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싫다고 떠났잖아" 러, 이스라엘 내 자국민에 반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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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다고 떠날 때는 언제고, 지금은 러시아에 도와달라고 요구한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전쟁으로 위험에 놓인 자국민을 구출하려는 각국 움직임이 분주한 가운데 러시아에서는 이스라엘에 거주 중인 일부 러시아인에 대한 반감이 드러나고 있다.
이 작성자는 이스라엘에 거주 중인 러시아인과 러시아-이스라엘 이중국적자들이 정기 항공편을 이용해 러시아로 올 수 있으나 비용 문제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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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싫다고 떠날 때는 언제고, 지금은 러시아에 도와달라고 요구한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전쟁으로 위험에 놓인 자국민을 구출하려는 각국 움직임이 분주한 가운데 러시아에서는 이스라엘에 거주 중인 일부 러시아인에 대한 반감이 드러나고 있다.
러시아 보수 성향 매체 '차르그라드' 지난 22일(현지시간) "이스라엘로 탈출한 이주자가 러시아에 요구하고 있다"며 "웃기고 슬픈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한 러시아-이스라엘 이중국적자가 소셜미디어에서 '러시아 정부가 이스라엘에 있는 자국민 대피에 서두르지 않는다'고 지적한 글을 소개하면서 "러시아 시민권을 포기하면 국가 보호를 못 받는다는 사실에 놀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 작성자는 이스라엘에 거주 중인 러시아인과 러시아-이스라엘 이중국적자들이 정기 항공편을 이용해 러시아로 올 수 있으나 비용 문제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르그라드는 이스라엘에 거주하는 러시아인 중에서도 "러시아를 떠나면 모든 일이 잘될 것"이라고 생각하며 이스라엘로 도망친 사람을 '반역자'라고 부르면서 "진정한 이주자와 반역자를 구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러시아에서 이주민에 대한 일부의 반발심이 생긴 것은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특별군사작전'을 시작하면서부터다.
러시아 정부를 비판하며 외국으로 떠난 연예인 등 유명인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보수적인 집단에서 정부에 비판적인 이주자들을 '반역자'라고 부르며 거부 반응을 보였다.
이스라엘은 이런 사람들이 많이 이주한 나라 중 한 곳이다.
'특별군사작전'을 비판하며 러시아에서 이스라엘로 이주한 유대계 록 가수 안드레이 마카레비치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격화하자 이스라엘군을 "우리"라고 칭하며 승리를 응원했다.
70세 생일을 앞둔 그는 소셜미디어에서 "안타깝게도 그들(이스라엘군)은 나에게 총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나는 어떤 식으로든 도움이 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러시아에서 이스라엘로 이주한 유대계 코미디언 막심 갈킨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영상을 올렸다.
'백만송이 장미'로 유명한 러시아 국민 가수 알라 푸가초바의 남편인 갈킨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러시아 정부를 비판했다가 외국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외국 대행기관'으로 지정됐다. 마카레비치도 '외국 대행기관' 지정 신세다.
차르그라드는 마카레비치와 갈킨이 소셜미디어에 게시물을 올렸을 때 유럽 투어를 진행하고 있거나 계획하고 있었다면서 "러시아를 배신한 예술가들이 새로운 곳에서도 말로만 애국자 행세를 한다"고 비꼬았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러시아를 비판했던 러시아 억만장자 미하일 프리드만이 이스라엘로 이주했다가 전쟁 이후 러시아로 돌아왔을 때도 러시아 정치권에서는 "시베리아 정치범수용소로 보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 바 있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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