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0월 29일 밤 용산서 무전망‥"16분 동안 10번 비명이 울렸다"
[뉴스데스크]
◀ 앵커 ▶
159명의 목숨을 앗아간 10.29 이태원 참사가 이번 주말 1년을 맞습니다.
이태원 특별법은 국회 문턱조차 넘지 못했고, 책임자 처벌은커녕, 경찰 지휘부에 대한 수사도 아직 마무리되지 못했습니다.
MBC는 10.29 이태원 참사의 수사기록 만 2천여 쪽을 확보해 분석했습니다.
161건의 수사보고서, 또, 생존자와 목격자, 경찰과 소방관, 구청 공무원까지 169명의 진술이 담겼습니다.
위험하다고 신고하면 국가가 달려와 도와줄 거라는 믿음이 무너진 사건.
저희는 먼저, 당시 112 신고에 대한 대응부터 확인했습니다.
참사 전에 경찰에 접수된 신고는 총 11건.
경찰은 대부분 "경찰관이 갈 거"라고 안내만 하고 조치를 종결했다고 보고했는데, 이 '안내했다'는 말조차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참사가 시작된 뒤, 용산경찰서 무전망으로는 열 차례에 걸쳐 길게는 7초까지 이어지는 비명이 들렸는데, 지휘부는 못 들었다고 진술했습니다.
나세웅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리포트 ▶
작년 10월 29일, 이태원파출소의 112신고 사건 처리표.
저녁 8시 33분, "인파가 너무 몰려, 길바닥에 쓰러지고 사고가 날 것 같다"는 긴박한 신고가 하달됩니다.
파출소는 "경찰관이 배치됐다고 알려주고 종결했다"고 적었습니다.
20분 뒤 "압사당하고 있다" 거듭된 신고에도 똑같이 조치했습니다.
정말로 안내를 받았을까?
8시 33분 신고자는 "따로 전화받거나 조치를 통보받은 적 없다"고 진술했습니다.
53분 신고자도 "자신은 현장을 빠져나왔고 연락 온 건 없었다"고 진술했습니다.
'사람이 몰려 위험하다'는 신고 11건 중 7건에 대해 "안내 종결"로 기록했는데, 이 기록조차 허위로 의심되는 겁니다.
그나마 출동한 4건의 조치도 엉뚱했습니다.
서울경찰청이 긴급출동이 필요하다며 112신고에 '코드 제로'를 부여한 9시 이후에도, 파출소 옥상에 있던 송병주 용산서 상황실장은 "도로를 확보하라, 쏟아진 인파를 인도로 밀어올리라"고 5차례나 반복해 지시합니다.
국가수사본부는 "밀집을 피할 수 있는 기회를 날렸다"며 "현장을 확인하라고 한 번만 무전을 했다면 달랐을 거"라고 결론냈습니다.
검찰은 10시 15분 참사가 시작된 뒤 용산경찰서 무전망 녹음도 분석했습니다.
10시 19분 4초간 현장 비명소리가 무전망으로 전파됐고 이후 16분간 1초, 5초, 길게는 최대 7초까지, 비명소리가 10차례, 무전망을 통해 실시간으로 용산서 지휘부와 형사들에게 전파됐습니다.
이임재 전 용산서장은 무전 속 비명을 못 들었다고 진술했지만 당시 같이있던 운전기사는 "악하는 비명과 욕설을 들었다"고 진술했습니다.
이날 경찰 병력 운용을 분석한 수사보고서.
"현장 상황이 파악된 10시 32분 바로 기동대 동원이 결정됐다면, 15분 뒤 10시 47분에는 기동대가 왔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구해달라'는 마지막 119신고는 이보다 늦은 11시 1분,
신고자는 구출되지 못하고 숨졌습니다.
MBC뉴스 나세웅입니다.
영상취재: 김승우 / 영상편집: 류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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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김승우 / 영상편집: 류다예
나세웅 기자(salto@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536312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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