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필리핀 일촉즉발… 남중국해서 또 충돌

조성호 기자 2023. 10. 24.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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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해경, 건축자재 운반 比선박 저지
직접 충돌은 처음, 필리핀 강력 반발
중국 해안경비정이 22일 필리핀과 영유권 문제로 갈등을 빚는 남중국해에서 세컨드 토머스 암초(중국명 런아이자오)에 접근하는 필리핀 보급선을 저지하고 있다. 필리핀은 이날 남중국해 주둔지로 이동해 보급 업무를 수행하려던 보급선이 중국 해경과 충돌했다고 밝혔다./로이터 연합뉴스

남중국해에서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중국과 필리핀의 충돌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중국 해경은 22일(현지 시각) 위챗 공식 계정을 통해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군도) 세컨드 토머스 암초(중국명 런아이자오)로 건축 자재를 운송하려던 필리핀 선박을 저지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필리핀 측도 주둔지로 이동해 보급 업무를 수행하려던 보급선이 중국 해경과 충돌했다고 밝히고 “도발적이고 무책임하며 불법적인 행동으로 선원들의 안전을 위협했다”고 중국을 비난했다. 최근 남중국해 일대에서 양측 대치 상황이 잇따라 벌어졌지만 배끼리 물리적으로 접촉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세컨드 토마스 암초는 필리핀 해안에서 약 160㎞ 떨어져 있으며, 필리핀은 1999년 이곳에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이 탱크 상륙용으로 사용했던 시에라 마드레함을 정박시키고, 해병대원을 상주시켜 왔다. 이에 대해 중국은 “필리핀이 불법으로 암초를 점거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여러 국가들과 영유권 분쟁을 겪지만 필리핀과의 갈등이 두드러진다. 필리핀은 이 지역을 ‘서필리핀해’라고 부르며 자국 영해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래픽=양인성

특히 미국과의 군사 동맹을 중요시하는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이 지난해 취임하면서 중국과의 해양 영유권 분쟁에서 전례 없이 강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중국이 스카버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 주변 바다에 ‘부유식 장벽’을 설치하며 필리핀 어선의 접근을 막았다. 필리핀 해경은 “중국이 설치한 장벽은 우리 어부들의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고 밝히고 잠수부를 파견해 장벽을 모두 철거했다. 같은 달 필리핀은 “우리 배타적경제수역 내에 있는 이로쿼이 암초에 중국 선박 33척이 정박해 산호초를 무단으로 채취했다”고 밝히고 중국의 환경 파괴 행위를 국제상설중재재판소에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해 중국이 반발했다.

8월에도 중국 해안경비정이 필리핀 물자 보급선을 향해 물대포를 쏘자, 필리핀은 즉각 성명을 내고 “우리 선박을 상대로 중국이 과도하고 공격적인 행위를 했다”며 자국 주재 중국 대사를 초치했다.

필리핀의 이런 강경한 모습은 친중 노선을 추구하던 전임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 집권기 때에는 볼 수 없었다. 영국 BBC는 “중국은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 취임 후 더욱 공격적으로 변했다”며 “자원이 풍부하고 전략적 요충지인 바다에서 마르코스 주니어가 미국과 긴밀한 관계를 모색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필리핀의 대중 강경 노선은 서방 국가들과의 긴밀한 군사협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필리핀과 미국이 지난 2일부터 13일까지 루손섬 남동쪽 해역에서 연례 합동 해군훈련에는 일본·호주·캐나다·영국·프랑스·뉴질랜드·인도네시아 등 7국에서 총 2000여 명의 병력이 참가했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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