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전라도민, DJ 존경” 외친 파란눈 신사…국힘 확 바꾼다
국민의힘을 살릴 ‘메스’를 들게 된 인요한 연세대 의대 교수의 혁신위원장 취임 일성이다.
국민의힘은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서 참패 후 임명직 지도부가 총사퇴하는 등 후폭풍에 시달렸다. 돌파구 마련을 위해 김기현 대표는 1970년대생과 수도권 인물 중심으로 ‘2기 지도부’를 꾸렸다. 하지만 총선 실무를 총괄하는 사무총장에 TK(대구경북) 출신을 지명하면서 빛이 바랬다. 이후 대통령실과의 수직적 관계를 수정하겠다고 선언했으나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가 강하다. 혁신위원회를 꾸리겠다고 공언한 뒤에도 위원장 영입에 난항을 겪었다.
김 대표가 23일 가까스로 영입에 성공한 ‘깜짝 카드’는 원외 인사이자 호남 출신이고, ‘푸른 눈의 한국인’인 인 교수였다. 박근혜 정부 취임 직전 인수위원회 국민대통합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내긴 했지만 정치 문외한인 ‘의사’에게 당을 혁신할 전권을 쥐어준 것이다.
김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인 위원장은 정치 개혁 필요성에 깊이 공감하고, 투철한 의지도 가지고 있다”며 “국민의힘을 보다 신뢰받는 정당으로 재탄생시키는 데 최적의 처방을 내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인 위원장의 배경과 삶의 궤적을 봤을 때 국민의힘으로선 냉소적인 여론을 돌파할 ‘차선의 선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를 잘 아는 인물은 아니지만 최소한 당내에서부터 반대에 부딪힐 인선은 아니라는 얘기다.
인 위원장 집안은 4대에 걸쳐 한국서 의료·선교·교육 활동을 해왔다. 시작은 1895년 4월 미국 남장로회 선교사로 한국에 파송된 유진 벨이었다. 유진 벨은 광주·목포 지역서 활동하며 학교와 병원을 설립했다. 그의 딸이 인 위원장 친할아버지인 윌리엄 린튼과 결혼했다. 윌리엄은 20대 초반에 한국에 와 48년간 전주·군산 일대에서 선교와 의료봉사를 했다. 윌리엄의 셋째 아들인 휴 린튼이 인 위원장의 아버지다.
이날 인선 확정 후 기자들과 만난 인 위원장은 “정치를 해본 적 없고, 32년 동안 의사로만 일했기 때문에 공부할 게 많다”며 일단 몸을 낮췄다. 앞서 인 위원장은 매일경제와 통화에서도 “나는 정치하는 사람이 아니라 의사”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개혁의 방향성만큼은 뚜렷하게 제시했다. 인 위원장은 “국민의힘에 있는 많은 사람이 내려와서 듣고 변하고 희생할 각오가 돼 있어야 한다”며 “희생 없이는 변화가 안 된다”고 강조했다.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어록을 인용해 “마누라와 자식 빼고는 다 바꿔야 한다”는 메시지도 던졌다.
혁신위 구성과 관련해선 “아주 능력 있는 분들을 보고 있다”며 “여성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또 내년 총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혁신위 일을 맡은 것 외에 다른 건 없다. 그건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그는 “이 일은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 위원장 인선에 대해 당내에선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지만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영남권 3선 조해진 의원은 라디오에서 “인 교수는 우리나라가 위기 상황임을 정확히 인식하고 있고, 집권당이 국민 마음에 다가가고 시대적 소명을 감당할 수 있도록 하는 체질이나 시스템 변화를 국민적 관점에서 모색할 수 있는 분”이라며 “잘 된 인사”라고 말했다. 반면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정당 내부를 혁신하는 데 있어서 그 정도 전문성과 경험을 가졌을지 좀 더 지켜봐야 할 부분”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혁신위 구성과 인재영입위원회 출범 등을 추가로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이날 당내 정책라인을 완성했다.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엔 재선의 이태규 의원이 임명됐다. 정책위 부의장은 송석준·유경준·최승재 의원이 맡기로 했다. 또 제1정조위원장(정무·기재·예결)은 송언석 의원, 제2정조위원장(농해수·산중·국토) 이달곤 의원, 제3정조위원장(운영·법사·행안) 김용판 의원, 제4정조위원장(외통·국방·정보) 김석기 의원, 제5정조위원장(복지·환노·여가) 강기윤 의원 그리고 제6정조위원장(교육·과방·문체)은 이태규 의원이 각각 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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