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대가를 치르는 건 각료들 아니다…지상전만은 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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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 소속으로 2014년 가자지구 지상전에 투입됐던 전직 이스라엘 군인이 자신이 경험한 일 중 가자지구에 들어간 게 가장 끔찍했다며 지상전만은 피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아리엘 번스틴(29)은 22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리베라시옹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이스라엘군의 지상전이 가져올 결과를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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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이스라엘군 소속으로 2014년 가자지구 지상전에 투입됐던 전직 이스라엘 군인이 자신이 경험한 일 중 가자지구에 들어간 게 가장 끔찍했다며 지상전만은 피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아리엘 번스틴(29)은 22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리베라시옹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이스라엘군의 지상전이 가져올 결과를 우려했다.
그는 2012년부터 2015년까지 나할 여단의 정찰 부대에서 군 복무를 했다.
애초 서안지구에 배치돼 있다가 2014년 양측의 무력 충돌이 벌어졌을 때 가자지구 북부의 베이트 하눈에 진입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한다. 이스라엘군이 하마스 지하 터널을 파괴하는 동안 지역 안전을 확보하라는 임무가 떨어졌다.
번스틴은 "당시 저는 이미 군인으로서 의욕을 잃고, 우리가 서안지구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기 시작하던 때였다"며 "하지만 전우들을 생각했고, 가자지구는 실제 전쟁이었기 때문에 심리적으로는 (임무를 받아들이기가) 훨씬 간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자지구의 상황은 끔찍했다.
그는 "제가 경험한 것 중 가장 스트레스가 심하고 두려운 일이었다. 최전선, 전쟁터이다 보니 하마스가 항상 어디에나 있다고 느꼈다"며 "밀집된 도시 환경에서는 대규모의 강력한 군대의 이점이 무의미해졌다"고 회상했다.
번스틴을 더 괴롭게 한 건 전쟁에 따른 민간인의 희생이었다.
그는 "가자지구에 들어가기 전 현지 주민들에게 떠나라는 경고가 있었다. 지역에 남아 있는 사람은 하마스 조직원이거나 적어도 협력자로 간주될 수 있었는데 상황이 그렇게 간단하진 않았다"며 자신이 목격한 민간인 피해자를 떠올렸다.
번스틴이 가자지구에 들어간 지 2주 뒤 휴전이 선언됐다. 번스틴은 "2주간의 어둠 속에서 유일하게 빛을 본 순간이었다"고 떠올렸다. 가자지구를 떠날 때 그가 본 건 공군이 동네를 잿더미로 만드는 광경이었다.
번스틴은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것들이 있다. 바로 죽음, 생명을 빼앗기는 것"이라며 "7일 이후 제가 가장 먼저 한 말은 '제발 지상전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자신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진단을 받아 예비군에서 면제됐지만, 동료들은 현장에 있을 것이라고 번스틴은 말했다.
그는 "하마스를 궤멸시키는 게 목표라면 가자지구 안쪽으로 더 멀리 들어가야 할 것"이라며 "양측 모두 10배의 인명 손실 위험을 감수하며 대규모 병력을 투입하지 않고는 어떻게 이 일을 해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번스틴은 "지금 휴전을 요구하는 건 순진하고 거의 반역처럼 여겨지는데, 결국 대가를 치르는 건 내각 구성원들이 아니다"라며 "이 갈등은 그 어느 때보다 팔레스타인과의 대화를 통해 해결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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