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교육 현장에서] 행복 피어나는 교실을 꿈꾼다

차수영 연천중 교사 2023. 10. 23.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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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선생님이라서 행복하세요?" 졸업한 첫 제자가 얼마 전 나를 찾아와 던진 질문이다.

서툰 모습을 지적하기보다는 조언과 격려로 보듬어 주시는 선배 교사, 학부모로부터 온 첫 민원 전화로 울고 있던 나를 토닥여 준 동료 교사, 늘 '너는 최고야'를 외쳐 주시는 등 함께하는 선생님들이 전해 주는 위로에 무너진 마음을 다잡고 힘을 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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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선생님이라서 행복하세요?” 졸업한 첫 제자가 얼마 전 나를 찾아와 던진 질문이다. 선뜻 답을 할 수가 없었다. 최근 교직에서 일어난 가슴 아픈 일들이 우리 모두의 아픔으로 다가오면서 ‘선생님’과 ‘행복’이라는 단어의 조합이 어색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나는 교직에 들어선 지 2년 차인 신규교사이다. 첫 제자들이 생긴다는 생각에 들뜬 것도 잠시, 시시때때로 일어나는 돌발 상황에 난감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수업 시간에 책상 위에 물을 뿌리는 학생, 교실 앞에 나와서 노래 부르고 춤추는 학생 등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당황스러웠다. 기대와 다른 현실, 그리고 돌발 행동을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에 스스로가 작아지고 자존감이 떨어지는 순간들도 있었다. 전쟁 같았던 첫 해가 지나고 2년차가 되며, 조금은 익숙해졌을 것이라던 나의 기대는 무참히 무너졌다. 새 학년이 되고 모든 것이 리셋 되며 새 학생들을 만났다. 유난히 활발한 우리 반 아이들의 넘치는 에너지를 감당하기 힘들 때도 많고, 짓궂은 장난에 상처를 받을 때도 있다. 학교 현장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학생들을 잘 가르치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교사가 되니 수업이 전부가 아니었다. 내가 기대한 것과는 다른 학교생활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 순간 나를 선생님으로 살게 하는 것은 나의 학생들과 동료 교사들이다. 과격한 몸싸움, 학교 기물 파손 등으로 속상하게 하던 학생들이지만, 복도 끝에서부터 ‘선생님~’하고 부르며 달려와 안길 때면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나를 유난히 힘들게 했던 학생이 스승의 날에 보내 온 감사 편지 한 장, 원하는 고등학교 진학에 성공하여 학교생활이 즐겁다는 학생의 메시지, 장기자랑 무대에서 ‘선생님 사랑해요.’를 외치는 아이들. 학생들로 인해 힘들다가도, 아이들의 따뜻함에 웃게 된다.

신규교사의 좌충우돌 삶을 행복하게 꾸려 나가게 하는 또 하나의 원동력은 마음의 버팀목이 되어주는 따뜻한 선배 교사, 동료 교사들이다. 서툰 모습을 지적하기보다는 조언과 격려로 보듬어 주시는 선배 교사, 학부모로부터 온 첫 민원 전화로 울고 있던 나를 토닥여 준 동료 교사, 늘 ‘너는 최고야’를 외쳐 주시는 등 함께하는 선생님들이 전해 주는 위로에 무너진 마음을 다잡고 힘을 낼 수 있었다. 그럴 때면 나도 힘을 주는 멋진 선배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선생님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요즘이다. 교실이라는 공간이 마치 사각의 링에 오르는 것처럼 두렵다는 선생님의 이야기도 들은 적 있다. 나와 같은 신규교사에게는 더욱더 그렇다. 교사라는 직업이 쉽지 않은 것은 분명하지만 힘이 되어주는 아이들, 동료 선생님들이 있어서 오늘도 나는 아이들의 꿈이 아름답게 피어나는 행복한 교실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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