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3억, 4억도 소용없다...공공의료원 의사 구인난
[앵커]
의사가 없어 일부 진료과목을 휴진해야 하는 공공의료원이 전국에 40군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애초 구인 공고 때보다 연봉을 두 배로 올리거나, 4억 원까지 불러봤는데도 빈자리가 채워지지 않는다는 점이 의료 인력 확충 목소리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김혜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제주도 서귀포시에 있는 서귀포의료원.
3년째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를 구하는 중이지만, 아직도 빈자리입니다.
최근 연봉을 두 배 올려 3억 원으로 책정했는데도, 문의조차 없습니다.
[강병화 / 제주 서귀포의료원 총무과장 : 그전에는 한두 분 계셨는데, 최근에는 문의조차도 없네요. 따져보면 서귀포가 진짜 오지거든요. 서귀포에 오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시라고 하더라고요.]
이렇게 의사를 구하지 못해 일부 진료실이 문을 닫은 공공의료원이 전국에 44곳이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가운데 15개 병원은 연봉을 올려 재차 공고를 냈지만, 여전히 자리를 채우지 못했습니다.
지역마다 애초 모집 공고 때보다 연봉을 30~50%씩 올려도 속수무책이고,
일부 지역에서는 4억 원 넘는 연봉을 제시했는데도 여전히 공석입니다.
교육이나 교통 등 지역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도 원인이지만,
지역 공공의료원의 경우 대부분 의사 인력이 적기 때문에 과중한 업무량을 부담스러워한다는 지적입니다.
[정형준 /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 : 최소 5명은 일해야 어느 정도 노동 분담이 되는 곳인데, 한 명도 없으니까 한 명 구하기 어려운 거죠. 한 명이 가면 24시간 당직 계속 서야 되는 게 빤히 보이기 때문에 임금을 서너 배를 더 줘도 안 갑니다.]
정부는 지난주 발표한 '필수의료 혁신대책'에서 이런 공공의료기관의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의사인력 뱅크'를 설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일을 쉬고 있는 의사 인력을 한데 모아 관리하면서 필요한 병원에 연결해준다는 겁니다.
또, 의사협회가 시니어 의사들을 공공병원에 연계해주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향후 논의를 거쳐 이를 통합 관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근본적인 대책인 의사 인력 확충이 먼저 이뤄져야만 이 같은 대책들도 실현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YTN 김혜은입니다.
영상편집: 안홍현
그래픽: 홍명화
YTN 김혜은 (henis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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