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에세이] 에너지 자립으로 가는 중요한 발걸음
바다거북은 온도에 따라 성별이 달라진다. 최근 바다거북의 알이 모두 암컷으로 부화하며 일부 지역에서는 암수 성비가 116대 1까지 나타났다. 독성 해파리의 천적으로 알려져 있는 바다거북은 공룡시대에도 살아남았는데 인간으로 인해 멸종 위기까지 오고 있는 것이다. 공룡시대에도 살아남았던 바다거북이 이런 위기에 봉착한 이유는 무엇일까?
인류 문명이 발전하는 과정에서 에너지 사용량이 대폭 증가하며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양도 늘었다. 에너지 연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는 인간이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약 85%로 이상기후의 주범이다. 화석연료의 연소로부터 배출되는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은 점차 산화되어 대기 중 황산염과 질산염을 생산했고, 이는 산성비와 산성 안개를 만들었다. 탄소와 수소의 결합이 야기한 지구온난화, 우리가 탈탄소화를 해야만 하는 이유이다.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 중에 플라스틱이 있다는 사실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연간 세계 석유 생산량의 4~6%는 플라스틱 제조에 사용되며 4%는 정제 과정에서 태워지고 있다. 플라스틱을 만드는 과정에서도 수십억 t의 온실가스가 배출되고 이를 소각하는 과정에서도 온실가스가 발생하는 것이다. 태우기 어려운 플라스틱은 매립하거나 자연에 방치한다. 매립된 플라스틱은 땅속에서 화학물질을 배출해 미생물의 성장을 방해하고 증가된 화학비료의 사용량은 흙을 산성화 시킨다.
바다속에 버려진 플라스틱은 어떻게 될까. 시간의 흐름에 따라 나노플라스틱으로 변하며 플랑크톤의 먹이와 유사한 생김새를 띤다. 플랑크톤은 바다에 녹아 있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산소를 만들어 대기로 돌려보내는 역할을 하는데 나노플라스틱을 먹은 플랑크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며 탄소 순환에 영향을 끼친다.
인류는 오랜 기간 바이오매스 연료 시대를 지내다 석탄 석유 천연가스의 화석연료 시대를 보내면서 급진적인 발전을 해왔다. 20세기 중후반 원자력발전을 거치고 후반에는 재생 가능 에너지를 활용하기 시작해 21세기 에너지 체제는 재생 가능 에너지 중심으로 넘어가는 중이다. 재생 가능 에너지가 화석연료 시대를 이을 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에너지 변환 과정에서 오염물질이 발생되지 않는 청정에너지원이기 때문이다. 경제성장을 유지하며 탄소배출을 줄이는 방안은 재생 가능 에너지를 늘리는 것이 최선이다.
환경 오염은 이제 전 세계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에너지로 인한 이슈는 이뿐만이 아니다. 에너지 수요 증가 및 에너지 자원의 지역적 편중 문제 등으로 인해 에너지의 수급 불안과 자원고갈 문제 등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지속적이고 친환경적인 에너지원을 찾아왔는데, 수소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에너지원 중 하나이다. 미래의 중요 에너지원으로 여겨지고 있는 수소는 생산 및 저장, 운송의 과정에서 고난도 기술이 필요하기에 경제성이 떨어지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수소를 단순히 에너지원의 하나로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탄소 기반 현재 사회를 수소 중심의 경제사회로 전환시키게 된다면 전기, 열에너지 등 최종 에너지로의 변환이 가능하다. 또한 전기와 달리 대용량 장기간 저장이 가능한 만큼, 글로벌 관점의 시공간적 에너지 분배 시스템에 획기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탄소와 수소의 결합은 화석연료가 되어 문명을 발전시켰다. 우리 생활의 모든 곳에 스며들어 편리함을 얻은 대신 환경을 잃은 인류는 에너지 분야에서만큼은 탄소를 놓아줄 시간이 온 듯하다. 수소는 모든 유형의 에너지 가운데 가장 가볍고 가장 비물질적인 것으로 연소 효율도 가장 뛰어나다. 또한 매우 유연한 에너지원이기에 다양한 형태로, 광범위한 영역에서 사용될 것이다. 우크라이나, 러시아 전쟁 및 이스라엘 전쟁으로 에너지 공급 불안 사태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수소에너지는 에너지 자립으로 가는 중요한 발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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