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 못 찾을까봐…자식 다리에 '이름' 적는 가자지구 부모들

백희연 기자 2023. 10. 23.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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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자지구에서는 이렇게 아이들 다리에 이름을 적는 부모가 늘고 있습니다. 혹시라도 아이가 전쟁으로 숨지면 시신이라도 찾으려는 겁니다. 가자지구에서는 전쟁이 시작되고 지금까지 매일 100명 넘는 아이들이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백희연 기자입니다.

[기자]

가자지구의 한 병원 영안실 바닥에 몸이 차갑게 식은 아이들이 누워있습니다.

다리엔 아랍어로 이름이 적혀있습니다.

미국 CNN은 부모들이 아이가 사망할 경우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미리 적어둔 거라고 전했습니다.

병원 관계자는 "부모가 아이의 다리와 배에 자녀의 이름을 쓴 사례가 있었다"며 "이는 아이들이 언제든지 표적이 돼 다치거나 숨질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습니다.

가자지구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번 전쟁이 시작된 후 지금까지 목숨을 잃은 어린이는 1750여 명.

날마다 100명 넘는 어린이가 목숨을 잃은 셈입니다.

공습이 이어지면서 살아남은 아이들도 트라우마를 호소합니다.

[타흐리르 타바쉬/가자지구 주민 : 아이들은 밤새 울고, 의도치 않게 오줌을 쌉니다. 아이들은 의자가 움직이는 소리에도 매 순간 두려움에 벌떡 일어납니다.]

유니세프에 따르면 2012년 이후, 가자지구 어린이 82%가 임박한 죽음에 대한 공포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푸아드 알-불불/가자지구 의사 : 특히 55명의 아기가 있는 이곳 전기가 끊긴다면 우리는 엄청난 재앙에 직면하게 될 겁니다.]

심리적 고통 외에도, 제대로 된 음식이나 깨끗한 물이 없는 것도 큰 문제입니다.

현지시간 23일 구호 물품을 실은 트럭이 세 번째로 가자지구로 들어갔지만, 인도적 위기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란 지적입니다.

[화면출처 엑스 'ajmubasher']
[영상디자인 김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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