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근 “돈봉투, 확실히 100만원 넘어”… 윤관석 주장 반박

방극렬 기자 2023. 10. 23.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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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이성만, 1000만원 주면서 ‘임무 완수했다’ 말해”
2022년 9월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청탁 빌미로 억대 금품 수수 의혹을 받는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이 조사를 받기 위한 출석 중 취재진에 입장을 밝히고 있다./고운호 기자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이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윤관석 무소속 의원에게 전달한 ‘돈 봉투’ 액수가 개당 100만원이 넘었다고 23일 법정에서 증언했다. 윤 의원 측은 앞선 재판에서 ‘봉투당 100만원’씩 2000만원을 받았다고 주장했는데, 그에게 돈 봉투를 전달한 것으로 조사된 이씨가 이를 반박한 것이다.

이씨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2부(재판장 김정곤) 심리로 열린 ‘돈 봉투’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윤 의원에게 건넨 돈의 총액은 6000만원이 맞는다는 취지로 말했다. 돈 봉투 사건으로 기소된 강래구(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씨와 박용수(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 보좌관)씨도 윤 의원에게 건넨 돈 봉투에 300만원씩 들어있다고 진술했는데, 이와 일치하는 것이다.

검찰에 따르면, 문제의 돈 봉투는 2021년 4월 27~28일 박용수(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 보좌관)씨로부터 이씨를 통해 윤 의원에게 전달된 것이다. 이씨는 박씨가 그해 4월 27일 돈 봉투 10개를 쇼핑백에 담아 줬다고 증언했다. 이 봉투 안에는 전액 5만원권이 들어있었다고 했다.

이씨는 돈 봉투에 대해 “액수를 세어 보거나 하진 않았지만 (만져보니) 두툼했다”면서 “구체적인 액수까지 확인한 것은 아니지만, 검찰 조사 때 돈 봉투 두께 테스트를 했을 때 확실히 100만원은 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이씨는 또 검찰 조사에서 “(경쟁 후보였던) 홍영표 캠프에서 300만원을 돌렸는데, 우리(송영길 캠프)가 200만원을 주지는 않았을 테니 300만원일 것 같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검찰이 “혹시 봉투에서 200만원씩 빼내고 100만원씩 전달했느냐”고 묻자 이씨는 “그런 일 없다”고 답했다. 이씨는 “마련한 사람(박용수)과 받아 간 사람(윤관석), 전달을 지시한 사람(강래구)의 액수가 달랐다면 어느 한 쪽에서 난리가 났을 것”이라며 “그런 일 없이 세 분 다 만족했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다음 날인 2021년 4월 28일에도 동일한 돈 봉투 10개를 박씨에게 받아 윤 의원에게 전달한 사실을 인정했다.

반면, 윤 의원은 지난달 18일 재판에서 변호인을 통해 “이씨 등으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돈 봉투 10개씩 총 20개를 전달받은 사실을 인정한다”면서도 “봉투 속을 봤는데, 300만원이 아닌 100만원이 들어있었다”고 주장했다. 봉투당 300만원씩 6000만원이 아닌, 봉투당 100만원씩 2000만원을 받았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사건 핵심 피의자 무소속 윤관석 의원(왼쪽)과 이성만 의원./뉴스1

이씨는 이날 이성만 무소속 의원이 ‘송영길 캠프’에 1000만원을 건넨 정황에 대해서도 증언했다. 검찰이 지난 2021년 3월 30일 이씨와 이 의원의 통화 녹취록 일부를 제시하면서 “이 의원이 캠프 사무실로 찾아와서 돈을 준 상황에 대한 통화가 맞느냐”고 묻자, 이씨는 “예”라고 답했다. 이씨는 “이 의원이 와서 (캠프 내) 회의실로 둘이 들어갔고, 나는 돈을 전달받은 뒤 바로 나왔다”고 말했다.

검찰이 “당시 이 의원이 상의 안쪽에서 돈을 꺼내서 주고, ‘임무 완수했다’는 식으로 말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는데 사실이냐”고 묻자, 이씨는 “그렇다”고 했다. 이씨는 이 의원이 캠프에 갖다 준 1000만원은 20개 봉투에 50만원씩 담아 민주당 지역본부장들에게 전달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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