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 회담”에 “대통령도”…‘3자 회동’ 역제안한 민주당
여 “태도 변화를” 거절 뜻
윤 대통령은 만남에 ‘침묵’
여야가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만남을 두고 연일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은 23일 윤 대통령,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이 대표의 3자 회동을 제안했다. 김 대표가 전날 이 대표에게 양자회담을 열자고 하자 윤 대통령도 함께 만나자고 역제안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여야 대표회담에 대한 “민주당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기대하겠다”며 사실상 거절 의사를 밝혔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경제 회복과 민생을 챙기기 위해서 여·야·정, 즉 대통령과 여당 대표, 야당 대표 3자 회동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권 수석대변인은 ‘김 대표가 제안한 당대표 회담은 안 하겠다는 의미인가’라는 질문에 “네. 3자 회동을 제안하겠다”고 답했다. 국민의힘이 제시한 여야 대표 간 ‘민생협치회담’이 아니라 윤 대통령을 포함한 3자 회동을 하자는 것이다.
권 수석대변인은 “최근 민생이 굉장히 어렵고 그동안 정부와 여당의 야당 무시가 굉장히 심했던 상황”이라면서 “윤 대통령이 직접 민생과 정치 복원을 위해 나서야 할 때”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3자 회동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표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이날 구두 논평에서 “막혀 있는 국회, 어려운 민생을 진정 생각한다면 복귀한 이 대표가 내일 당장이라도 만나자고 응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아쉽다”며 “아직 이 대표와 민주당이 민생을 위해 형식, 조건의 구애 없이 만나자는 국민의힘과 김기현 대표의 진정성을 받아들일 여건이 성숙하지 않은 듯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열린 마음으로 민주당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기대하고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3자 회동이 아니라 여야 대표회담에 이 대표가 응하기를 기다리겠다는 것이다.
앞서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 19일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만남이 성사될 가능성에 대해 “나중에 기회가 있으면 말씀드리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윤 대통령의 침묵 속에 민주당은 영수회담, 국민의힘은 여야 대표회담을 고집하는 한 협치의 물꼬를 트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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