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밀반입 조직원 ‘세관 직원 도움’ 입모아 진술했지만, 수사는 난항

강동용 2023. 10. 23. 21:1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다국적 마약 조직의 필로폰 국내 밀반입 사건과 관련해 필로폰을 국내에 들고 들어온 말레이시아 조직원 다수가 "세관 직원의 도움을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공항 세관 직원 4명은 지난 1월 말레이시아인 마약 조직원들이 국내로 필로폰 24㎏을 밀반입할 당시 보안검색대를 무사히 통과하도록 도운 혐의를 받는다.

말레이시아 조직원들은 자신들의 밀반입을 도울 세관 직원의 사진을 말레이시아에서 받아 얼굴을 확인한 뒤 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조직원들, CCTV서 해당 직원들 지목하기도
검찰, 세관 직원 계좌·핸드폰 압수수색 영장 반려
금전관계 등 대가성 밝히려는 경찰 수사 난항
지난 10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서 경찰 관계자가 말레이시아 마약 밀매 조직이 제조해서 국내 밀반입한 필로폰 74kg을 유통한 한국, 중국, 말레이시아 3개국 국제연합 마약 밀매 조직을 검거했다고 밝힌 뒤 증거물을 보이고 있다. 2023.10.10 연합뉴스

다국적 마약 조직의 필로폰 국내 밀반입 사건과 관련해 필로폰을 국내에 들고 들어온 말레이시아 조직원 다수가 “세관 직원의 도움을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현장검증에서 폐쇄회로(CC)TV를 통해 밀반입을 도왔던 세관 직원들을 지목하기도 했다. 경찰은 세관 직원들의 금품 수수 여부를 파악하고자 휴대전화와 계좌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은 ‘필요성이 낮다’며 이를 반려하면서 경찰 수사는 난항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검찰은 지난 20일 인천세관 직원들의 휴대전화와 금융거래 내역 등을 확인하기 위한 경찰의 압수수색 영장 신청을 반려했다. 인천공항 세관 직원 4명은 지난 1월 말레이시아인 마약 조직원들이 국내로 필로폰 24㎏을 밀반입할 당시 보안검색대를 무사히 통과하도록 도운 혐의를 받는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지난 21일 이들을 마약류 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입건했다.

앞서 경찰은 세관에 대한 압수수색과 현장검증을 통해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추정되는 세관 직원을 특정했다. 현장검증 당시 말레이시아 조직원 2명은 세관 근무 CCTV를 통해 밀반입을 도운 직원을 지목했다. 말레이시아 조직원들은 자신들의 밀반입을 도울 세관 직원의 사진을 말레이시아에서 받아 얼굴을 확인한 뒤 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말레이시아 조직원들이 필로폰을 4~6㎏씩 나눠 옷과 몸 등에 숨겨 국내로 밀반입할 당시 이들이 탔던 비행편은 농림축산식품부의 일제 검역 비행편으로 지정됐다. 해당 비행편에 탑승한 승객들은 농식품부의 검역을 받아야 했다. 하지만 경찰은 조직원들이 농식품부가 아닌 세관 검역을 받을 수 있도록 세관 직원들이 별도의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검찰이 경찰의 영장 신청을 반려하면서 향후 수사는 난항이 예상된다. 경찰은 검거된 말레이시아 조직원 3명이 ‘입국하면 한국의 세관 직원이 도움을 줄 것으로 알고 있었다’는 취지로 일관되게 진술한 점 등을 근거로 세관 직원의 연루 가능성이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경찰은 대가성 여부 등을 파악하기 위해 세관 직원들에게 휴대전화 임의제출을 요구했지만, 세관 직원들은 이를 거부했다. 이후 경찰이 휴대전화와 금융거래 내역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이 이를 반려하면서 대가성 여부를 밝히기는 어려워졌다.

검찰은 영장 반려 사유에 대해 “해당 사건은 경찰이 독립적으로 수사를 하고 있는 사안이라 기소 전에 내용을 확인해주는 게 어렵다”고 설명했다. 인천공항 세관은 “사건의 개연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며 “경찰 수사에 최대한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동용 기자

Copyright © 서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