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숨은 ‘수세권’ 찾아 ‘감성 도시’로 바꾼다
시, 수변활력거점 27곳 조성 중…관광객 유치 등 경쟁력 기대
인공폭포로 유명한 서울 서대문구 홍제천 수변테라스 카페는 지난 3월 개장해 월평균 2만1000여명이 이용했다. 단순 방문자 수는 매달 5만여명에 이른다. 인공폭포야 2011년부터 있었지만,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가득 메울 만큼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데는 수변테라스 카페의 역할이 컸다.
국내 1호 수변 노천카페인 이곳은 서울 전역을 ‘수(水)세권’으로 재편하는 사업 중 하나로 조성됐다. 서울시는 동네 작은 물길을 일상생활에서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바꾸는 ‘서울형 수변감성도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서울시가 23~24일 국내외 전문가들과 함께 서울 전역의 수변공간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는 ‘2023 워터서울·도시정책 국제 콘퍼런스’를 개최하는 것은 같은 맥락이다. 수변공간은 도시 경쟁력과 직결되는 문제라는 판단에서다.
올해 콘퍼런스 주제는 ‘감성의 중심, 여유공간 수변’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에는 한강을 포함해 25개 자치구를 따라 흐르는 332㎞ 물길이 있다. 이 물길을 통해 개발할 수 있는 수세권은 284㎢로 서울시 면적(605.2㎢)의 46.5%에 달하는 규모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개회사에서 “서울 전역을 흐르는 332㎞ 수변공간은 시민 일상과 연결되는 무한한 성장동력”이라고 말했다.
첫날 콘퍼런스는 부완 타파 미국 애팔래치안 주립대 교수의 ‘자연기반해법(NbS)을 통한 수변공간 개발 및 도시 활성화 사례’ 강연으로 시작했다. 자연기반해법은 습지 복원 등을 통해 대기 중 온실가스를 줄여 지구온난화 위험을 낮추는 개념이다.
타파 교수는 콘크리트 하천과 넓은 식생지역이 있는 하천 사진을 보여주며 “어느 인프라가 홍수를 예방하는 데 더 효과적이겠는가”라고 물었다. 이어 “풀이 있는 경우가 (홍수 시) 물 흐름 속도를 늦추고 더 많은 물을 잡아둔다”며 “지천의 자연과 생태기능 회복과 같은 자연기반해법은 공해와 치수, 건강 등 우리에게 많은 혜택을 준다”고 말했다.
타파 교수는 미국 시카고 리버워크 등을 좋은 사례로 소개했다. 그는 “원래 콘크리트가 많은 도심인데 그린루프(옥상 녹화)도 만들고 환경적 보전을 할 수 있는 인프라로 강 산책길과 운하를 개발한 곳”이라며 “투자금을 1~2년 만에 회수했을 만큼 사람들을 끌어들여 지역경제에도 기여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서울 전역에 수변활력거점 27곳을 조성 중으로, 하천과 지역 특성에 따라 4개 사업으로 나눠 진행하고 있다. 4개 사업은 홍제천 중류에 있는 수변테라스 카페는 ‘자연생태형’, 홍제천 상류는 홍지문·창춘대성과 연계한 ‘역사관광 명소화형’, 도림천은 인근 신원시장과 순대타운 등 상권을 위한 ‘지역경제 활성화형’, 정릉천은 ‘문화·여가형’이다.
‘서울시 수변활력거점 조성사업’ 발제자로 나선 강현석 (주)SGHS설계회사 건축사사무소 소장은 현재 개발 중인 구파발천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콘셉트는 ‘사람과 물을 연결하는 풍경’으로, 이미 조성돼 있는 유수지를 많은 사람들이 찾는 휴식공간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위해 전망테라스 카페와 호반대청이라는 시설을 넣어 허브를 만들고 유수지에는 달빛섬을 띄울 것”이라며 “예전에는 한 방향이었던 산책로가 한 바퀴 산책로로 연결된다”고 말했다.
콘퍼런스 둘째날에는 이탈리아와 영국의 수변공간 활성화 사례를 통해 전문가들이 도시 발전전략을 공유한다. 오스트리아 린츠시의 클라우스 루거 시장이 문화와 예술이 흐르는 도나우강 주변 도시 수변공간 활성화 사례를 발표한다.
이성희 기자 mong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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