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1회 주사 한방으로 비만 치료”… 한미약품, ‘한국형 삭센다’ 임상 3상 돌입
식약처 패스트트랙(GIFT)으로 빠른 임상시험 승인
“한국인 최적화 GLP-1계열 비만치료제” 목표
삭센다(주7회)보다 개선한 주1회 주사제로 개발
3년 내 상용화… 비만 전주기 치료 ‘H.O.P 프로젝트’ 병행
한미약품은 23일 자체 개발한 GLP-1계열 약물 ‘에페글레나타이드’에 대한 임상 3상 시험계획을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승인 받았다고 밝혔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한미약품 독자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주1회 투여 GLP-1계열 제제다. 당초 당뇨치료제로 개발해 프랑스 사노피에 기술수출했다가 반환받은 신약 후보물질이다. 다만 다수 글로벌 임상을 통해 약물 혁신성과 안전성 등은 입증했다. 파트너사 정책 등의 이유로 반환받은 이후 한미약품은 약물 개발 방향을 비만치료제로 전환했다.
비슷한 GLP-1계열 의약품인 삭센다와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는 일론 머스크와 킴 카다시안 등 해외 유명인사들이 다이어트 비결로 꼽은 비만 치료 주사제다.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가 개발했다. 주사 투여와 적당한 식이요법으로 짧은 기간에 14kg가량 감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았다. 실제로 삭센다는 국내 출시된 이후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이어트 약으로 삭센다가 유명하지만 주7회 투여에서 주1회로 치료 편의를 개선한 의약품은 위고비다. 한미약품 에페글레나타이드 역시 주1회 투여하는 치료제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미약품이 지난 7월 제출한 임상계획 승인 신청서(IND)는 식약처가 운영 중인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 지원체계(GIFT, Global Innovative products on Fast Track)’ 등 다양한 지원에 힘입어 빠르게 승인이 이뤄졌다고 한다.
한미약품에 따르면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체내에서 인슐린 분비와 식욕 억제를 돕는 호르몬의 유사체로 작용하는 기전을 가진다. 라이선스 아웃된 이후 사노피가 진행한 대규모 글로벌 임상 3상에서 체중감소와 혈당 조절 효력을 확인한 바 있다. 주요 심혈관계 및 신장 질환 발생률을 유의미하게 감소시킨 연구결과는 세계적 권위 학술지 등에 등재되기도 했다. 한미약품 측은 약물 잠재력과 유효성 등을 이미 확인한 만큼 3년 내 국내 상용화가 가능하도록 속도감 있게 임상개발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김나영 한미약품 신제품개발본부장 전무는 “비만은 인류 건강을 위협하는 심각한 질병으로 치료가 필요한 만성질환이라는 인식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 추세”라며 “한국 제약업체가 처음부터 끝까지 독자 기술로 개발한 GLP-1계열 비만 신약을 시작으로 H.O.P 프로젝트의 동시다발적 개발을 통해 혁신적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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