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으로 골리앗 잡는 NC···김광현마저 잡고 PO 진출 1승 앞으로[준PO2]
김광현(35·SSG)은 가을야구의 베테랑이다. 앞서 한국시리즈에만 13경기, 포스트시즌 통산 22경기에 등판했던 가을의 승부사다. 김광현이 역대 포스트시즌 최다 선발 등판 기록(19경기)을 세운 날, 가을야구 23번째 등판에서 무너졌다.
2023년 KBO리그 준플레이오프에서 NC가 2연승을 달리며 SSG를 벼랑끝으로 몰아붙였다. 무너지고 만 SSG 에이스 김광현이 그 중심에 섰다.
NC는 2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SSG를 7-3으로 꺾었다. 1차전 4-3 승리에 이어 2차전까지 가져가면서 5전3선승제의 준플레이오프 통과에 이제 1승만을 남겨뒀다.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타구에 맞은 에이스 에릭 페디를 기용하지 못하며 준플레이오프를 시작한 NC는 1차전에서 신민혁을 선발로 해 승리했다. SSG 선발 로에니스 엘리야스가 8이닝 2실점으로 역투한 가운데 NC의 승리는 ‘반전’이었다. 2차전에도 페디를 낼 수 없었던 NC는 또 한 명의 젊은 선발 송명기를 내세웠다. 이번에 상대할 선발은 베테랑 에이스 김광현이었다. SSG가 반드시 승리하기 위해 내놓는 카드, 그러나 또 반전으로 끝났다.
NC 타자들은 1회부터 김광현을 공략했다. 선두타자 손아섭이 내야 안타로 출루한 뒤 1사 1루에서 중심타선의 박건우-마틴-권희동이 연속 안타를 때려 2점을 뽑고 1사 1·3루로 김광현을 몰아붙였다. 6번 서호철의 희생플라이까지 더해 예상보다 너무 쉽게 앞서나갔다. 2회초에도 2사후 손아섭과 박민우가 연속 볼넷을 골라나간 뒤 박건우의 적시타로 4-0을 만들었다.
김광현의 상태는 정상이 아니었다. 3회말에는 선두타자 권희동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준 뒤 오른쪽 골반에 통증이 있는 듯 연신 두들기기도 했다. 몸에 맞는 볼까지 더해 1사 1·2루 위기에 몰렸던 김광현은 8~9번 타자 둘을 내야 플라이로 처리하면서 이닝 종료와 함께 결국 65개의 투구 수로 등판을 조기 종료했다. 스트라이크(34개)와 볼(31개) 비율이 1대1일 정도로 제구가 몹시 흔들렸다. 투구 중 왼쪽 엄지 굳은살 상처가 벌어진 것이 직접적인 강판 이유가 됐다.
황망하게 끌려가던 SSG는 이어 등판한 문승원의 호투에 한유섬의 연타석 홈런을 더해 3-4까지 쫓았다. NC는 송명기가 4회말 한유섬에게 2점 홈런을 맞아 곧바로 교체하며 계투진을 투입해 ‘지키기’에 나섰다. 선발 후보였던 최성영, 이재학에 이어 필승계투조 김영규, 류진욱이 차례로 등판했다.
계투진이 1점 차를 잘 유지하자 NC 타선은 5이닝 동안 이어지던 침묵을 8회초 깼다. 7번 포수 김형준이 풀카운트까지 싸운 뒤 좌중월 솔로홈런을 때려 잘 던지던 문승원을 흔들었고 도태훈이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한 뒤 김주원의 희생번트와 손아섭의 2루타로 득점, 6-3을 만들었다. NC는 박건우의 중전 적시타까지 더해 8회에만 3점을 뽑아 7-3으로 승부를 갈랐다.
이제 25일 창원에서 3차전이 열린다. 사실상 원투펀치를 다 쓰고 2패로 몰린 SSG는 가을야구 선발진 중 가장 약한 카드, 오원석으로 맞서야 한다. 벼랑끝 승부다.
문학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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