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서른넷 기성용 "올해 계약 끝, 내가 과연 도움이 될까 고민 중"

윤진만 2023. 10. 23.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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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이 4년 연속 파이널B 그룹행을 확정한 후, 베테랑 기성용(34·FC서울)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

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강원과 '하나원큐 K리그1 2023' 34라운드를 2대1 승리로 마치고 만난 기성용은 "오늘 나름대로 (팀이) 잘한 것 같지만, 아쉬움이 아직 가시지 않는다. 올 시즌엔 (황)의조도 오고 여러모로 기대를 많이 했다. 지난 3년 중 가장 잘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것들이 저희의 부족함으로 (파이널B행으로)확 꺾이다보니 개인적으로 실망이 크다. 오늘 경기를 준비하는 데도 정신적인 어려움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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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FC서울이 4년 연속 파이널B 그룹행을 확정한 후, 베테랑 기성용(34·FC서울)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 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강원과 '하나원큐 K리그1 2023' 34라운드를 2대1 승리로 마치고 만난 기성용은 "오늘 나름대로 (팀이) 잘한 것 같지만, 아쉬움이 아직 가시지 않는다. 올 시즌엔 (황)의조도 오고 여러모로 기대를 많이 했다. 지난 3년 중 가장 잘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것들이 저희의 부족함으로 (파이널B행으로)확 꺾이다보니 개인적으로 실망이 크다. 오늘 경기를 준비하는 데도 정신적인 어려움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서울은 이번 시즌 개막 후 지난 5월까지 2위를 질주했다. '압도적 선두' 울산의 유일한 대항마로 여겨졌다. 하지만 여름 황의조(노리치시티)의 임대 만료, '에이스' 나상호의 부진, 수비 불안 등이 겹치며 내리막을 타기 시작했다. 8월말 안익수 전 감독이 돌연 사퇴한 뒤로 김진규 코치가 대행을 맡았지만 반등에 실패했다. 서울은 전북과 최종전에서 0대2로 패하며 5위에서 7위로 추락했다. 스플릿라운드가 도입된 이래 승점 47점으로 파이널B로 떨어진 팀은 서울이 유일하다. 기성용이 "데미지가 크다"고 말한 배경이다.

◇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 홈 서포터석에 걸린 걸개. 사진(상암)=윤진만 기자
◇22일 강원전에서 선제골을 넣고 홈 팬들에게 사죄 세리머니를 한 나상호.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파이널라운드 첫 경기, 서울 팬들은 홈 서포터석에 질책성 걸개를 내걸었다. '2023시즌 평균관중 1위 수호신(서울 서포터), 이에 보답받는 건 4연속 하위스플릿?', '수호신은 대가없이 승리라는 목표만 바라보고 함께 뛰었다. 하지만 그대들은 목표없이 대가만을 생각하는가?' 등이다. '서울맨' 기성용은 이에 대해 "저희보다 팬들이 더 아쉬울 것으로 생각한다. 죄송한 마음뿐"이라고 했다. 이어 "아직까지 (멘털)회복이 잘 안되고 있지만, 오늘 팬분들을 보니까 또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다시 들더라"고 말했다. 서울은 후반 7분 나상호의 프리킥 선제골로 앞서 갔다. 후반 31분 가브리엘에게 동점골을 내줬지만, 3분 뒤인 34분 지동원의 결승골로 지난 7월 12일 수원FC전 7대2 승리 이후 103일만에 홈팬들에게 승리를 안겼다.

모처럼 홈 승리에도 웃지 못한 기성용. 팀을 반등시키지 못했다는 고참의 책임감이 그의 마음을 짓누르는 것처럼 보였다. 그는 "고참이기도 하고, 이런 걸 그냥 넘길 수 없는 성격이기도 하다. 내가 이 팀에 도움이 되나 안 되나를 고민하고 있다. 올해 계약이 끝나는데, 어떤 게 개인이나 팀에 필요한지 아직 모르겠다"며 거취에 대한 고민을 밝혔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서울에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는 기성용은 "내가 과연 (이 팀에) 도움이 될까를 많이 생각하고 있다. 세계 어느 팀, 어느 선수라도 그런 시간이 다가온다"고 덤덤히 현실을 받아들였다.

2006년 서울에서 프로 데뷔한 기성용은 2010년 셀틱에 입단한 뒤 스완지시티, 선덜랜드, 뉴캐슬 유나이티드, 마요르카 소속으로 10년 넘게 유럽 무대를 누볐다. 2020년 7월 '집'으로 돌아온 기성용은 올해 말로 3년6개월의 계약기간이 끝난다. 올해 34경기 중 32경기에 출전한 기성용은 "일단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게 선수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고 나서 내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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