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총재의 작심발언…“가계빚 안잡히면 금리인상도 고려”
빚투 현상에 잇단 견제
경기 의식해 속도는 조절
올해 경제 타 선진국 대비 양호
“성장률 1%까지 안내려가”
잠재성장률 첫 2%선 붕괴는 논란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가계부채 급증 대책과 관련 “먼저 규제 정책을 다시 타이트하게 하고, 그래도 가계부채 늘어나는 속도가 잡히지 않으면 그 때는 심각하게 금리 인상을 고려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가계신용은 1862조8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9조5000억원 늘었다. 최근 고금리 환경에도 다시 늘어나는 모습이다.
다만 이 총재는 “한은이 금리를 더 올릴 경우 물론 가계대출을 잡을 수 있다”면서 “당장 너무 빨리 (금리를) 조절하려다 보면 경기가 너무 나빠지기 때문에 천천히 하겠다”고 단서를 달았다. 3분기 경기가 바닥을 짚는 흐름이기 때문에 섣불리 금리 정책에 손을 대지는 않겠다는 뜻이다.
올해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미국을 제외하면 다른 선진국 대비 양호하다”며 “소비 회복세가 다소 약한 모습이지만 수출 부진이 완화되면서 개선되고 있고 내년에도 완만한 개선세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한은은 올해 경제 성장률을 1.4%로 전망한바 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은 변수다. 이 총재는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전에는 물가가 연말까지 3% 수준으로 내려오고 내년 더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중동 사태로 그 예측이 안 맞고 물가가 더 올라갈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유가, 환율 등 변동성 확대로 향후 물가 경로에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덧붙다.
급격한 저출생·고령화로 올해 잠재성장률(물가 상승을 일으키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이 처음 2%를 밑돌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등 구조적인 저성장 문제에 대한 해법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도 도마에 올랐다.
잠재성장률이 낮아지면 통상 중립금리(물가 안정 상태에서 자금 수급을 맞출 수 있는 금리수준)도 하락하는데 주요국에 비해 한국의 잠재성장률 낙폭이 커지면서 주요국 중립금리와 격차가 커질 경우 통화정책 여력이 그만큼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우려다.
이날 한은이 기재위 소속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주요국 국내총생산(GDP)갭 현황 자료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1.9%로 추산했다.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2013년(3.5%) 이후 지속적으로 낮아져 올해 2%선이 무너진 후 내년에는 1.7%까지 낮아질 전망이다. 이는 주요 7개국(G7)인 미국 잠재성장률(1.9%) 보다도 낮은 수치다. OECD가 지난 2001년 이후 내놓은 잠재성장률 추정치 통계에서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G7 국가를 밑도는 경우는 처음이다.
이날 국감에서는 정부가 한은의 일시차입금으로 세수 부족을 메우고 있다는 야당의 비판도 잇따랐다. 올 들어 9월까지 정부가 한은을 통해 빌린 일시 대출액은 113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누적 대출액(34조2000억원)의 3배가 넘었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부가 재정증권 발행 절차 등이 복잡하다는 이유로 통화안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일시차입을 선택하는 것 아니냐”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다른 방법을 권유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일시차입금 제도에 대해 “정부가 중앙은행의 발권력에 의존한다는 면에서 단점이 있지만 단기 유동성을 조절할 때는 더 효율적이라는 장점도 있다”면서 “국회에서 한도를 정해야 할 문제”라고 답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새벽까지 영업 수상했는데”…클럽 손님 300명 중 137명이 한 짓, 태국 ‘발칵’ - 매일경제
- “승객없이 가느니 싸게라도 채운다”…저비용항공사 ‘무슨 일’ - 매일경제
- 도쿄 때린 ‘엄마 손맛’…3일간 2500명이 먹으러 온 싸이버거 - 매일경제
- “유니클로 반값도 안된다고?”…19900원 갓성비 청바지가 떴다 - 매일경제
- 외길서 만난 차량 한대…‘차 빼달라’ 했더니 부부가 한 황당행동 - 매일경제
- 11월 대단지 입주 ‘줄줄’…전세가격 안정은 ‘글쎄’ - 매일경제
- 혁신 아이콘 김범수 어쩌다 이지경…문어발 경영에 주가조작 논란까지 - 매일경제
- 노인만 골라 치어 죽였다…40대女 운전자의 ‘악마같은 셈법’ - 매일경제
- 한국인들이 물보다 많이 마시는 이 음료 - 매일경제
- 미국에서 첫 시즌 마친 정상빈 “내년에는 메시와도 붙어보고싶어” [MK인터뷰]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