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호정의 컬쳐 쇼크 & 조크] <144> 굿바이, 네이버 온스테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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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속 옛 노래들만 찾아 들으며 요즘엔 들을 만한 음악이 없다고 투덜거리는 이들에게 한결같이 네이버 온스테이지를 찾아보라고 대응해 왔다.
몰랐기 때문에 좋아할 수조차 없었던 한국의 다양한 음악과 뮤지션들을 무려 13년 동안 끈질기게 소개해 왔던 네이버 온스테이지가 종료된다는 소식은 나에게 이렇게 들렸다.
김일두의 노래 '답' 영상에는 나만 알아볼 수 있는 내 모습도 1초 정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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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속 옛 노래들만 찾아 들으며 요즘엔 들을 만한 음악이 없다고 투덜거리는 이들에게 한결같이 네이버 온스테이지를 찾아보라고 대응해 왔다. 몰랐기 때문에 좋아할 수조차 없었던 한국의 다양한 음악과 뮤지션들을 무려 13년 동안 끈질기게 소개해 왔던 네이버 온스테이지가 종료된다는 소식은 나에게 이렇게 들렸다. ‘네이버 온스테이지의 시대가 끝이 나버렸다’.
인디와 메이저의 경계가 예전에 비해 많이 흐릿해졌다고는 해도 여전히 어딘가 숨어 있는 멋진 뮤지션을 만날 기회는 흔치 않다. 심지어 수도권을 벗어나 자신의 음악을 꾸준히 펼치고 있는 로컬 뮤지션들의 경우는 더 말할 것도 없다. 그간 온스테이지는 다양한 로컬 뮤지션에게도 꾸준히 스포트라이트를 비춰주었다. 부산만 해도 언체인드, 스카 웨이커스, 세이수미, 플랫폼 스테레오, 해서웨이, 보수동쿨러, 소음발광…. 가장 최근에는 미역수염까지 소개됐다. 온스테이지를 통해 이들을 처음 발견하고 팬이 된 이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중 김일두는 싱어송라이터로, 밴드 지니어스의 보컬로 모두 두 번 출연했다. 김일두가 주로 활동하는 자택과 부산 중구 보수동 책방골목 단골 카페, 부산대 앞 라이브 카페, 영도 포장마차 등 모두 부산에서 촬영했다. 솔로 촬영 때는 김일두 혼자 기타를 메고 서울로 가는 편이 여러 사람 편했겠지만, 온스테이지 촬영 팀은 무거운 장비를 지고 부산으로 향했다.
결국 김일두는 여독 없는 최상의 컨디션으로 익숙한 공간에서 노래할 수 있었고, 부산 풍광과 분위기, 소금기 머금은 바다 냄새까지 진하게 풍기는 영상이 남았다.
이 영상들은 웬만큼 공들여 연출한 뮤직비디오보다 더 근사하게 느껴져 지금도 자주 찾아본다. 어쩌면 온스테이지 촬영 팀은 새로운 형식의 뮤직비디오를 만들고 싶었는지 모른다. 김일두의 노래 ‘답’ 영상에는 나만 알아볼 수 있는 내 모습도 1초 정도 나온다. 온스테이지 촬영이란 사실도 몰랐었다. 가장 편안하고 즐겁게 노래하는 김일두를 담고 싶었을 것이다. 그들이 남긴 모든 영상이 그런 마음이었을지 모르겠다. 귀한 영상들로 멋진 뮤지션을 잔뜩 소개해 줘서 시청자 중 한 명으로 그저 고마웠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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