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이스라엘 방문 목표, 지상전 늦추고 생각할 시간 버는 것이었다"

김현 특파원 2023. 10. 24.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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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美정부 당국자들 전언 인용해 바이든 이스라엘 방문 막전막후 보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8일(현지시간) 텔아비브를 방문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을 하고 있다. 2023.10.18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이스라엘 방문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통치하고 있는 가자 지구내 이스라엘 지상군 투입을 늦추고 충분히 생각할 시간을 벌기 위한 것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유력 일간지인 워싱턴포스트(WP)는 22일 한 복수의 조 바이든 미 행정부 당국자들의 전언을 인용,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18일 텔아비브에 도착했을 때 핵심 목표는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에 대한 본격적인 지상군 투입에 대해 "충분히 생각할" 시간을 버는 것이었다고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이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등 이스라엘 고위 당국자들과 접촉한 당국자들 모두 이스라엘에 무엇을 해야 할지 또는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지에 대해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았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는 가자 지구내 심각한 인도주의적 위기 속에 이스라엘이 본격적인 지상군을 투입하는 상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었고,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머물던 7시30분 동안 그 우려는 정점에 달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비롯해 이스라엘 내각과 회담에서 자신의 우려를 표명하고 질문을 쏟아냈다고 한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 내각에 던진 질문은 △만약 이스라엘의 예상보다 지상군 투입에 대한 하마스의 저항이 거세 교착상태에 빠진다면 어떻게 할 것이냐 △인도주의적 지원은 어떻게 할 것이냐 △민간인은 어떻게 보호할 것이냐 △인질로 잡혀 있는 수백 명의 이스라엘인과 외국인들은 어떻게 할 것이냐 등이었다고 한다.

또한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도 전쟁터가 되면 어떻게 할 것이냐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북쪽에서 공격한다면 어떻게 할 것이냐 △이란이 직접 개입한다면 등의 질문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더 장기적으로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섬멸하는 데 성공한 이후 가자 지구를 어떻게 할지, 더 넓게는 중동 평화를 위한 이스라엘과 우리의 희망은 어떻게 될지에 대해 물었다고 WP는 전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2001년 9·11 테러를 겪은 뒤 분노에 휩싸여 저질렀던 '실수'를 이스라엘에 상기시켰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일 밤 귀국길에 오르면서 기자들에게 "저는 이스라엘 정부에게 분노에 눈이 멀어지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밝힌 바 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도 지난 한 주 동안 3차례 이스라엘을 방문했을 당시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지지와 이해를 강조하면서도 "우리는 이스라엘이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냉정하게 생각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 미국 당국자는 "인도적 방식으로 전쟁을 하는 것은 이스라엘에 도덕적 우위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전략적으로도 타당하다"고 말했다고 WP는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방문을 마친 뒤 전용기를 타고 귀국 길에 올라 독일 람스타인 공군 기지서 취재진을 만나고 있다. 2023.10.19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이와 관련, 블링컨 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의 이스라엘 방문이 발표되기 전인 지난 16일 저녁 이스라엘 내각과 마라톤 회의를 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방문으로 네타냐후 총리가 얻을 '정치적 승리'와 팔레스타인인들의 고통을 완화할 '인도주의적 조치'의 확약간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논의를 벌였다.

해당 논의는 결국 17일 새벽까지 넘어갔고, 이스라엘과 미국 당국자들은 각각 다른 방에 모여 가자지구 내 민간인들을 위한 안전지대 설치와 지원 문제를 놓고 협상을 벌였다. 이 문제가 7시간 가량의 협상 시간 중 대부분을 차지했다고 한다. .

뉴욕타임스(NYT)도 미 당국자들을 인용해 바이든 행정부가 인질 협상과 가자 지구내 팔레스타인인들에게 더 많은 인도적 지원이 도달할 시간을 벌기 위해 이스라엘에 가자 지구 지상군 투입을 늦추도록 '조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당국자들은 또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할 경우 이란의 지원을 받는 중동 지역 내 무장단체들이 미군에 대한 공격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비할 시간을 더 갖길 바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가 이스라엘에 '요구'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니며 여전히 하마스 섬멸하려는 이스라엘의 목표를 지지하고 있다고 당국자들이 말했다고 WSJ는 전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그러나 하마스가 지난 20일 미국인 인질 2명을 석방한 것을 계기로 이스라엘에 212명의 다른 인질들을 위한 협상 시간을 허용해야 한다고 더 긴급하게 제안했다고 한다.

이같은 지상전 보류 조언은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을 통해 전달되고 있다고 두 명의 미국 당국자는 설명했다.

미국 국방부가 이스라엘에 군사 행동과 관련한 조언을 돕고 있으며 오스틴 장관은 거의 날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과 통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마스와의 인질 협상은 주로 카타르를 통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마스가 추가 협상을 통해 이중 국적 인질 약 50명을 풀어줄 가능성이 있다고 이스라엘 한 국방 관계자의 전언을 인용해 NYT는 전했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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