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한-사우디, 새 분야 '퍼스트 무버' 거듭나야"(종합)

킹 사우드 대학서 외국 정상으로 처음 연설
청년세대 교류 강조…장학금·유학 프로그램 확대

(리야드·서울=뉴스1) 최동현 정지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한국과 사우디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이끌어가는 '퍼스트 무버'(개척자)로 이제 거듭나야 한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킹 사우드 대학을 방문해 외국 정상으로는 처음 연설에 나섰다.

1957년에 설립된 사우디 최초의 대학 킹 사우드는 사우디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졸업한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윤 대통령은 '청년, 미래를 이끄는 혁신의 주인공'을 주제로 약 10분간 이어진 연설에서 대학생 청중을 바라보며 '미래세대'를 전면에 내세웠다.

윤 대통령은 "혁신을 통해 비약적 성장을 이룬 나라들은 예외 없이 창의와 다양성을 존중하면서 미래인재를 양성했다"며 "변화와 혁신을 만들고 실천하는 원동력은 미래세대인 청년 여러분"이라고 했다.

30세 이하 청년이 전체 인구의 63%를 차지하는 점을 언급한 윤 대통령은 사우디가 '젊은 국가'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진취적인 사우디 청년들은 창업에 적극적이고 새로운 문화와 기술에 수용성도 매우 높다"며 "빈 살만 왕세자는 경제와 사회 모든 분야에서 청년과 여성의 역할과 위상을 높이는 데 힘써 왔다"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한-사우디가 협력 관계를 발전하려면 미래세대 간 교류가 활발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장차 한국과 사우디의 우호 협력 관계는 양국 학생과 전문가들이 활발히 교류하고 함께 연구할 때 더욱 깊어질 수 있다"며 "미래 한국과 사우디의 우호 협력은 미래세대인 여러분에게 달려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청년세대 간 교류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보다 많은 사우디 청년이 한국을 방문해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 문화를 체험하며, 다양한 분야의 교육과 연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사우디 학생을 대상으로 정부 장학금 지원을 확대하는 한편 바이오, 메디컬, 재생에너지 등 첨단 분야 연구를 비롯한 유학 프로그램도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킹 사우드 학생 여러분이 더욱 큰 꿈과 포부를 안고 미래를 향해 도전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윤 대통령은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여러분의 선조인 아라비아인이 동서양 문물 교류에 선도적 역할을 했고, 인류 문명 발전과 풍요로운 번영에 크게 기여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행사에는 킹 사우드 학생 2000여명이 참석했다. 여학생들은 온몸을 천으로 감는 이슬람 여성 복장인 부르카나 머리를 둘러싸는 히잡을 착용했다.

연설이 끝난 뒤에는 질의응답이 진행됐다.

자신을 법대 정치학과에서 공부하는 학생이라고 밝힌 한 여학생은 수소차와 전기차에 관심이 많다며 친환경차 분야에 사우디 청년이 참여할 기회가 있을지 물었다.

윤 대통령은 "현대자동차와 사우디가 전기차 공장을 건설하기로 결정한 것은 한-사우디 경제협력에서 새로운 변화의 상징"이라며 "당연히 한국과 사우디 청년들이 이런 변화의 주인공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kingk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