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평 노는 땅 살리기… 세차장·충전소로 도전할만

김리영 땅집고 기자 2023. 10. 24. 03:0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유휴 부동산 개발 노하우
세차장 체인점 '버니오토워시' 양주점 세차장 전경. 이곳 세차장 부지는 규모가 약 500평으로 넓지만, 유동인구가 적고 상권이 발달하지 않아 몇 년간 빈 땅으로 방치돼 있었다. 이곳에 신개념 세차장이 들어서면서 고수익 부동산으로 변신했다. /버니오토워시

경기도 양주시 전철1호선 덕정역에서 서쪽으로 약 1㎞ 정도 떨어진 곳에 지난 7월 문을 연 세차장 ‘버니오토워시 양주점’. 부지 500여평(1596㎡)에 차량 2대가 동시 세차할 수 있는 설비와 15대 규모 세차 후 정비공간을 갖췄다. 원래 중고차 매매단지였다가 영업 중단 후 수년간 빈 터로 방치했던 곳이다. 전철역이 멀지 않고 양주신도시에서 1㎞쯤 떨어져 배후 수요도 갖췄지만 산자락에 있어 유동인구가 많지 않았다. 상권이 발달하기도 어려워 새 건물을 올려도 수익을 내긴 불가능했다.

오랜 고민 끝에 땅주인 A씨는 버니오토워시를 찾았고 젊은 감각과 트렌드를 반영한 신개념 세차장으로 개발했다. 개발 비용은 총 11억원 정도 들었다. 월 평균 매출은 성수기 5000만원, 비수기 3000만원 정도다. 윤민섭 버니오토워시 실장은 “토지주가 처음에는 반신반의했지만 오픈 이후 기대 이상으로 짭짤한 수익을 내면서 크게 만족하고 있다”면서 “주변에 별다른 건물이 없어 지역 랜드마크가 됐다”고 했다.

최근 지방이나 대도시 외곽에 돈 안되는 유휴 부지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토지주들이 적지 않은 가운데 적은 돈으로 토지 가치를 높이는 소규모 개발이 눈길을 끌고 있다. 대표적인 개발 방법이 세차장과 전기차 충전소, 소규모 스테이(숙박시설) 등이다. 최근엔 세차장과 베이커리 카페, 무인매장, 충전소 등을 접목시킨 이색 하이브리드 시설도 등장하고 있다. 땅집고는 수익성 낮은 땅(또는 건물)을 보유한 토지주 대상으로 부동산 가치를 높이는 소규모 개발 노하우를 알려주는 ‘유휴 부동산 밸류업 실전스쿨’ 과정을 오는 11월 1일 개설한다.

전문가들은 세차장이 상대적으로 투자금이 적게 들고 운영 관리도 손쉽다는 점에서 토지주 관심이 높다고 말한다. 윤 실장은 “세차 사업은 주유소 기계 세차에서 셀프 세차로 바뀌고 있고, 최근엔 오로지 수압으로만 세차하는 노브러시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며 “젊은층을 겨냥한 시설과 월 구독제로 단골 고객을 만들면 성공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했다.

버니오토워시의 경우 일반적인 세차장과 달리 외벽을 분홍색으로 마감해 눈에 잘 띄게 하고, 브랜드 로고도 귀여운 토끼 캐릭터로 디자인했다. 오로지 수압으로만 세차하는 노브러시 세차 기계와 월 구독제도 시행하고 있다.

방치한 땅을 세차장으로 개발하려면 입지 조건도 맞아야 한다. 윤 실장은 “세차장은 차량이 대기하고 오갈 수 있도록 넉넉한 땅이 필수적”이라며 “도로와 인접해 차량이 자주 드나드는 곳이 유리하고 일정 거리에 주택가가 있다면 단골 고객을 만들 수 있어 유리하다”고 했다.

토지주가 직접 사업체를 운영할 필요가 없는 것도 장점이다. A씨는 직접 운영하지 않고 버니오토워시 측에 임대를 주고 매월 일정 비율로 수익을 나눠받는다. 윤 실장은 “부지가 크면 주변 유동 인구와 단골 고객을 겨냥해 카페나 편의시설 등을 복합 개발하면 더 큰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