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경찰, 1년 만에 법정에서 “반성하고 있다” 했지만…
[앵커]
오늘(23일) 법원에서는 핼러윈 인파 위험 보고서를 삭제한 혐의를 받는 정보 경찰관들의 재판이 이어졌습니다.
경찰이 안전 책임자가 아니라고 했던 당시 서울청 정보부장은 1년이 지나서야 법정에서 반성한다고 말했습니다.
황다예 기자입니다.
[리포트]
[유형우/이태원 참사 유가족 : "1주기가 되어가도, 어느 누구 한명 '내 실수다', '내 잘못이다' 하며 책임 지는 사람이 없습니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의 시위 속에 재판에 출석한 박성민 전 서울경찰청 정보부장.
[박성민/전 서울경찰청 정보부장 : "(경찰이 안전 확보 책임질 필요 없다고 생각하시나요?) ..."]
박 전 부장은 지난해 참사 후 경비 실무자들에게 "경찰은 안전 확보의 1차 책임자가 아니다"라고 말했었습니다.
정보 경찰들에겐 "적극적인 수사 드라이브로 주최 측 책임이 부각되도록 조치 필요"라는 메시지를 보냈었습니다.
정보 라인 주도로 경찰이 이렇게 '책임 회피'에 골몰하면서, 참사 원인 수사는 그만큼 늦어졌습니다.
[이상민/행정안전부 장관/지난해 10월 30일 : "경찰이나 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핼러윈 '인파 위험' 보고서를 삭제하게 한 혐의를 받는 박 전 부장은 오늘 법정에서, "국민적 슬픔 앞에 공감하고, 진실과 책임 규명을 하는 차원에서 접근을 못했다"면서 "좁은 소견에서 잘못된 판단을 해,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 정보 라인이 참사 1년 만에 처음으로 '잘못'과 '반성'을 언급한 거였지만, 시위 중인 유족은 외면한 채 재판장을 향해 밝힌 유감이었습니다.
[이정민/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 "반성을 하려고 했었으면 애시당초 미리 했었어야죠. 근데 1년이나 지난 이 시점에서. 자기 죗값(형량)을 낮추기 위해서 그런 행태라고 보여지는데."]
오늘 열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과제 보고회에서도 경찰 정보라인의 대응이 참사를 키웠단 성토가 나왔습니다.
[전수진/변호사/민변 법률지원 TF : "정보관이 핼러윈 축제에 파견이 되면, 무전을 이용해서 긴급한 상황에 대비할 수 있다라고 (공판에서 증언) 하였습니다."]
또 경찰과 소방은 물론 정부 부처와 지자체 담당자가 누구였고, 당시 어떤 활동을 했는지, 기초적인 사실 관계조차 아직 정확히 공개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제기됐습니다.
KBS 뉴스 황다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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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다예 기자 (allye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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