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킥보드 아우르는 대중교통 환승…최적 경로 안내까지

김준용 기자 2023. 10. 23.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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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중교통 빅체인지 <하> 통합모빌리티서비스 ‘마스’

- 스마트폰으로 통합 플랫폼 구현
- 수요응답형 버스도 이용 가능해
- 개인 통행 행태·선호도 분석해
- 가장 빠른 교통수단 등 제안하고
- 실시간 교통상황 반영 길안내도

- 市, 에코델타시티서 시범 사업
- 2030년 도입… 수송분담률 제고

부산의 대중교통 혁신을 위한 첫걸음은 이미 시작됐다. 부산시는 지난 3월 대중교통 혁신방안 3개 분야(12개 과제)를 발표하고 2030년까지 대중교통 수송분담률을 6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공개했다. 빅데이터 기반의 정보통신(IT) 기술을 활용한 부산형 통합모빌리티서비스(MaaS·마스)가 핵심이다. 버스와 도시철도를 포함하는 전통적인 대중교통뿐만 아니라 최근 급속도로 늘어나는 PM(개인형 이동수단)까지 하나로 묶어 이용하도록 한다는 게 기본 개념이다. 도시에서 이용 가능한 모든 이동수단을 총괄하는 플랫폼을 만들어 대중교통 이용자가 ‘불편을 감내하지 않는’ 구조를 만든다는 목표가 담겼다.

23일 부산 부산진구 서면환승센터 버스 승강장에서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2030년 부산의 교통은

2030년 부산 기장군에 사는 30대 김씨는 매일 오전 7시면 눈을 뜬다. 그는 최근 시내 중심가에서 기장군 외곽으로 이사했지만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은 바뀌지 않았다. ‘부산형 마스’가 사상구 회사까지 최단 경로를 맞춤형으로 알려주기 때문이다. 샤워를 마친 김 씨는 휴대전화를 열어 마스 앱을 켠다. 회사까지 대중교통 최단거리가 상세히 표시돼 있다. 집에서 도보 20분 거리에 있는 정류장에 10분 뒤 인근 도시철도 역으로 가는 버스가 도착한다는 알림이 떴다. 김 씨가 집 근처 전동킥보드를 검색하니, 집 대문 앞에 한 대가 놓여 있다는 표시가 뜬다. 김 씨는 전동킥보드를 타고 5분 만에 버스 정류장에 도착한다.

김 씨는 시내 버스를 타고 도시철도역에 무사히 도착한다. 도시철도역에서 목적지로 향하는 최단 환승 경로를 확인한 뒤 전차에 올라탄다. 출근하던 김 씨는 ‘강서구의 협력업체로 가보라’는 지시를 받는다. 도시철도에서 김 씨는 다시 앱을 열어 목적지까지 가장 빠른 교통수단을 찾는다. 도시철도 대저역에서 DRT(수요응답형 교통)를 호출할 수 있다는 표시가 뜬다. 김 씨는 역 도착 시간에 맞춰 DRT를 호출한다. DRT를 타고 최종 목적지에 내린 김 씨는 휴대전화를 통해 결제를 진행한다. PM과 버스, 도시철도, DRT를 이용했지만 휴대전화를 이용해 단 한번만 결제를 진행하면 된다.

결제를 위해 스마트폰을 조작하던 김 씨는 불과 몇 년 전 자신의 모습이 떠오른다. 아침에 허겁지겁 일어나 버스 정류장까지 ‘전력질주’하고, 혹시라도 늦을까 시계를 수십 번씩 확인하면서 정류장에서 발을 동동 구르던 모습이다. 김 씨는 문득 생각한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게 언제 이렇게 편해진 거지?”

▮대중교통의 개인화

도심에 주차된 공유형 전동킥보드들. 국제신문 DB


2030년 ‘부산형 마스’ 도입 이후 부산지역의 대중교통 변화를 예상한 내용이다. 부산시는 교통수요 변화, 새로운 교통수단 출연 등 환경변화에 따라 버스·도시철도·택시뿐만 아니라 PM까지 하나의 플랫폼으로 묶는 ‘부산형 마스’ 도입을 추진 중이다.

23일 시에 따르면 시는 ‘부산형 마스’ 도입을 위해 PM 사와 환승 방안을 위한 협의체 구성을 잠정적으로 합의한 상태다. 부산 인구는 330만 명 수준으로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지만, 자동차 보유대수는 지난해 기준 150만대로 10년 전(2012년)보다 27.6% 늘었다. 승용차 비율은 지난해 84.2%로 2012년(78.4%)보다 15.8% 포인트 늘었다. 코로나 확산 기간 대면접촉을 피하기 위해 대중교통 이용객이 줄면서 승용차 수송 분담률이 늘어났다.

‘부산형 마스’는 시민이 대중교통 이용 불편함을 줄이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개인의 통행행태와 선호도를 반영해 교통수단 제안·예약 서비스를 제공하고, 여러 교통수단 요금을 한 번에 결제 가능한 서비스가 포함될 예정이다. 여기에 요금 지불 방식도 이용자의 다양성을 고려해 다양하게 구성하고, 이용 교통수단의 정보와 통행과 관련한 실시간 정보를 제공하는 기능도 장착될 예정이다.

‘부산형 마스’ 타당성 조사·기본구상 수립 용역 중간보고(1차) 자료를 보면 현재 부산의 마스 서비스 수준은 1.5단계 수준이다. ▷0단계는 각각의 이동 수단이 개별적으로 제공되는 수준 ▷1단계는 개별적 교통 수단의 경로와 비용 정보가 통합된 상태로 제공되는 수준(카카오맵 등) ▷2단계는 개별적인 이동 수단의 예약·결제가 하나의 서비스에서 제공되는 수준(카카오T 등) ▷3단계는 서로 다른 개별적인 이동 수단을 모두 통합해 하나로 제공하는 수준(부산형마스)을 뜻한다.

시 관계자는 “2030년 ‘부산형 마스’ 본격 도입 전인 2025년께 강서구 에코델타시티 등에서 시범사업 진행을 논의 중”이라며 “‘부산형 마스’는 이용자의 불편을 최대한 줄여 대중교통 수송분담률을 60%까지 끌어올리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철도·여객선 연계 필요”

시는 지난 8월 31일부터 지난달 6일까지 ‘부산형 마스’ 도입 구상을 위한 온라인 설문(1170부)을 진행했다. 이용 의사에 관한 질문에 ‘이용할 것’이라는 응답이 전체의 85.0%(적극이용 29.4%·이용 55.6%)로 조사됐다. 제공받고 싶은 연계서비스를 묻는 항목에는 ‘항공·철도·여객선을 연계해달라는 응답이 42.9%로 집계됐다. 관광 연계가 필요하다는 답변도 29.1%로 조사됐다.

요금 결제 방법으로는 교통(신용)카드가 49.9%로 스마트폰 앱 결제(49.7%)보다 약간 높게 나타났다. 부산형 마스 도입시 교통수단을 묻는 질문에는 81.5%가 대중교통을 이용하겠다고 답했다. 승용차 이용 감소를 선택한 이는 37.7%였다. 다만 응답자의 84.1%가 마스를 전혀 모른다고 답했다. 들어본 적 있다는 14.6%, 잘 안다는 답변은 1.3%에 불과했다.

시 관계자는 “‘부산형 마스’를 이용할 것이라는 비율이 매우 높고, 시행 후 대중교통 이용 의향 비율도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적극적인 홍보 방안과 함께 합리적인 요금 수준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공동기획: 국제신문, 부산광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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