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압사당해요" 신고 빗발칠 때‥"집회에 간첩침투" 첩보만 신속전파
[뉴스데스크]
◀ 앵커 ▶
질문이 남습니다.
거듭 신고가 들어오고 비명소리까지 들렸는데도 왜 경찰은 저리 대수롭지 않은 듯이 움직였을까요?
만 2천 쪽 수사기록 곳곳에는, 당시 경찰의 상황 인식이 안일했을 뿐 아니라, 신경이 온통 다른 쪽에 쏠려있었다는 걸 보여주는 정황이 담겨 있습니다.
바로 용산 대통령실 앞 집회였습니다.
그래선지, 그 시위대에 간첩이 침투해 자작극을 벌일 거라는 믿기 어려운 첩보는 순식간에 형사들에게 전파됐지만, 이태원에 사람이 몰려 위험하다는 신고는 무전으로 제대로 전파되지 않았습니다.
정상빈 기자가 단독 보도 이어갑니다.
◀ 리포트 ▶
작년 10월 29일 저녁 8시경.
서울 삼각지역 사거리에선,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가 끝나가고 있었습니다.
경기남부청의 첩보가 용산경찰서에 전달됐고, 즉시 용산서 형사들에게 뿌려졌습니다.
"경찰복, 군복을 입은 간첩이 침투해, 집회 참가자를 살해하고 윤석열 정부 경찰에 뒤집어 씌우려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형사들은 5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고, 다시 6분 만에 조치했다는 보고까지, 일사천리로 이뤄집니다.
10시 18분 "눈 풀린 여성이 비틀거리며 앉아있다"는 마약이 의심된다는 목격자 신고도 즉시 무전으로 전파됐습니다.
간첩첩보와 교통사고, 택배 절도까지, 이날 112신고들은 무전을 통해 즉각 현장에 알려졌는데요.
하지만, 이곳에서 빗발친 '압사당할 것 같다'는 신고는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습니다.
왜 인파 신고만 제대로 전파하지 않았을까?
저녁 9시 '즉시 출동할 상황'을 뜻하는 '코드제로' 신고가 서울청에서 하달됩니다.
상황실 요원들은 "불법촬영 등 성폭력 신고에 대응하고 있었다"며 뒷전으로 미뤘습니다.
또, "'압사당한다'는 말을 사람이 많다는 관용적 표현으로 생각했다", "다른 축제 때도 비슷한 신고가 많지만, 아무 일 없었다"고 진술했습니다.
지휘부 신경은 대통령실로 향해 있었습니다.
이태원을 담당하는 정보관은, "당일 이태원에 가겠다고 했더니, 정보과장이 '축제에서 할 게 뭐가 있냐'며 집회현장 지원을 지시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정보과장은 "대통령 집무실 이전 뒤 시위 관리를 위해 혼신의 노력을 했다"는 자필 진술서를 검찰에 냈습니다.
[신재윤 변호사/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대통령실 관련 이슈들은 현실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낮음에도 불구하고 경중 판단에 있어서 문제가 있었다…"
용산서장 관용차 운전기사는, 10시 무렵 이태원으로 이동할 때 "이임재 서장이 '차가 이렇게 막히면 대통령 관저는 어떻게 하냐'고 걱정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관저에 입주하기 열흘쯤 전이었습니다.
MBC뉴스 정상빈입니다.
영상취재 : 김승우·남현택·이준하·강재훈 / 영상편집 : 권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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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빈 기자(jsb@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536313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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