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근 “윤관석이 말하는 돈봉투 3개는 이성만·임종성·허종식”

방극렬 기자 2023. 10. 23.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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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서 녹취록 속 현역 의원 7명 실명 증언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뉴스1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재판에서 윤관석 의원으로부터 돈 봉투를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야당 현역 의원 명단 일부가 23일 법정에서 공개됐다. 법정에서 돈 봉투를 받았다는 민주당 의원 실명에 대한 직접적인 증언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2부(재판장 김정곤) 심리로 열린 돈 봉투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성만·임종성·허종식 의원이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과정에서 윤 의원으로부터 돈 봉투를 받았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씨는 각각의 돈 봉투에 300만원씩 담겨있었을 것이라고 증언했다.

검찰에 따르면, 문제의 돈 봉투는 2021년 4월 27~28일 두 차례에 걸쳐 박용수(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 보좌관)씨로부터 이씨를 통해 윤 의원에게 전달된 것이다. 이날 검찰은 첫 번째 돈 봉투를 받아간 윤 의원이 이씨에게 “인천 둘 하고, 종성이는 (돈 봉투를) 안 주려고 했는데, 얘들이 버젓이 ‘형님, 우리도 주세요’라고 해서 3개 빼앗겼어”라며 “큰 거 아니니까 전달해야지”라고 말하는 녹취록을 공개했다.

검찰이 “(윤 의원이 말하는) ‘인천 둘’은 이성만·허종식 의원, ‘종성이’는 임종성 의원이 맞느냐”고 묻자 이씨는 “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인천에서 송 전 대표를 지지하는 사람으로 회의 나왔던 사람이 그 둘(이성만·허종식)이니 맞을 것”이라고 했다.

같은 녹취록에서 윤 의원이 “아침 회의에 이용빈·김남국·윤재갑·김승남 등 4명은 못 나왔어”라고 말하자 이씨는 “거기 다 해야지. 오빠, 호남은 해야 해”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이씨는 “(송영길 캠프에서) 광주·호남이 지지세가 약해서 좀 더 ‘붐업’시켜야 한다, 그쪽 의원들과 선거활동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는 얘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윤 의원은 또 “(돈 봉투를) 다 정리해버렸는데 모자라다”고 말하며 이씨 등에게 추가적인 자금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씨는 윤 의원이 이용빈 의원 등에게 실제로 돈 봉투를 전달했는지까지는 알지 못한다고 증언했다.

이씨는 또 2021년 4월 27일 박용수씨에게 받아 윤 의원에게 전달한 돈 봉투가 1개에 100만원 넘게 들어있었다고 증언했다. 윤 의원 측은 앞선 재판에서 돈 봉투를 받은 것을 인정하면서도 봉투당 100만원씩 들었다고 주장했는데, 이씨가 이를 반박한 것이다.

이씨는 돈 봉투에 대해 “액수를 세어 보지는 안 했지만 (만져보니) 두툼했다”며 “검찰 조사 때 돈 봉투 두께 테스트를 했을 때 확실히 100만원은 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이씨는 또 검사가 “검찰 조사에서 (경쟁 후보였던) 홍영표 캠프에서 300만원을 돌렸는데, 우리(송영길 캠프)가 200만원을 주지는 않았을 테니 300만원일 것 같다고 진술했느냐”고 묻자, “그렇다”는 취지로 답했다.

이씨는 “혹시 봉투에서 200만원씩 빼내고 100만원씩 전달했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그런 일 없다”고 했다. 이씨는 “마련한 사람(박용수씨)과 받아 간 사람(윤관석 의원), 전달을 지시한 사람(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의 액수가 달랐다면 어느 한 쪽에서 난리가 났을 것”이라며 “그런 일 없이 세 분 다 만족했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다음 날인 2021년 4월 28일에도 동일한 돈 봉투 10개를 박씨에게 받아 윤 의원에게 전달한 사실을 인정했다.

검찰은 이씨가 임종성·김영호·허종식·이성만·민병덕 의원에게 그해 4월 26일 열린 송영길 캠프 내 ‘기획 회의’ 참석을 통보한 메시지도 법정에서 공개했다. 이씨는 당시 이 회의에 참석한 윤 의원이 민주당 국회의원을 상대로 한 금품 살포를 거론했다고 진술했다.

이씨는 2021년 3월쯤 민주당 S 의원이 당시 송영길 캠프에 200만원을 줬다고도 진술했다. S의원이 자신에게 준 돈이 박용수씨에게 전달됐다는 것이다. 이씨는 “S의원이 고생하니까 보좌관들 밥이나 먹게 하라”며 줬다고 했다. 이씨는 “중요한 사안들은 후보에게 다 보고돼야 하는 것이 기본 사항”이라며, 현역 의원들이 캠프에 돈을 줬다는 것을 송 전 대표에게 보고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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