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경제 항산항심] 가덕신공항의 지속가능성?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난 8월 24일 국토교통부는 가덕신공항 건설사업의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그럼에도 가덕신공항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여전히 의문을 갖는 이들이 있다.
그는, 일본 공항의 난개발 역사를 리뷰하며, 가덕신공항의 미래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전망을 내 놓았다.
또 일본과 달리 가덕신공항의 관리주체가 지방정부도 아니고 관련 인프라의 건설에도 국비가 투입된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 8월 24일 국토교통부는 가덕신공항 건설사업의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그럼에도 가덕신공항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여전히 의문을 갖는 이들이 있다. 지난 9월 부경대에서 있었던 국제학술대에서도 같은 의문을 제기하는 발표자가 있었다. 그는, 일본 공항의 난개발 역사를 리뷰하며, 가덕신공항의 미래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전망을 내 놓았다. 그는 김해공항을 늘리지 왜 무리하게 경제성도 없는 공항을 만들어 미래세대의 희생을 만들어 내느냐 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는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이바라키 공항을 예로 들었다. 그 공항은 수요추정을 80만 명으로 했는데, 실제 연 단위 8만 명의 수요밖에 나오지 않았고, 관리주체였던 지방정부는 재정적자로 파산에 이르게 되었다고 한다. 지역 건설업자, 부패 정치인 등으로 구성된 ‘이권 카르텔’(정확하게 이 표현을 사용했다)이 허황된 숫자놀음으로 공항을 짓도록 부추기고 지역경제를 피폐하게 만들었다는 내용이었다.
학술대회에 참여하여 발표를 듣고 있던 다수의 인문학자들은 대체로 그와 같은 비판에 수긍하는 태도였다. 이와 같은 청중들의 반응을 보면서 필자는 다소간 무례함을 무릅쓰고 그의 주장의 신뢰도를 무너뜨리기 위해 몇 가지 질문을 했다. 바로 다음 발표에서 나는 그의 주장과 반대되는 것을 발표할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다음 발표를 제가 해야 하는데 연결되는 내용이기 때문에 세 가지만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첫째 앞서 교수님께서 실패한 사례로서 이바라키 공항을 예로 들고 있는데, 논문에서는 공항은 연 단위 수요 추정이 80만 명이었는데, 실제 사용객은 8만 명으로 나타나서 엉터리 추정을 했다고 나와 있습니다. 그런데 교수님, 코로나19 이전 2019년 김해공항 연간 이용객 수가 얼마였는지 아시나요?”
그가 어떻게 알겠나? “김해공항은 2019년 기준 국제선만 900만 명이 이용했으며 총여객 수는 1700만 명을 넘었고, 공항 이용률은 90%에 이르며, 여기에 영남권의 인천공항 사용객을 더하면 2000만 명이 넘습니다. 8만 여객 공항을 예로 들며 파산을 말씀하시는 게 적당한가요?”
“두 번째 질문입니다. 일본의 사례를 들면서 난개발이 지역 정부의 재정 붕괴를 초래함으로써 미래세대를 희생시킬 수 있다고 하셨는데, 현재 일본 정부의 GDP 대비 부채비율과 한국 정부의 GDP 대비 부채비율을 아십니까? 그리고 한국 기초자치단체 재정 적자 비중은 아시나요? 지역 정부가 파산하려면 이자지불 능력이 없어야 하는데, 일본의 경우 지방정부도 예산 대비 총부채가 100%를 넘는 곳이 있습니다. 부산이나 경남의 예산 대비 부채율을 아시는가요?”
일본의 국내총생산 대비 부채비율은 2022년 현재 226%에 이르렀지만 한국은 50% 정도다. 우리나라 지방자치법에서 광역자치체의 부채 주의 단계는 예산 대비 25%이고, 2022년 현재 부산은 예산 대비 총부채가 15% 정도이며 경남은 9% 조금 넘는다. 한국의 대부분 지자체의 재정은 안정적이다. 또 일본과 달리 가덕신공항의 관리주체가 지방정부도 아니고 관련 인프라의 건설에도 국비가 투입된다.
“셋째 인구수의 변동에서 일본과 한국이 유사한 흐름으로 나타낸다고 말씀하셨는데, 인구수와 함께 개인소득 수준도 항공 수요에 영향을 미칩니다. 2000년대 이후 일본과 한국의 노동소득 변화 추이는 알고 계십니까? 2000년 이후 일본 노동자의 실질소득은 변동이 없었지만 한국은 OECD 국가 가운데 실질소득 증가율이 5위 안에 들 만큼 꾸준히 소득이 상승했고 이를 가능하게 하는 생산성 상승이 있었습니다. 인구 추이가 같다고 해서 유효수요 전망이 같다는 주장이 현실성이 있다고 판단하십니까?”
그는 일본학 전공자였고 구체적인 사실을 알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았을지 모른다. 나는 그의 무지를 드러냄으로써 그의 발표에 공감하는 이들에게 찬물을 끼얹고 내 발표를 시작하려 했다. 의도가 성공적인지는 모르겠다. 다만 그의 주장에서 필자는 과거 모 국회의원의 ‘고추 말리는 공항’ 발언이 떠올랐다. 그런데 그 교수와 그 국회의원은 김해공항의 현황에 대해 단 한 번이라도 자료를 검토해 보았는지 의문이 들었다. 하긴 지방에 대해 그들이 무슨 관심이 있어 현황을 살펴보았겠는가!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