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볼에 땅 치고 삼진에 포효했다' 승리 향한 34세 베테랑 집념, 24세 국대 포수 한 방에 무너졌다 [준PO2]

인천=김동윤 기자 2023. 10. 24.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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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인천=김동윤 기자]
SSG 문승원이 23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NC와 2023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이닝을 마무리한 후 포효하고 있다.
2023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2차전 승패를 결정 지은 것은 김형준(24·NC 다이노스)이 8회초 터트린 솔로포였다. 하필 그 상대가 4이닝 동안 무실점 역투를 펼친 문승원(34)이었다는 것이 SSG 랜더스로서는 너무나 아쉬웠다.

SSG는 23일 인천광역시 미추홀구에 위치한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 2차전에서 NC에 3-7로 패했다.

원투펀치를 내고도 2연패에 빠진 SSG는 두산 베어스만이 해냈던 14.3%의 확률에 도전한다. 5전3선승제로 치러진 역대 KBO리그 준플레이오프에서 1, 2차전을 모두 잡은 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확률은 85.7%(12회 중 14회)였다. 두산 베어스만이 각각 2010년 롯데 자이언츠, 2013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3연승에 성공,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사실 이날 SSG는 초반부터 경기를 완전히 내줄 뻔했다. 믿었던 에이스 김광현이 선발 등판해 3이닝(총 65구) 5피안타 4사사구(3볼넷 1몸에 맞는 볼) 1탈삼진 4실점으로 일찌감치 무너졌기 때문.

하지만 SSG는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두 번째 등판한 문승원이 4이닝 동안 무실점 피칭을 이어간 덕분이었다. 문승원은 박종훈과 함께 2021년 겨울 5년 55억의 비FA 다년계약을 체결한 프랜차이즈 선수. 올해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을 마친 후 처음으로 풀타임을 소화한 시즌이었다. 정규시즌 50경기에 등판패 5승 8패 9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5.23으로 성적은 좋지 않았으나, 가을이 가까워지면서 페이스를 다시 끌어올리고 있었다.

경기 전 김원형 SSG 감독은 "문승원을 4차전 선발로 내정했지만, 어제 오늘 큰 경기라 선발 투수가 무너질 때를 대비해 불펜에도 대기한다. 문승원 역할이 커질 수 있다"고 신뢰를 나타냈었다.

SSG 문승원(가운데)이 23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NC와 2023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2차전 5회초 1루 송구를 하고 있다.

그 신뢰를 결과로 보여준 문승원이다. 4~7회 무실점으로 이어진 결과도 결과지만, 과정 또한 베테랑다웠다. 앞선 두 타석에서 선제 적시타와 잘 맞은 타구로 좋은 타격감을 보이던 마틴을 4회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포효해 더그아웃 분위기를 끌어올린 것이 첫 번째다.

5회에는 스스로의 실책을 만회하며 위기를 넘겼다. 무사 1루에서 자신의 앞으로 굴러온 서호철의 번트 타구를 직접 잡아 1루로 송구하려 했다. 한 번에 포구하지 못했으나, 넘어지면서까지 잡아 끝내 1루 송구까지 마쳤다. 비록 1루 세이프 판정을 받았으나, 땅을 치며 아쉬워하면서 승리를 향한 집념을 보였다.

두 번 실패하진 않았다. 뒤이어 김형준의 번트 타구 때는 3루로 먼저 뿌려 아웃 카운트 하나를 올렸고, 3루 커버를 들어온 박성한이 1루로 송구하면서 병살을 완성했다. 6, 7회에도 삼진 3개를 솎아내며 무실점 피칭을 이어갔고 한유섬이 연타석 홈런을 때리면서 경기는 3-4, 1점 차로 팽팽하게 이어졌다.

하지만 어렵게 이어온 분위기는 8회 첫 타석에서 와르르 무너졌다. 문승원이 김형준에게 던진 8구째 체인지업이 좌중간 담장으로 넘어간 것.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주전 포수로서 금메달을 수확한 김형준은 이번 포스트시즌 3경기 3홈런으로 절정의 타격감을 이어갔다. 김원형 감독의 게임 플랜을 바꾸고 강인권 감독이 승리를 확신하게 한 결정적인 홈런이었다. 이후 문승원은 도태훈을 맞히고 손아섭에게 우익선상 적시 2루타, 박건우에게 좌중간 적시타를 얻어맞으며 3실점 했다.

경기 후 강인권 감독은 "8회 김형준의 홈런이었다"고 했고, 김원형 감독은 "오늘 문승원이 던지는 상태를 보고 볼 자체가 좋아서 4차전 생각 안 하고 끝까지 믿고 가려 했다"며 "8회 3실점이 아니었다면 스타팅 라인업으로도 충분히 해볼 만했다고 생각한다"고 아쉬워했다.

SSG 문승원이 23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이닝을 마무리한 후 포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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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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