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마스 전쟁’ 개입이냐, 방관이냐… 딜레마 빠진 이란

이지안 2023. 10. 23.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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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하마스 전쟁) 확전의 최대 변수인 이란이 '개입이냐, 방관이냐'를 두고 딜레마에 빠져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결국 "이란은 가자지구에서 자신들의 '팔(arm·하마스)'을 구하기 위해 헤즈볼라를 전투에 보낼 것인지, 아니면 이 팔을 잘라낼 것인지에 대한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고 이스라엘 정보기관 출신 아비 멜라메드는 로이터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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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고위 성직자 측근인 관리 9명 인용 보도
가자지구 침공 관여하지 않으면
범이슬람 수호자 권위 약화 우려
40년 중동 패권 전략 타격 불가피
이스라엘 공격하면 美 보복 야기
경제난 속 국민들 거센 분노 촉발
“現상황 유지 방향으로 합의 상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하마스 전쟁) 확전의 최대 변수인 이란이 ‘개입이냐, 방관이냐’를 두고 딜레마에 빠져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는 이란 최고의사결정기구에 속하는 고위 성직자들의 측근인 관리 9명의 말을 인용해 이란이 격화하는 이·하마스 전쟁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에 대한 난관에 봉착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지난 18일(현지시각) 이란 사람들이 테헤란의 혁명광장에서 열린 반이스라엘 집회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AP뉴시스
이란은 종신직인 아야톨라(최고성직자)가 국가 원수로 행정부 수반에 불과한 선출직 대통령 위에 있는 신정국(神政國), 이슬람공화국이다.

이란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을 방관하는 것은 40년 넘게 추구해온 이란의 중동 패권 전략을 크게 약화하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게 이란 관리들의 생각이다. 이란은 이스라엘에 맞서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건설이라는 이슬람권 전체의 ‘대의’를 앞장서 지켜낸다는 수호자의 입지를 확보해 왔다. 반(反)이스라엘 전선을 구축하는 하마스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예멘 후티 반군 등 이른바 ‘저항의 축’ 세력에 연간 수억달러 이상을 지원하면서다. 이·하마스 전쟁에 개입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수호자로서의 권위가 약해질 수 있다고 이란은 우려하고 있다.

관리들은 동시에 이란이 본격적으로 개입해 이스라엘을 대규모로 공격하면 양측의 군사력을 비교하고 미국의 보복을 불러일으켜 막대한 피해를 볼 것 등을 가정할 때 이는 경제 위기에 휩싸인 이란에서 통치자들을 향한 거센 대중의 분노를 촉발할 것으로 본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미국은 이란의 개입을 막기 위해 이란의 원유자금 재동결에 나섰으며, 추가 경제제재도 경고하고 있다.
결국 “이란은 가자지구에서 자신들의 ‘팔(arm·하마스)’을 구하기 위해 헤즈볼라를 전투에 보낼 것인지, 아니면 이 팔을 잘라낼 것인지에 대한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고 이스라엘 정보기관 출신 아비 멜라메드는 로이터에 말했다.

로이터는 이란 고위성직자들이 우선은 현 상황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합의가 이뤄진 상태라고 전했다. 헤즈볼라 등에 ‘낮은 수준’의 공격만을 허락해 이란이 전면적으로 분쟁에 휘말리지 않도록 관리한다는 것이다. ‘제한적 공격 허용’ 전략이다.

미국 역시 확전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진격을 최대한 늦추려 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복수의 당국자 말을 인용해 인질 협상을 위한 시간이 필요하고, 가자지구 공격이 이란의 하마스 지원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대비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미국의 이스라엘 가자 공격 연기 요청의 배경으로 설명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무력 충돌이 계속되는 가운데 22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남부 베에리 키부츠(집단 농장)에서 수색대원이 하마스 공습으로 파괴된 건물을 조사하고 있다. 베에리=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은 서서히 가자지구로 접근 중이다. 이스라엘군은 전날 밤 가자지구 안으로 보병과 기갑부대를 파견해 하마스 집결지를 향한 ‘제한된’ 기습작전을 펼쳤다고 23일 밝혔다. 가자시티 남쪽 칸유니스 지역에서 이스라엘군과 하마스의 교전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이 작전을 가자지구 안쪽으로의 ‘깊숙한(deep)’ 침투라고 묘사했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내 지상작전 실행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접경지역에 집결 중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이지안 기자,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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