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옳다’더니 독립영웅실도 철거…광복회 “신종 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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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회가 육군사관학교(육사)의 독립전쟁 영웅실을 철거에 관해 "백선엽 장군의 국립현충원 친일행적 기록 삭제, 독립영웅 흉상 철거에 이은 신종 매국 행위에 다름없다"고 말했다.
육군은 지난 16일부터 홍범도, 김좌진 장군 등 7명의 항일독립운동가를 기리는 육사의 독립전쟁 영웅실이 "특정 시기 및 단체 관련 중복이나 편향성에 관한 우려가 있다"며 시설물 등을 철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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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상 철거에 이어 7명 독립운동가 기념실 철거
광복회가 육군사관학교(육사)의 독립전쟁 영웅실을 철거에 관해 “백선엽 장군의 국립현충원 친일행적 기록 삭제, 독립영웅 흉상 철거에 이은 신종 매국 행위에 다름없다”고 말했다. 육군은 지난 16일부터 홍범도, 김좌진 장군 등 7명의 항일독립운동가를 기리는 육사의 독립전쟁 영웅실이 “특정 시기 및 단체 관련 중복이나 편향성에 관한 우려가 있다”며 시설물 등을 철거하고 있다.
광복회 고위 관계자는 23일 한겨레에 “지금 국민들에게 무엇이 중요한가.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이후 독립전쟁영웅 흉상 철거와 관련해 국민의 비판 여론을 겸허히 수용해야 하는 시점에서 왜 이런 결정을 내리는지 알 수 없다”며 “반성 없이 여론을 거스르는 독립전쟁 영웅실 철거 계획을 당장 중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독립전쟁 영웅실 철거는) 흉상 철거에 대한 다수 국민의 비판 여론에 도전하는 듯한 무모한 시도로, 배후가 있다면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광복회는 독립운동 유관단체들과 함께 육사 내 독립영웅실 및 독립영웅 흉상 철거 백지화를 위해 독립운동 역사를 폄훼하는 어떤 세력과도 맞서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20일 이종찬 광복회장은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대한독립군 무명용사 추모제에서 우리 군의 뿌리는 일제강점기 독립군 무명용사라며, 육사 내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이 회장은 “(광복 뒤) 미국 군정청이 만든 군대 조선경비대가 군의 시초라고들 하면 독립군 무명용사 제사를 지내는 게 의미가 없다”며 “국군의 역사를 바로 세워야 한다. 육사 내 독립영웅 흉상은 물론, 독립군 무명용사들까지 포함해 어떤 흉상도 철거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의 육군본부 국정감사에서는 육군참모총장과 육사 교장이 “육사 내 홍범도 장군 흉상이 생도들의 대적관을 흐리게 한다”고 말해 논쟁이 벌어졌다.
박정환 육군참모총장은 “홍범도 장군 등 독립영웅 흉상 설치가 (육사의) 대적관을 흐리게 했다고 보느냐”는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물음에 “일정 부분 흐리게 한 요인이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그는 “육군총장이 헌법 정신을 부정하고 독립영웅을 부정하며, 일제에 항거한 역사를 지우는 것이 옳은가”라는 추가 질의에 “육사의 설립 취지와 목적은 광복운동, 항일운동 학교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에 안 의원은 “총장, 정신 차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박 총장은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이 “6·25 때 나라를 지키기 위해 공산주의 침입에 맞서 싸운 전당(육사)에 공산주의 참여 이력이 있는 (홍범도) 장군의 흉상을 놓는 것이 정당하냐”는 질문에 “정당하지 않다”고 답했다. 권영호 육사 교장도 “홍 장군이 독립운동에서 성과를 이뤘지만 육사 내에 그의 흉상을 설치하는 것은 생도들의 대적관을 약화할 우려가 있다”며 철거·이전 방침을 고수했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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