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근 “윤관석이 말한 ‘돈봉투 3개’는 이성만·임종성·허종식”
검찰이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때 윤관석 의원으로부터 돈봉투를 받은 것으로 의심하는 현역 의원들의 실명 일부가 법정에서 공개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2부(재판장 김정곤) 심리로 열린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의 재판에서는 이 사건 핵심 인물인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검찰은 이 전 부총장을 상대로 이른바 ‘이정근 녹음파일’ 내용에 대해 물었다.
검찰은 2021년 4월28일 윤 의원이 이 전 부총장에게 “인천 둘하고 종성이는 안 주려고 했는데 ‘형님, 우리도 주세요’라고 해서 세개를 빼앗겼어”라고 말한 녹음파일 내용을 제시했다. 검찰은 “인천 둘은 이성만·허종식 의원, ‘종성이’는 임종성 의원이 맞느냐”고 질문했다. 이날은 국회 외교통상위원회 소회의실에서 송영길 전 대표 지지 의원 모임이 있던 날이다.
이 전 부총장은 “네”라며 “인천에서 송영길 전 대표를 지지하는 사람으로 회의에 나왔던 사람이 그 둘(이성만·허종식)이니 맞을 것 같다”고 답했다. 앞서 이성만 의원은 “윤 의원은 나와 학번이 같고 내가 형님이라고 하는 사이가 아니다”라며 이 녹음파일에서 언급하는 ‘인천 둘’은 자신이 아니라고 해명한 바 있다.
검찰은 윤 의원이 “다 정리해버렸는데 모자라”라며 이용빈·김남국·윤재갑·김승남 의원을 거론하자 이 전 부총장이 “거기 다 해야지. 오빠, 호남은 해야 돼”라고 말한 녹음파일 내용도 공개했다. 검찰은 “증인에게 받은 돈을 모두 의원들에게 나눠줬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돈을 줘야 할 의원들이 더 있어서 모자라다는 뜻이 맞느냐”고 물었고, 이 전 부총장은 “네”라고 답했다.
검찰이 이어 “이용빈·김남국·윤재갑·김승남 등 송영길 지지 모임에 불참해 미처 (돈봉투를) 교부하지 못한 의원들도 주는 게 맞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냐”고 묻자 이 전 부총장은 “네”라고 했다. 다만 이 전 부총장은 윤 의원이 그렇게 말한 이유나 해당 의원들과 특별한 관계가 있는지는 모른다고 했다. 검찰이 “윤 의원이 (외통위 소회의실에서 열린 모임에서) 돈봉투를 전부 나눠줬다고 말한 것이냐”고 묻자 이 전 부총장은 “제가 모임에 참석하지 않았기 때문에 부정확하다”면서도 “어디에서 나눠줬는지는 말하지 않았는데 모인 자리에서 나눠줬다고 말한 것은 맞다”고 했다.
법정에서 돈봉투를 수수한 것으로 의심되는 민주당 의원들에 대한 이 전 부총장의 증언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검찰은 돈봉투 수수 의원을 10~20명으로 보고 특정하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이 전 부총장은 2021년 4월26일 송영길 캠프 기획회의에서 윤 의원이 경쟁 후보 캠프가 돈을 뿌리고 있다며 ‘우리도 (돈을) 좀 써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느냐는 검찰 질문에는 “그랬던 것 같다”고 했다. 검찰이 “당시 임종성·허종식 의원이 (금품 제공에) 맞장구를 쳤느냐”고 하자 이 전 부총장은 “네”라고 답했다.
이혜리 기자 lh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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