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진·나훈아·조용필 동시 출격… 연말, 오빠들이 돌아온다
남진, 나훈아, 조용필. 1970~1980년대 가요계를 주름잡은 ‘원조 오빠부대’ 주인공들이 연말에 걸쳐 전국 투어 공연을 연다. 세 가수의 공연 날짜 대부분이 인접하거나 일부는 아예 겹쳐 연말 ‘시니어 오빠 부대’의 대이동이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14일 부산 벡스코 공연으로 포문을 연 ‘영원한 오빠’ 남진은 12월 23일 전주 모악당 공연을 시작으로 광주, 부천, 대전, 청주, 대구, 울산, 제주, 남양주, 안산, 서울 등 전국 12개 도시 투어 공연을 이어간다. 나머지 지역 공연 예매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연말을 거쳐 내년 10월까지 개최한다. 남진의 최신곡 ‘이별도 내 것이니까’와 ‘용기 있는 자만이 미인을’ 두 곡의 라이브 무대는 지난 부산 공연에서 처음 공개했다. 공연 문패는 ‘데뷔 60주년 기념’과 ‘오빠 아직 살아있다’. “가왕이나 가황으로 불리면 노래하러 나갈 때 망가지는 것 같다. 사실이 아닌 얘기를 하니까 그렇다”며 스스로를 “영원한 오빠라고 불러 달라 부탁한다”는 뜻으로 붙인 제목이다.
나훈아는 12월 한 달 동안 연말 공연 ‘인 디셈버(12월에)’를 개최한다. 12월 9·10일 이틀간 대구 엑스코 공연을 시작으로 16~17일 부산 벡스코, 30~31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기장 갈매기’ ‘사랑은 무슨 얼어 죽을 사랑이야(카톡)’ 등 나훈아가 지난 7월 발매한 신보 ‘새벽’의 수록곡 6곡의 라이브 무대도 처음 공개할 전망이다.
조용필은 12월 2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 공연을 시작으로 데뷔 55주년 한 해를 마무리하는 ‘2023 조용필 & 위대한탄생 전국 투어 콘서트’를 연다. 나훈아의 공연일과 겹치는 12월 9~10일 서울 KSPO돔(옛 체조경기장)과 12월 16일 대구 엑스코 공연에 이어 23일 부산 벡스코에서 무대를 펼친다. 현재 준비 중인 정규 20집 신곡의 일부를 이 투어 중 처음 선보일 계획으로 알려졌다. 조용필은 이미 지난해 12월과 올해 5월, 두 차례 단독 공연을 통해 20집에 실릴 신곡 ‘세렝게티처럼’, ‘찰나’, ’필링 오브 유’의 라이브 무대를 공개한 바 있다.
‘장·노년층 아이돌’로 꼽히는 임영웅도 가세해 연말 예매 전쟁이 더 뜨거울 전망이다. 오는 27~29일과 11월 3~4일 서울 KSPO돔 공연을 시작으로 대구 엑스코, 부산 벡스코, 대전 컨벤션센터,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차례로 2023 전국 투어 콘서트 ‘아임 히어로′를 펼친다. 이미 예매가 시작된 서울·대구·부산 공연은 1분 만에 전석 매진됐고, 접속 대기 인원만 최대 60만 명에 달했다.
공연계에선 “팬 연령대가 높은 거물급 가수들이 동시에 연말 공연을 펼치는 건 이례적인 일”이란 반응이 나온다. 한 공연기획사 관계자는 “남진, 나훈아, 조용필은 기존에는 공연 일정이 가깝게 붙는 걸 피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팬층이 겹치기 때문”이라며 “최근 잠실주경기장이 리모델링에 들어가면서 대형 가수들의 공연장이 부족하고 날짜 선택 폭이 좁아진 영향이 있을 것이다. 나훈아가 예년에 꼭 하던 서울 공연을 이번엔 안 하는 것도 같은 이유일 것”이라고 했다.
임진모 평론가는 “미스터트롯 흥행 여파로 기존 대비 장·노년층의 가요 공연 수요가 대폭 늘어난 상태고, 팬덤 활동과 다회차 공연 관람 행태도 이제 더 이상 이들에게 낯선 게 아니다. 팬층이 겹쳐도 충분히 흥행에 성공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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