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장고에서 찾아낸 유물이야기] <75> 부산박물관 소장 떡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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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나라의 전통 음식인 떡, 약과 등이 MZ세대와 외국인에게 주목받고 있다.
요즘 사람들에게 떡은 맛 좋은 디저트 또는 선물용으로 소비되지만, 과거에는 일상음식 또는 의례음식으로 보다 널리 이용되었다.
떡살에는 기하문 동물문 식물문 문자문 등을 새겨넣어 장수 부귀 풍요 다산 벽사의 의미를 상징적으로 표현했으며, 이러한 문양을 떡에 박아 넣어 각각의 상황에 맞는 의미를 더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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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나라의 전통 음식인 떡, 약과 등이 MZ세대와 외국인에게 주목받고 있다. 요즘 사람들에게 떡은 맛 좋은 디저트 또는 선물용으로 소비되지만, 과거에는 일상음식 또는 의례음식으로 보다 널리 이용되었다. 떡은 생애전환기의 통과의례음식, 계절의 변화를 담은 세시음식, 제사음식, 잔치음식 등 사람이 살아가는 데 행해지는 중요 행사에 빠지지 않는 음식이었다.
조리법에 따라 찌는 떡, 치는 떡, 지지는 떡, 삶는 떡 등으로 구분되는데, 기본 곡류에 부재료를 더해 맛과 모양을 달리한다. 그중 치는 떡(도병,搗餠)의 한 종류인 절편은 손님접대나 생일 제례 혼례 절식 선물용으로 소비되었으며, 궁중 의례나 연희에도 빠지지 않았다.
멥쌀로 만들어진 절편은 다른 떡과 달리 기본 재료만을 이용해 다양한 모양을 표현하는데 한계가 있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에도 좋다고 했던가. 우리 조상들은 떡 하나도 허투루 만들지 않았다. 그래서 절편에 문양을 박는 도구인 ‘떡살’을 이용해 갖은 문양을 넣어 심미성을 더하고, 여러 가지 소망을 담았다.
떡살은 주로 나무나 사기로 만들었다. 간혹 재료를 구하기 힘든 강원도 산간 지역에서는 무나 감자를 조각하여 일회용 떡살을 만들어 쓰기도 했다. 사기로 만든 떡살에는 원형, 화(花)형, 정사각형 틀이 많아 주로 단일 문양을 새겼다. 나무 떡살은 직사각형 틀이 주를 이루고 복합 문양이 새겨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떡살에는 기하문 동물문 식물문 문자문 등을 새겨넣어 장수 부귀 풍요 다산 벽사의 의미를 상징적으로 표현했으며, 이러한 문양을 떡에 박아 넣어 각각의 상황에 맞는 의미를 더하였다. 예를 들어 생일이나 회갑용 떡에는 장수를 기원하는 거북문 직선문 사선문 ‘수(壽)자’문을, 혼례용 떡에는 풍요와 다산을 상징하는 포도 석류 문양이나 부부의 연이 오래가길 기원하는 긴 직선문, 기쁨을 상징하는 ‘쌍희(囍)자’문을 박아 넣었던 것이다. 사돈이나 가까운 이에게 선물용으로 보내는 떡에는 국화문 연꽃문 등의 화(花)문, 빗금문, 길상문을 주로 박아 축하의 마음을 표현하고, 상대방의 복을 기원하였다. 이밖에 제례 절식 등에 쓰이는 떡에도 문양을 넣어 마음을 담았다. 부산박물관에는 여러 문양을 새긴 사기, 나무 떡살이 소장되어 있는데, 그중 정육면체 모양의 사기 떡살에는 각 면에 다른 문양을 새겨 실용성까지 겸비하였다.
요즘은 가정에서 떡을 만들어 먹는 일이 거의 없고, 떡집에서도 기계를 쓰기에 떡살을 보기 어려워졌다. 이제 떡살은 박물관이나 인테리어 소품용으로 간간이 볼 수 있게 되었다. 어디선가 떡살을 마주하게 된다면 먹고 나면 형체마저 남지 않는 떡 하나에도 갖은 문양을 넣어 아름답게 장식하고 여러 가지 소망까지 담아낸 선조의 마음을 생각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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