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초소 “하루 통과 차량 70여대서 럼피스킨병 이후 120여대로”
예산·아산 일대 초긴장
축산농가 매일 농장 소독
“개인 차원 철저한 방역 후
전염병 종식 기다릴 뿐”
‘축산차량은 꼭! 소독받으세요’.
23일 오전 방역 통제초소인 충남 예산과 아산의 경계에 있는 아산효자초소 앞에는 축산차량 방역 안내판이 설치돼 있었다. 초소에는 방역을 위해 진입하려는 축산농가 차량들이 줄지어 있었다. 초소 근무자인 이모씨(70대)는 차량이 들어올 때마다 방역 과정을 안내했다.
이씨는 “소 럼피스킨병이 확산되기 전만 해도 닭과 돼지 전염병을 막기 위해 운영되던 초소”라면서 “병이 퍼지면서 이곳을 지나는 축산차량이 70~80여대에서 120대 이상으로 2배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충남도 관계자는 “축산차량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때 ‘방역필증’이 필요하기 때문에 방역을 마치려는 차량이 늘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예산·아산은 최근 럼피스킨병이 집중적으로 발생한 서산·태안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있는 지역이다.
차량 방역 절차를 거친 운전자들은 인근에 주차를 한 뒤 아산시가축방역 초소에 들어가 개인 소독을 했다. 초소에서 방역필증을 가지고 나온 운전자들은 다시 운전대를 잡았다. 이씨는 “럼피스킨병 발병 전에는 큰 통에 담긴 소독약 1통 정도를 썼지만, 지금은 2~3통을 쓴다”며 “초소에 상시 근무하면서 부족한 소독약을 채우고 있다”고 했다.
국내에선 처음인 럼피스킨병 확산으로 축산농가의 근심은 커지고 있다. 충남 홍성군 홍동면에서 소 50여마리를 키우고 있는 A씨(80대)는 “어미소 중 10여마리는 송아지를 밴 상태라 걱정”이라며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매일같이 농장을 소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용철 충남한우협회장은 “갑작스러운 전염병 발생에 지역이 모두 비상 상황”이라며 “다들 개인이 할 수 있는 방역에 열을 올리며 종식을 바라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럼피스킨병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지난 20일 국내에서 처음 발생한 이후 23일 오전 10시 기준 확진 사례는 총 17건으로 늘었다. 충남 지역에서는 서산(6곳)과 당진(2곳), 태안(1곳)에서 9건이 확인됐다. 경기 김포와 평택·화성, 충북 음성 등에서도 확진 판정이 나왔다.
충남도 관계자는 “확산을 막기 위해 지역 농장에 초동방역팀과 역학조사팀을 파견해 외부인·가축·차량의 농장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며 “소 농가에서는 살충제 살포 등 구충 작업과 농장·주변 기구 소독을 실시해야 하며, 바이러스 발생이 의심될 때는 가축방역관에게 신고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강정의·이삭 기자 justic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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