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우리는 왜 불행과 재난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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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이태원 핼러윈 참사는 우리 사회 트라우마로 남아있다.
스마트폰이 희생자가 심폐소생술을 받는 모습을 담을 때, CCTV 화면이 범죄자가 흉기를 들고 사람들을 위협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 드론 카메라가 지하차도의 시내버스가 물에 잠겨 있는 모습을 비출 때, 이러한 장면들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책은 타인의 고통을 보는 일은 그저 사회적으로 불안감과 공포심을 가중하며, 국민을 트라우마에 빠지게 하지 않겠느냐고 문제를 제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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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정 지음/웨일북 펴냄
1년 전 이태원 핼러윈 참사는 우리 사회 트라우마로 남아있다. 희생자 가족의 고통은 형언할 수 없다. 나아가 소셜 미디어를 통해 현장의 충격적인 장면이 실시간 공유되면서 '고통의 사회화'가 진행됐다. 어디 이태원 참사뿐이겠는가. 소셜미디어가 전 세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생중계하는 시대다.
스마트폰이 희생자가 심폐소생술을 받는 모습을 담을 때, CCTV 화면이 범죄자가 흉기를 들고 사람들을 위협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 드론 카메라가 지하차도의 시내버스가 물에 잠겨 있는 모습을 비출 때, 이러한 장면들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책은 타인의 고통을 보는 일은 그저 사회적으로 불안감과 공포심을 가중하며, 국민을 트라우마에 빠지게 하지 않겠느냐고 문제를 제기한다.
하지만 고통을 바라보는 시선을 거둬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고통에 무관심하라는 경고도 아니다. 고통을 목격한 뒤 해야 할 일이 아주 많다는 격려의 메시지다. 저자는 국내 재해 현장, 홍콩 민주화 시위 한복판, 광주 평화광장과 캘리포니아주의 마약 거리를 목도하며 고통을 변화의 시작점으로 만드는 방법을 모색한다. 그리고 함께 뒷이야기를 씀으로써 변화를 만들어내는 '공적 애도'라는 해결책을 제시한다. 우리의 '응시'는 어떻게 변화의 동력이 되는가. 연민과 공감, 대상화라는 한계를 끌어안고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을 차근차근 찾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자극적 내용과 화면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지금, 건조하게 사실을 전달하는 뉴스 전달자로서 미디어에 대해서도 한마디 한다. 뉴스는 해결책을 갖지 못한 불완전한 속성을 띠지만 '촉구의 힘'이 있음을 환기한다. 뉴스의 위기에 직면해 보는 것에서 끝나는 매체가 아니라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기자와 시청자가 함께 뉴스를 완성해 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규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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