럼피스킨병 김포서 또 나와…“중국서 비바람 타고 한반도 유입”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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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김포시 하성면 ㄷ목장으로 가는 진입로를 방역복 입은 직원이 가로막았다.
근처에 설치된 안내문에는 럼피스킨병 차단방역조치를 위해 사람과 차량의 출입을 금지한다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앞서 젖소와 고기소 55마리를 키우던 하성면의 다른 목장에선 지난 22일 첫 럼피스킨병 확진 사례가 나왔다.
가축방역 전문가들은 럼피스킨병의 매개인 모기·파리 등이 중국에서 불어온 바람과 선박을 타고 한반도로 유입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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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김포시 하성면 ㄷ목장으로 가는 진입로를 방역복 입은 직원이 가로막았다. 근처에 설치된 안내문에는 럼피스킨병 차단방역조치를 위해 사람과 차량의 출입을 금지한다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접근이 차단된 목장 안에선 대형 굴착기의 요란한 기계음이 들렸다. 살처분 작업이 한창인 듯했다. 방역본부 직원들이 주변 통제를 위해 분주하게 뛰어다니는 가운데, 인근의 다른 목장에서는 소 울음소리가 계속 흘러나왔다.
23일 김포 하성면에서는 두번째 럼피스킨병 확진 소가 나왔다. 방역당국은 ‘한우 1마리에 피부 두드러기와 함께 혹이 났다’는 신고를 받고 해당 목장을 찾아 정밀검사를 해 감염을 확인했다. 이번에 확진된 소가 나온 목장에서는 한우 109마리를 사육해왔다. 앞서 젖소와 고기소 55마리를 키우던 하성면의 다른 목장에선 지난 22일 첫 럼피스킨병 확진 사례가 나왔다. 두번째 확진 판정을 받은 ㄷ목장은 첫 확진 목장으로부터 3㎞ 거리 안에 있다. 첫 확진 판정을 받은 목장에서는 23일 농림축산식품부 소속 역학조사관이 역학조사를 진행했다.
김포에서 두번째 럼피스킨병 확진 사례가 나오면서 인근 축산농가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인근에서 목장을 운영하는 이영렬(72)씨는 “매주 수요일 축사를 소독하고, 드나드는 차량도 매일 소독했다. 그런데 이번 병은 모기 등 매개체에 의해 감염된다고 하니 소용이 없단다. 백신 말고 뚜렷한 대비책이 없어서 큰일”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그러면서 “지금은 기자들도 그렇고 외부에서 누군가 오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다”고 덧붙였다.
럼피스킨병은 충남·경기에 이어 충북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확진된 농가가) 모두 14곳으로 늘었고 638마리를 살처분했다”며 “확진 사례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가축방역 전문가들은 럼피스킨병의 매개인 모기·파리 등이 중국에서 불어온 바람과 선박을 타고 한반도로 유입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름 밝히기를 꺼린 한 전문가는 “중국에서 2019년 9월 첫 럼피스킨병 확진 사례가 나온 뒤 한국 서해안과 최단 거리인 산둥성을 비롯해 푸젠성, 장시성, 광둥성, 안후이성, 저장성 등에서 확진이 잇따랐다”며 “지금까지 럼피스킨병 확진 사례가 나온 곳은 서해안과 가깝다”고 설명했다. 신용욱 전 충청남도 축산기술연구소장도 “광범위한 서해안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니 대륙에서 유입됐다고 추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입 시기는 강한 비바람이 중국에서 한반도로 불던 8~9월로 보는 견해가 많다.
확진 농가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이날 오후 찾은 충남 서산시 부석면의 한 농장에선 살처분 작업이 한창이었다. 지난 22일 충남에서 일곱번째로 확진 판정을 받은 곳이다. 축사 옆에는 약물로 살처분된 소 70마리의 사체가 쌓여 있었다. 살처분을 돕던 이들은 “부석면 축산농가 3곳에서 이미 살처분을 마쳤다”며 “한 농장주는 구제역 때부터 이번까지 키우던 소들을 세번이나 살처분하기도 했다고 들었다”고 안타까워했다.
럼피스킨병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이날 오후 5시 기준 확진 사례가 모두 17곳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이날 추가로 확진된 곳은 경기 김포시, 평택시, 화성시, 충남 서산시, 당진시, 충북 음성군 등 7곳이다.
이승욱 송인걸 기자 seugwook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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