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사우디 청년에 한국서 '자동차 공학' 배울 길 열겠다"(종합)
"오일 파동 때 한국 청년 '사우디 인프라' 참여"
"한-사우디, 퍼스트무버 거듭로…원동력 청년"
중동 확전 긴장…"여러분 선조 인류문명 기여"
[서울=뉴시스] 양소리 김승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의 킹 사우드 대학교에서 사우디 학생들에 국내 자동차 학과 등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리야드 시내에 있는 킹 사우드 대학을 찾아 학생 2000여 명을 대상으로 연설에 나섰다. 이 대학은 1957년 사우디 왕실에서 고숙련 기술자 양성을 목표로 건립한 사우디 최초의 대학이다. 킹 사우드 대학에서 연설을 한 외국 정상은 윤 대통령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수소차나 전기차와 같은 분야의 교류 협력에 사우디 청년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지 궁금하다'는 학생의 질문에 "물론이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에 현대자동차와 사우디가 함께 전기차 공장을 건설하기로 결정한 것은 한국-사우디 경제협력의 새로운 변화의 상징"이라며 "이제 한국과 사우디는 완제품을 서로 교환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기술을 개발하고 또 함께 상품을 만들어내는 그런 공동개발 공동생산의 시대로 변화했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와 사우디 국부펀드는 '한-사우디 투자포럼'을 계기로 약 4억 달러(약 5408억원) 규모를 합작 투자해 자동차 조립공장을 설립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킹압둘라 경제단지에 건설되는 이 자동차 공장은 2026년부터 연간 5만대의 전기차와 내연차를 양산할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당연히 한국과 사우디의 청년들이 바로 이러한 변화의 주인공"이라며 "국내 자동차 학과들이 있다. 또 공과대학에 자동차와 관련된 기계공학 배울수있는 프로그램도 많이 있다"고 했다.
이어 "사우디 청년들이 유학을 원하면 얼마든지 여러분에게 길을 열어드릴 것"이라며 "사우디에 자동차, 기계공학, 전기차 관련 다양한 분야의 학과가 만들어진다면 우리 정부도 적극 지원할 생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은 도전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한강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역사적인 한국의 경제 성장을 어떻게 평가하는가'라는 질문에 "한국 국민들의 교육에 대한 열정이 주효했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모든 것이 폐허가 됐을 때 자식을 가르치고 후대를 교육하는 것만큼 국가를 세울 수 있는 일이 없다고, 당시에 선조들이 판단한 게 아주 옳았다"고 했다.
한강의 기적을 이룬 두 번째 요인으로는 해외 투자를 꼽았다. 윤 대통령은 "제대로 된 산업 기술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한국을 믿고 (해외 국가들이) 많은 경제 협력과 투자를 해줬다"고 했다.
윤 "한-사우디, 퍼스트 무버로 거듭나야…원동력은 청년"
윤 대통령은 고려 왕조 시대 아라비아 상인들에 의해 '꼬레' 또는 '코레아'라는 이름이 세계에 널리 알려지게 됐다며 "지금 대민의 국명인 '코리아'가 바로 아라비아 상인들에 의해서 붙여졌다는 것을 여러분도 잘 알고 계시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전쟁의 폐허에서 '한강의 기적'을 이룰 수 있었던 배경에는 "1970년대에 고속도로 건설을 비롯해서 인프라 협력으로 맺어진 한국과 사우디의 특별한 동반자 관계"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지금 대한민국은 "반도체, 2차 전지, 인공지능과 같은 첨단 기술 분야에서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사우디가 포스트 오일 시대를 대비해 '비전 2030'을 수립하고 주력 사업을 디지털, 친환경, 그린 산업으로 전환해 나가고 있다며 "변화와 혁신을 선도해 가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비전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제 "한국과 사우디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이끌어가는 퍼스트 무버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혁신을 통해 비약적인 성장을 이룬 나라들은 예외없이 창의와 다양성을 존중하면서 미래의 인재를 양성했다"며 "변화와 혁신을 만들고 실천해가는 원동력은 바로 미래세대인 청년"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빈 살만 왕세자는 경제와 사회 모든 분야에서 청년과 여성의 역할과 위상을 높이는 데 힘써 왔다"며 "여러분들이 사우디 미래의 주인공"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양국의 우호 협력관계는 양국의 학생과 전문가들이 활발히 교류하고 함께 연구할 때 더욱 깊어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올해 10월 초에 세계 최대 규모의 K-컬쳐 페스티벌인 '케이콘 사우디아라비아 2023'이 리야드에서 성공적으로 개최됐다. K-팝, K-드라마, K-푸드에 높은 관심을 가지고 성원을 보내주시는 사우디의 청년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중동 확전 긴장감…윤 "여러분 선조는 인류문명에 기여"
이어 "그러한 과정에서 한국과 사우디의 청년들이 함께 협력하고 성장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여러분의 선조인 아라비아인들이 동서양의 문물교류의 선도적 역할을 했고 인류문명의 발전과 풍요로운 번영에 크게 기여했다는 사실을, 여러분이 잊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마지막 발언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서 '아랍의 맹주'로 불리는 사우디의 역할을 촉구한 메시지로 보인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국경 지역에 병력을 배치하고 지상군 투입이 임박했다는 신호를 보내는 중이다. 이란의 개입 등 전쟁 확대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등은 확전을 막기 위해 물밑에서 외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이날 강연에는 유스프 빈 압둘라 알 벤얀 사우디 교육부장관, 바드란 알 오마르 총장 등 킹 사우드대 교원들을 비롯해 킹 사우드대 학생 2000여 명이 참석했다.
우리 정부에서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박진 외교부장관, 방문규 산업부장관, 원희룡 국토부장관,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박준용 주사우디대사, 엄동환 방위사업청장, 장상윤 교육부차관, 김태효 안보1차장, 김은혜 홍보수석, 최상목 경제수석, 강의구 부속실장 등이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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