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 귀갓길 안전하게 지켜드려요”

전혜진 기자 2023. 10. 24.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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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에서 '안심귀가스카우트'로 활동 중이던 천진성 씨(50)에게 30대 여성이 급히 달려와 말을 걸었다.

지난해부터 금천구에서 안심귀가스카우트 활동 중인 안정희 씨(58)는 "직접 스카우트의 도움을 받아본 후 받은 만큼 돌려주기 위해 스카우트 활동을 하게 됐다"며 "일부 손님은 거의 매일 귀갓길을 함께하는 '단골'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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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시민 안전 사업 확대
‘안심스카우트’ 370명으로 늘리고
신림동에 ‘안심마을보안관’ 운영
안전한 귀가 돕는 ‘안심이앱’ 강화
서울 강남구 일원동의 한 도로에서 여성 직장인이 노란 조끼를 입은 안심귀가스카우트 대원 2명과 동행하며 귀가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이상한 사람이 절 따라오는데, 혹시 좀 데려다주실 수 있으실까요?”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에서 ‘안심귀가스카우트’로 활동 중이던 천진성 씨(50)에게 30대 여성이 급히 달려와 말을 걸었다. 여성을 진정시킨 뒤 주소를 물어본 천 씨는 동료 대원과 함께 주변을 살피며 귀갓길에 동행했다.

무사히 집 앞에 도착한 여성은 “누군가 따라와 불안한 마음이 들었는데 노란 조끼와 모자를 착용하고 경광봉을 든 모습이 보여 뛰어왔다”며 “안내해주겠다는 말을 들을 때 눈물이 날 정도로 고마웠다”고 했다.

서울시가 최근 강력범죄가 이어지는 상황을 감안해 안심귀가스카우트를 포함한 시민 안전 정책을 확대하고 나섰다.

● 안심사업 확대 나선 서울시

안심귀가스카우트는 서울시가 2013년 전국에서 처음 시작한 귀가 서비스다. 노란 조끼를 입고 경광봉을 든 스카우트 대원들이 2인 1조로 평일 오후 10시∼오전 1시(월요일은 오후 10시∼밤 12시) 원하는 시민의 귀갓길에 동행한다.

서울시는 25개 자치구에서 334명이 활동하던 안심귀가스카우트를 이달부터 36명 추가 배치해 총 370명으로 확대했다. 대원이 추가 배치된 자치구는 관악·용산·성동구 등 8곳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다 보니 더 안전한 귀갓길을 위해 확대 운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10년째 운영되다 보니 ‘단골’ 고객도 생겼다. 지난해부터 금천구에서 안심귀가스카우트 활동 중인 안정희 씨(58)는 “직접 스카우트의 도움을 받아본 후 받은 만큼 돌려주기 위해 스카우트 활동을 하게 됐다”며 “일부 손님은 거의 매일 귀갓길을 함께하는 ‘단골’이 됐다”고 말했다.

● 전직 경찰 등 안심보안관도 확대

전직 경찰관, 무도 유단자 등으로 구성된 ‘안심마을보안관’도 최근 확대 운영을 시작했다. 이들은 2인 1조로 심야시간(오후 9시∼오전 2시 반) 동네 골목 곳곳을 순찰한다.

시는 15개 자치구에서 안심마을보안관 제도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지난달 서울에서 1인 가구가 가장 많고 최근 강력범죄가 연이어 발생한 ‘관악구 신림동’을 추가했다. 내년부터는 안심마을보안관을 25개 전 자치구에 확대 배치하고 성범죄자 거주 여부, 범죄 발생률, 폐쇄회로(CC)TV 설치구역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코스를 정해 순찰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지난해 안심마을보안관은 위험시설물 조치 등 1714건, 시민보호 및 귀가지원 등 801건 등 총 2515건의 안전예방 활동을 펼쳤다. 올해는 안전에 대한 시민 관심이 높아지면서 활동 건수가 더 늘고 있다.

안심마을보안관은 실제로 사건 사고 발생 시 초동 조치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서울 용산구에서 보안관 활동을 하는 김창환 씨(52)는 순찰 중 다가구 주택의 가스 누출을 감지하고 신고해 자칫 인명사고로 이어질 뻔한 사태를 막았다. 골목길에서 주취자가 오토바이를 쓰러뜨리는 등 행패를 부리는 상황에서 경찰의 현행범 검거를 돕기도 했다.

김 씨는 “길 잃은 치매노인을 찾고 싱크홀을 발견하는 등 작지만 의미 있는 일들을 많이 한다”며 “특히 순찰자가 진입하기 어려운 좁은 골목을 직접 발로 뛰며 주민들에게 도움을 줄 때 보람이 크다”고 했다.

최근 다운로드 수가 급증한 ‘안전 귀가 애플리케이션(안심이앱)’ 역시 내년부터 강화된다. 지금은 안심귀가스카우트를 예약하고 위험 발생 시 긴급신고 등을 할 수 있는데, 내년부터는 보호자나 지인이 사용자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서비스 등이 제공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앞으로도 시민 안전 관련 사업을 꾸준히 개선하고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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