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 쓴소리' 이창용 "DSR 규제 강화… 금리 쉽게 안 낮춘다" [고금리에 서민대출 경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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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가계대출 증가세와 관련, "쉽게 금리를 낮춰 가계대출이 더 늘어나게 하는 정책은 하지 않겠다"며 '고금리 장기화'를 23일 시사했다.
특히 이 총재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서 빠져나가는 걸 줄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거시건전성 정책 강화를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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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장기화에 가계부채 급증세
금리 올리면 부동산PF 가장 걱정
유가·중동분쟁에 물가 불확실성↑
기대인플레 2% 이하로 관리할 것
■DSR 규제 강화·필요시 금리인상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부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우리 경제 뇌관으로 꼽히는 민간부문 부채에 대해 "정책당국에 조금 더 강화된 DSR 규제를 하자고 건의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지금은 전세자금대출과 보험약관대출, 예적금담보대출과 카드사 현금서비스 등 13개 유형의 대출이 DSR 규제 예외로 남아 있다.
금리인상 등으로 줄어들던 가계대출은 올해 2·4분기 이후 증가 전환, 지난달 말 은행권 가계대출잔액은 1080조원에 달했다. 이 총재는 '정책당국의 미시적 대응이 우선' '당국과 같은 목표를 갖고 협의 중'이라면서도 필요시 거시정책을 쓸 수 있다고 재확인했다. 그는 "경기를 부양하기보다는 금리 수준을 높게 가져감으로써 가계대출이 증가할 수 있는 여력을 없애는 것"이라며 "미시정책을 해서 (대출이) 너무 줄지 않으면 금리도 올라갈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놓고 미시적·거시적으로 조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거시건전성 정책을 강화하는 동시에 금리인하로 대출이 더 늘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빚투(빚내서 투자)족'에게 경고한 이 총재는 "수도권 일부 지역 집값이 올라가는데 통화정책으로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다만 그로 인해서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건 저희가 최선을 다해 막겠다"고 했다. 비공식 협의체인 F4(Finance4) 회의뿐 아니라 거시건전성 정책 협의체를 제도화할 필요성에 대해서도 "제도화·법제화해서 실효성 있게 운영할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다만 금리인상이 쉽지 않다는 고충도 밝혔다. 이 총재는 "금리인상 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이 문제가 될 것"이라며 "일반 가계의 부동산 대출은 대부분이 고소득자가 많아서 (소비여력 감소로) 성장이나 이자부담으로 오고, PF는 금융기관과 연결돼 있어서 안정성 문제와 관련 리스크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기대인플레 2% 이하로 관리"
이 총재는 이스라엘·하마스 간 전쟁을 향후 통화정책의 최대 변수로 지목했다. 이 총재는 한은 통화정책 제1의 목표인 물가안정과 관련, "지난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7%까지 올랐지만 연말까지 3%로 내려오고 더 하락할 것이라고 예측한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저희가 예상했던 물가경로가 하마스 사태에도 불구하고 유지될지 여부"라고 말했다. 한은 물가경로 전망이 빗나갈 경우 '소비자들의 향후 1년간 인플레이션 전망치'인 기대인플레이션율 관리에 중점을 두고 정책을 운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비자의 물가상승률 전망이 올라갈 경우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매파적' 발언이다.
'장기 저성장' 탈피를 위해 구조개혁을 강조한 이 총재는 향후 경제성장에서 최대 변수로 중동 사태를 꼽았다. 이 총재는 "올해 성장률은 1.4%에 부합하거나 다소 하향 조정하거나 중동 사태 양상을 봐야 한다"라며 "내년 경제성장률은 향후 몇 주 동안 중동 사태가 어떻게 변할지 봐야 한다"고 했다. 당초 내년 성장률을 2.2%로 전망했는데 '원점 재검토'할 필요성도 언급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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