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수사 vs 이정섭 의혹 놓고 여야 또 충돌

김지은 기자 2023. 10. 23.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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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수사·이정섭 의혹…법사위 대검 국감서 2차 충돌
이재명 수사책임자 '접대 의혹'에 이원석 "검사 청문회 자리 아냐"
육군총장 "홍범도 업적 존중, 육사내 흉상 설치는 부적절"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이원석 검찰총장이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3.10.2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21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막바지로 향하고 있는 가운데 23일 국정감사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가 또다시 최대 쟁점이 됐다. 위장전입 등 논란이 있었던 이정섭 수원지검 차장검사에 대한 새로운 의혹도 제기됐다.

여야는 이날 법제사법·국방·국토교통·기획재정 등 10개 상임위에서 국정감사를 이어갔다.

관심 쏠린 법사위…여 "대선공작 연루" 야 "검찰 수사 부당"

관심은 대검찰청을 대상으로 실시한 법사위 감사에 쏠렸다. 지난 서울중앙지검 국정감사와 마찬가지로 이재명 대표 수사에 질의가 집중됐다.

국민의힘은 '신학림·김만배 허위 인터뷰' 의혹에 이 대표가 연루돼 있다며 검찰의 신속한 수사를 촉구했지만, 민주당은 이 대표 구속영장이 기각된 것 등을 놓고 검찰 수사의 부당함을 강조했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김만배-신학림 허위 인터뷰' 의혹을 거론하며 "지난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유력 후보에 대한 가짜뉴스를 통해 대선 결과를 좌우하려 했던 사건들이 잇따라 확인되고 있다"며 "민주주의 근간을 흔들 중대 범죄"라고 공세를 폈다.

이어 "민주당과 (이재명) 대선 후보가 (가짜뉴스 확산을) 사전에 조율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당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부산저축은행 부실 수사 의혹은 해명돼야 할 중요한 쟁점'이라며 의혹을 기정사실로 했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전주혜 의원도 "(허위 인터뷰 의혹 당사자가) 가짜뉴스 생산과 관련해 거액의 대가를 수수했던 점, 선거 직전에 허위 사실이 보도되고 후속보도·고발이 이어진 점을 볼 때 심각한 사안"이라며 "문재인 정부 검찰이 대선에 개입했다고 볼 수 있다"고 거들었다.

민주당은 대대적인 수사에 검찰이 이재명 특검이냐는 비난이 나온다며 "1년 반 동안 수사한 결과치고 초라한 결과"라고 맞받았다.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이재명 대표 수사팀) 50명이면 울산지검 정도 되는 숫자"라며 "그 정도 검사를 투입해 6차례나 소환조사하고 376차례 압수수색을 했는데, 검찰이 아니고 '이재명 특검팀'이라는 비판이 나올 정도"라고 꼬집었다.

같은 당 박범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민생 중심의 경제를 운영하자고 하는데, 1년 내내 (이 대표) 한 사람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신문 1면 톱이 되는 것이 우리나라 현실"이라며 "이원석 검찰총장의 대검찰청이 있지만, 한동훈 장관이 수사를 지휘하는 느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의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 수사 등을 지휘하는 이정섭 수원지검 2차장검사가 과거 수사했던 대기업 임원으로부터 고급 리조트에서 접대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김의겸 민주당 의원은 몇 장의 사진을 공개하며 "이정섭 수원지검 2차장검사와 가족이 2020년 12월 24일 강원도 고급리조트에 초대받아 접대받는 모습"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초대한 주체는 재계 서열 10위 내 재벌그룹 부회장으로, 이 재벌그룹을 이 차장검사가 굉장히 오래 수사해왔다"며 "수사했던 그룹 핵심인물로부터 대접을 받는 게 적절한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이와 관련 "제기한 의혹도 잘 살펴보겠다"면서도 "국정감사장이 한 검사에 대해서 인사 청문회를 하는 건 아니지 않냐"고 밝혔다.

이어 "이재명 대표에 대한 수사도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제 책임하에 있다"며 "이정섭 차장이 수원지검 2차장으로 안 갔으면 이런 의혹이 제기됐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맞붙었다.

[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3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2023.10.23. jtk@newsis.com

여당, 국토위서 법인카드 유용 의혹 총공세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는 이 대표 배우자의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이 도마 위에 올랐다.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은 김동연 경기지사를 상대로 "(김 지사가) 공직생활을 오래했는데, 이재명 전 지사 부인 김혜경씨 법인카드 의혹을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물었다.

김 지사는 "수사 결과에 따를 것이고 다른 분에 대해서는 제가 언급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공직제보자가 공익제보자로 인정되는지도 검찰 수사로 넘어간 상태이기 때문에 수사 과정에서 밝혀지지 않을까 싶다"고 답했다.

정동만 국민의힘 의원도 김 지사에게 "법카로 명품 로션, 비싼 탈모샴푸, 제수용품 사는게 정상적 공직자 맞나"라며 "지사와 같이 다니는 공무원이 하인이나 개인비서가 아니지 않나. 도지사가 배우자의 유용을 몰랐다는 게 말이 되는 이야기인가"라고 추궁했다.

그러자 이소영 민주당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경기도 업무추진비 사용은 국가위임 사무도 아니고 고유사무다. 예산을 지원하는 것도 아니다. 국감 대상이 아닌 게 명백하다"며 "왜 의원들이 월권적으로 질의하나. 국회와 의회의 할 일이 엄연히 다른데 그걸 분간하지 못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발끈했다.

한준호 의원도 "국토위에서 하는 경기도 국감이다. 행안위도 아니고, 저희가 다뤄야 하는 사안들이 김건희 여사 일가와 관련된 고속도로 문제나 공흥지구 개발 등 상당히 많은데 반박용으로 법카 문제를 호도하는 건 좋지 않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학용 국민의힘 의원은 "법카문제를 계속 하는 것도 옳지 않고, 국회에서 주구장창 울궈먹은 서울-양평고속도로를 여기 와서 또 하는 것도 옳지 않다고 본다"며 "우리 당이나 민주당이나 이제 정치적인 건 자제하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계룡대=뉴시스] 강종민 기자 = 23일 충남 계룡대 육군본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의 육군본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권영호 육군사관학교장이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관련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3.10.23. ppkjm@newsis.com

'홍범도 국감' 된 육군본부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육군본부 국정감사에서는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을 놓고 여야가 또 충돌했다.

야당은 대통령의 이념 논쟁에 군이 휘둘리고 있다고 질타했다.

윤후덕 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들은 옳다. 이념 논쟁을 접고 민생에 집중하자'고 한 만큼 이제는 이념 논쟁을 멈춰야 한다"면서 "국민의 63.7% 정도가 육사 홍범도 흉상 이전을 반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 당 정성호 의원은 "정예 육군 간성을 육성해야 할 육사가 이념과 갈등 문제의 진원지가 된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면서 "군에서 할 일은 군의 민생을 살피는 일이다"고 꼬집었다.

김병주·기동민 의원도 "작년 국감 때 신원식 전 의원의 지적에 따라 흉상 이전 문제가 본격화됐다"면서 "공산당 활동을 했다는 식으로 홍범도 장군 흉상을 이전할 거면 1대부터 11대 육군 참모총장도 일본에 헌신 봉사한 사람들인데 이들에 대한 역사지우기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여당은 문재인 정부가 육사 내 홍 장군 흉상 설치를 졸속으로 추진했다며 책임을 돌렸다.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은 "육사 흉상 설치는 전 정부 때인 2018년 1월부터 추진돼 그해 3월 1일 제막식을 가졌다"며 "지난 정부 때 주먹구구식으로 추진해 논란을 키운 대표적인 정책으로 전 정부 때부터 논란을 키웠다"고 맞받았다.

같은 당 성일종 의원은 "8년 만에 부활 육사 졸업식에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하면서 기획된 것으로 홍범도 장군 흉상 제막 등은 급조된 것"이라면서 "육사가 안중근 동상을 건립하면서는 조형물관리 위원회를 꾸려 추진한 반면 홍범도 장군 흉상은 한 달 반 만에 급조한 행사로 드러났다"고 가세했다.

성 의원은 "육사 졸업식을 앞두고 대통령 한 사람을 위해 흉상 제막식이 이뤄졌다"며 "지금이라도 왜곡하지 말고 정상적으로 진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채익 의원은 "홍범도 장군이 육사와 무슨 관계가 있기에 육사로 끌어들였는지 자문해 봐야 한다"면서 "이런 문제가 역사 왜곡의 전형이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박정환 육군참모총장은 "홍 장군을 포함해 항일투쟁, 광복운동 그들의 업적은 위대하고 존중받아야 한다"면서도 "육사의 홍 장군 흉상은 적절치 못하다"고 피력했다.

이어 "엄중한 안보 현실 속에서 육사 생도들이 6·25 전쟁과 북한학을 배우지 않고도 졸업을 하고 공산주의 이력이 있는 분의 흉상을 세우고 이런 것들이 과연 생도들의 교육 또 육사 설립 취지에 맞는가"라며 "흉상 하나만 보지 말고 대적관을 흐리게 만든 육사 정체성을 흔드는 그런 일을 바로잡는 일환이라고 이해해달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kje132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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