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 교향악단 대향연… 귀 호강할 준비 됐나요?
이강은 2023. 10. 23. 20:32
11월 韓서 '오케스트라 빅매치' 주목
빈 필, 中 피아니스트 랑랑과 협연
조성진, 베를린 필 등과 함께 무대
RCO, 11일 6년 만에 韓 관객 만나
뮌헨 필·정명훈·임윤찬 만남 눈길
"전례 없는 일… 티켓 구입 경쟁 치열"
빈 필, 中 피아니스트 랑랑과 협연
조성진, 베를린 필 등과 함께 무대
RCO, 11일 6년 만에 韓 관객 만나
뮌헨 필·정명훈·임윤찬 만남 눈길
"전례 없는 일… 티켓 구입 경쟁 치열"
“전 세계 명문 오케스트라가 총출동하고, 한국에서 이렇게 높은 수준의 예술을 향유할 수 있다는 게 무척 놀랍다.”
오페라 ‘노르마’(이달 26∼29일 서울 예술의전당) 공연 지휘를 위해 처음 방한한 로베르토 아바도 이탈리아 볼로냐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상임 지휘자의 얘기다. 최근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그는 서울에 머무는 동안 관람한 음악회와 발레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 수준과 내한 공연을 앞둔 세계적 교향악단의 면면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그럴 만도 하다. 특히 다음 달 ‘세계 3대 오케스트라’로 불리는 빈 필하모닉, 베를린 필하모닉, 로열콘세르트헤바우(RCO)를 비롯해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와 뮌헨 필하모닉이 잇따라 내한 무대에 오르는 ‘명문 교향악단 대향연’은 국내 클래식 음악계에 화제가 될 정도로 처음 있는 일이다. 이들 교향악단과 함께하는 지휘자와 협연자 역시 클래식 스타들이 포진해 클래식 애호가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23일 클래식계에 따르면, ‘11월 오케스트라 빅매치’의 포문은 18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고 신년음악회로 유명한 빈 필하모닉(7∼8일 예술의전당)이 연다. 빈 필은 1954년 상임 지휘자 제도를 폐지한 이후 매 시즌 단원들이 선출한 객원 지휘자가 이끄는데 토스카니니, 카라얀, 번스타인 등 당대의 거장들이 객원 지휘를 맡았다. 이번 공연은 러시아 출신 투간 소키예프(46)가 지휘봉을 잡는다. 소키예프는 2009년 빈 필 내한 공연 때도 지휘대에 서 환상적인 연주를 선보인 바 있다. 소키예프와 빈 필은 7일 공연에서 생상스 피아노 협주곡 2번과 프로코피예프 교향곡 5번을 들려준다.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피아니스트로 손꼽히는 중국 피아니스트 랑랑(41)이 협연한다. 8일에는 베토벤 교향곡 4번과 브람스 교향곡 1번을 연주한다.
이어 베를린 필이 11∼12일 같은 곳에서 공연한다. 2019년부터 상임지휘자 겸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키릴 페트렌코(51)가 베를린 필과 함께하는 첫 내한 무대다. 그는 앞서 2017년 바이에른 슈타츠오퍼 오케스트라 첫 내한 공연을 지휘할 당시 작품을 관통하는 치밀한 해석이 돋보였다. 11일 공연에선 모차르트 교향곡 29번과 베르크 ‘오케스트라를 위한 세 개의 작품’, 브람스 교향곡 4번을 선보인다. 12일에는 한국의 간판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에 이어 슈트라우스 교향곡 ‘영웅의 생애’를 들려준다.
6년 만에 내한하는 RCO도 11일 서울 롯데콘서트홀 무대에 올라 파비오 루이시(64)의 지휘로 베버 오베론 서곡, 리스트 피아노 협주곡 2번,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을 들려준다. RCO의 현악군은 음색이 부드럽고 유려해 ‘벨벳의 현’으로, 금관군은 정교하고 은은하면서도 화려한 색채로 ‘황금의 관’이라 일컬어진다. ‘러시아 낭만 음악의 스페셜리스트’로 평가받는 피아니스트 예핌 브론프먼(65)이 협연한다.
280년 전통의 세계 최고(最古) 민간 관현악단인 독일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도 15∼16일 예술의전당에서 한국 관객과 만난다. 미국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함께 이끌고 있는 라트비아 출신 지휘자 안드리스 넬손스(45)의 첫 내한 무대다. 첫날은 한때 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였던 멘델스존의 곡(‘아름다운 멜루지네’, 교향곡 3번 ‘스코틀랜드’)을 비롯해 조성진과 함께 슈만의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한다. 다음 날에는 바그너의 음악극 ‘트리스탄과 이졸데’ 중 ‘전주곡’과 ‘사랑의 죽음’, 브루크너의 마지막 교향곡 9번을 들려준다.
한국을 대표하는 지휘자 정명훈(70)과 뮌헨 필이 호흡을 맞춰 베토벤 작품을 중심으로 꾸민 공연도 기대할 만하다. 24일 대구 수성아트피아를 시작으로 서울 예술의전당(26·30일)과 세종문화회관(29일), 롯데콘서트홀(12월1일) 등에서 모두 7차례 열린다. 공연장별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협연 임윤찬)과 바이올린 협주곡(〃 클라라 주미 강), 교향곡 3·4번 등을 연주한다. 지난해 미국 밴 클라이번 국제 콩쿠르에서 역대 최연소 우승을 차지한 후 국내외 클래식 스타로 떠오른 임윤찬(19)이 나오는 무대의 열기가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각각 같은 곡으로 베를린 필, 뮌헨 필과 협연하는 조성진과 임윤찬의 연주 대결도 클래식 애호가들의 입맛을 돋울 전망이다.
한 클래식 공연 기획사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취소되거나 미뤄졌던 내한 공연 일정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전례 없던 일이 벌어진 것 같다”며 “각 오케스트라와 지휘자·연주자 명성만큼 초청료·연주료가 상당해 공연 티켓(표) 값이 비싼데도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관객이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예술의전당 최고 등급인 R석 기준으로 표값은 베를린 필이 역대 최고가인 55만원에 달하고, 빈 필 48만원, RCO 45만원,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38만원, 뮌헨 필 36만원이다. 하지만 랑랑·조성진·임윤찬이 협연하는 공연 등은 표 구하기 경쟁이 치열할 정도로 인기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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