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코위 장남, 인니 대선 부통령 후보로…3연임 막힌 아버지 이어 ‘대권 길’ 닦나
조코위 처남인 헌재 소장이
‘40세 이상’ 자격 족쇄 풀어
인도네시아 조코 위도도(조코위) 대통령의 장남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유력 대선 후보의 부통령 후보로 지명됐다.
22일 안타라통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대선 후보 중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프라보워 수비안토 국방장관(72)은 이날 저녁 수라카르타(솔로) 시장인 조코위 대통령의 장남 기브란 라카부밍 라카(36·사진)를 자신의 러닝메이트로 발표했다.
프라보워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8개 정당 지도부와 합의를 거쳐 나를 대통령 후보로, 기브란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밝혔다.기브란 시장은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아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기브란 시장은 조코위 대통령의 세 자녀 중 장남이다. 싱가포르와 호주에서 학업을 마친 뒤 아버지의 뒤를 이어 정치에 뛰어들었다. 2020년 지방선거에서 조코위 대통령이 시장으로 일했던 솔로시에서 시장에 당선되며 정계에 진출했다.
프라보워 장관은 대선 후보 3인 중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이나, 더 확고한 지지를 얻기 위해 조코위 대통령의 아들을 자신의 세력으로 편입한 것으로 보인다.
곧 임기를 마치는 조코위 대통령은 여전히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다만 조코위 대통령은 헌법상 3선 제한 규정에 걸려 내년 2월14일 치러질 대선에 직접 출마하지 못한다. 대신 그의 두 아들이 정계에서 활동하며 아버지의 유산을 이어받아 ‘정치 왕조’를 구축하려는 모양새다.
기브란 시장은 대통령과 부통령의 피선거권을 40세 이상으로 제한한 규정에 걸려 원래대로라면 내년에 입후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헌법재판소는 지난 16일 ‘이미 지방선거와 총선 등의 선거에서 승리한 후보’에게는 예외를 허용했다.
이처럼 일종의 우회로가 탄생하면서 기브란 시장의 출마길이 열렸다. 조코위 대통령의 처남이 현재 헌법재판소장이고, 이날 통과된 예외 규정이 결국 현직 대통령의 장남에게 수혜로 돌아간다는 점에서 비판이 제기됐다. 반대 의견을 낸 한 판사는 “법원이 정치적 함정에 빠지고 있는 것이 매우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9월 조코위 대통령의 차남 카에상 팡아릅(27)은 청년 정당 인도네시아연대당(PSI)의 대표로 선출됐다.
인도네시아에는 정치 왕조가 흔하다. 32년 동안 집권한 수하르토 전 대통령은 장남에게 내각 장관을 맡겼다. 초대 대통령 수카르노의 딸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도 최초의 여성 대통령을 지내고 현 여당 민주투쟁당(PDI-P)을 이끌고 있다. 그의 딸 푸안 마하라니 역시 내각 장관을 거쳐 하원의장을 맡고 있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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