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대] 상강(霜降) 무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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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아침에는 대관령을 비롯해 강원 산간 내륙에 서리가 내리는 곳이 많겠습니다."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서리' 소식을 전하는 기상 뉴스가 부쩍 늘었다.
서리는 수증기가 지표면이나 주변 물체에 승화되어 엉겨 붙는 얼음 결정이다.
서리가 내리는 절기, '상강(霜降)'이 한로(寒露)와 입동(立冬) 사이에 자리한 것도 그 때문이다.
오늘 24일이 바로 상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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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아침에는 대관령을 비롯해 강원 산간 내륙에 서리가 내리는 곳이 많겠습니다.”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서리’ 소식을 전하는 기상 뉴스가 부쩍 늘었다. 서리는 수증기가 지표면이나 주변 물체에 승화되어 엉겨 붙는 얼음 결정이다. 단풍과 함께 찾아오는 가장 대표적인 가을 전령사면서 겨울이 다가옴을 알리는 증표이다. 서리가 내리는 절기, ‘상강(霜降)’이 한로(寒露)와 입동(立冬) 사이에 자리한 것도 그 때문이다.
오늘 24일이 바로 상강이다. 농사력에서는 추수, 즉 가을걷이가 마무리되는 때로 본다. 이때를 놓치면 동해(凍害)를 입어 애써 키운 낱알을 잃고, 1년 농사가 헛수고가 될 수도 있다. 벼베기와 타작, 마늘·양파·보리 파종에 더해 곶감 말리기까지 일사천리로 작업을 진행하고, 곧 김장 준비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농촌 전역이 눈코 뜰 새 없이 바빠 ‘가을에는 부지깽이도 덤빈다’는 속담도 나왔다. 아무 쓸데 없는 것까지 수고롭다는 뜻이다.
상강을 지나면 계절의 변화가 더 확연해진다. 낙엽이 지고, 겨울잠을 자는 짐승과 벌레들도 몸을 숨긴다. 조선 철종 때 김형수가 지은 ‘농가십이월속시(農家十二月俗詩)’에서는 이즈음을 ‘초목은 잎이 지고, 국화 향이 퍼지며, 동면할 벌레는 굽히니’라고 표현했다.
덧붙여 상강지절에 떠오르는 유명한 시 구절이 상엽홍어이월화(霜葉紅於二月花)이다. ‘서리 맞은 단풍잎이 2월의 봄꽃보다 붉다’는 말이다. 당나라 시인 두목(杜牧 803-852년)의 시 ‘산행(山行)’에 나오는 것인데, 1995년 11월 서울을 방문한 중국 장쩌민(江澤民) 주석이 청와대 경내를 산책하면서 북악의 단풍을 보면서 읊어 더 유명해졌다. 수교의 역사는 짧고, 과거 전쟁 등 어려운 관계를 겪었지만, 다른 나라보다 더 발전하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았다고 한다.
바야흐로 만산홍엽, 단풍이 절정이다. 즐기지 않을 수 없겠지만, 한편으로 겨울을 준비하라는 신호임을 소홀히 여겨서는 안된다. 나무가 이때부터 낙엽을 내고 헐 벗는 것도 겨울 혹한기에 영양분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생태적 자구책이니 계절과 자연에서 배울 것이 참으로 많다. 최동열 강릉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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