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의 8회’ NC, 적지서 2승…PO까지 1승 남았다
이쯤 되면 약속의 8회다. 8회에 홈런을 치고 점수를 뽑는다. 그리고, 경기에 쐐기를 박는다. 프로야구 공룡들 얘기다.
엔씨(NC) 다이노스는 23일 인천 에스에스지(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에스에스지와 준플레이오프(3선승제) 2차전에서 8회초 김형준의 홈런 등을 포함해 추가점을 내는 데 성공하며 7-3 승리를 거뒀다. 1차전에 이어 적지에서 연거푸 승리를 거둔 엔씨는 1승만 더 챙기면 정규리그 2위 케이티(KT) 위즈가 기다리는 플레이오프에 오른다. 지금껏 3선승제로 치러진 준플레이오프(14차례)에서 2연승을 거둔 팀은 75% 확률(8차례 중 6차례)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3차전은 25일 엔씨의 홈구장인 창원엔씨파크에서 열린다. 오원석(SSG)과 태너 털리(NC)의 선발 맞대결이 예정돼 있다.
■ 다이노스 약속의 8회
엔씨는 4-3으로 앞선 8회초 선두타자 김형준이 에스에스지 두 번째 투수 문승원과 풀카운트 접전 끝에 높게 제구된 시속 127㎞ 체인지업을 공략해 중월 솔로포를 날렸다. 전 타석(5회초 무사 1·2루)에서 댄 희생번트가 병살타가 되면서 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은 것을 만회하는 ‘한 방’이었다. 이후 엔씨는 1사 2루서 손아섭이 우측 선상으로 친 타구가 2루타로 연결되며 1점을 더 추가했다. 2사 2루서는 박건우의 중전 적시타가 터졌다. 8회 3점을 뽑아내며 점수는 순식간에 7-3이 됐다. 박건우는 이날 5타수 3안타 2타점으로 데일리 엠브이피(MVP)가 됐다.
1차전(22일)에서도 엔씨는 0-0 동점이던 8회초 대타 김성욱이 1사 1루서 결승 투런포를 날렸다. 두산 베어스와 와일드카드 1차전(19일) 때도 8-6으로 쫓긴 8회말 대거 6득점을 획득하며 경기에 쐐기를 박은 바 있다. ‘뒷심’ 강한 공룡들이다.
■ 강인권 감독의 빠른 투수 교체
강인권 엔씨 감독은 투수 교체에 주저하지 않았다. 타선이 에스에스지 선발 김광현을 무너뜨리며 1, 2회 4점을 뽑아낸 터라 에스에스지 타선을 옥죄기 위해서 더 빠르게 움직였다. 잘 던지던 선발 송명기(3이닝 2피안타 4사사구 2실점)가 4회말 무사 1루서 한유섬에게 홈런을 얻어맞자 바로 최성영을 내세웠다. 최성영(1⅔이닝 1피안타 무실점) 또한 5회말 2사 뒤 최주환에게 안타를 허용하자 이재학으로 바꿨고, 이재학(1이닝 1피안타 1실점)이 6회말 한유섬에게 홈런을 허용하고 하재훈을 삼진으로 엮어낸 뒤에 김영규를 마운드에 올렸다. 김영규(1이닝 1피안타 무실점)의 경우도 7회 2사 뒤 볼넷을 허용하자 류진욱(1⅓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교체했다. 승기를 놓치지 않기 위한 한 박자 빠른 투수 교체로 엔씨는 실점을 최소화했다.
반면, 김원형 에스에스지 감독은 김광현(3이닝 5피안타 4사사구 4실점)이 3이닝만 책임지고 내려간 뒤 문승원(4⅔이닝 3피안타 3사사구 3실점)을 4회부터 내세웠는데 교체 시기가 너무 늦었다. 7회까지 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기는 했으나 공의 위력이 점점 줄었다. 8회초 김형준에게 홈런을 맞은 뒤 곧바로 교체를 했어야 했지만 더 끌고 가다가 추가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한유섬만 보인 SSG 타선
1차전에서 투런포(하재훈)와 희생 뜬공(최정)으로 3점을 냈던 에스에스지 타선은 이날도 적시타가 터지지 않았다. 한유섬의 연타석 홈런(4회 2점, 6회 1점)으로만 점수를 냈을 뿐이다. 0-3으로 뒤진 1회말 곧바로 선두타자가 출루했으나 최주환의 병살타가 나왔고, 2회말에도 에레디아가 우전안타를 치고 출루했으나 점수와 연결되지는 못했다. 0-4로 뒤진 3회말 무사 1·2루서도 1~3번 타자가 빈공으로 물러났다. 이날 가장 뼈아픈 장면이었다. 최정이 4타수 무안타 2삼진, 하재훈이 3타수 무안타, 김성현이 3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다.
전체 팀 홈런 1위 팀(125개) 에스에스지의 올 시즌 팀 타율은 0.260(8위)이었다. 득점권 타율(0.254·8위)은 이보다 더 떨어졌다. 7안타(2홈런), 7사사구를 얻어내고도 3점에 그친 에스에스지의 가을야구도 시즌과 바를 바 없던 셈이다.
인천/김양희 기자, 장필수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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