFP 연합뉴스

우승 후보로는 덴버 너기츠, 보스턴 셀틱스가 꼽힌다. 두 팀은 NBA가 30팀 단장을 상대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나란히 33% 득표율로 공동 1위에 올랐다. 유력한 정규 시즌 MVP는 너기츠 센터 니콜라 요키치(38·세르비아)가 43%로 제일 많이 꼽혔다. 21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르브론 제임스(39·LA 레이커스)는 ‘최고의 리더’에서 전체 중 27%를 득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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