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하마스, 가자지구 지상 '첫 교전'… "궤멸까지는 수개월"

윤세미 기자, 박가영 기자 2023. 10. 23.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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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가자지구 안에서 첫 교전을 벌였다.

이스라엘군은 인질을 수색하기 위한 '제한적' 공격이었다는 입장이나 지상전의 시작으로 볼 수 있다.

블룸버그는 협상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하마스가 붙잡고 있는 인질을 신속하게 대량 석방하기 위해 외교적 노력을 지원하고 있다"며 "이는 지상전 계획을 지연시키거나 아예 바꿀 수 있는 움직임"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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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팔 전쟁]
이, 인질 수색 위해 "제한적" 실시… 하마스 집결지 집중 공격
"가자지구 내 마지막 작전… 이후엔 하마스 존재하지 않을 것"
하마스 알카삼 여단, "이스라엘 측 불도저 2대·탱크 1대 파괴"
(비에리 키부츠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22일 (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대응해 이스라엘 군이 가자 지구 국경 인근의 비에리 키부츠에서 방어 진지를 구축하고 있다. 2023.10.23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가자지구 안에서 첫 교전을 벌였다. 이스라엘군은 인질을 수색하기 위한 '제한적' 공격이었다는 입장이나 지상전의 시작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의 지상전 연기 권유에도 이스라엘이 칼을 빼들었지만 하마스를 궤멸하기까지는 수개월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다니엘 하기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전날 자국군이 가자 지구에서 지상 공습을 제한적으로 실시했다고 밝혔다. 하기리 대변인은 "우리 지상군이 하마스와 싸우기 위해 밤새 가자지구에 공습을 가했으며, 이스라엘 침공에 대비하고 있는 하마스 집결 지역을 집중 공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마스 측도 가자지구에 '침입'한 이스라엘군과 교전을 벌였다고 밝혔다. 하마스 군사조직 알카삼 여단은 가자지구 남부에서 이스라엘 부대의 불도저 두 대와 탱크 한 대를 파괴하고 기지로 안전하게 복귀했다고 주장했다.

CNN은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지난 7일 양측 간 전쟁이 발발한 후 가자지구 지상에서 처음으로 교전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국경 근처에 대규모 병력을 집결, 지상전을 준비해왔다. 더불어 가자지구는 물론 요르단강 서안지구, 레바논, 시리아까지 공습을 확대해 확전 우려가 고조된 상태다.

이스라엘은 벼르던 지상전을 개시했으나 단기전으로 끝날 가능성은 희박한 상황이다. 인구 밀집도가 높은 가자 지구에서도 지하 땅굴에 숨어있는 하마스를 일시에 소탕하기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라파 AFP=뉴스1) 김성식 기자 = 19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라파 일대에 이스라엘군이 쏜 것으로 추정되는 포탄 연기가 치솟고 있다. 라파에는 가자지구와 이집트를 잇는 유일한 육로인 라파 검문소가 있다. 검문소는 현재 폐쇄돼 이집트에 구호품이 쌓이고 있다. 2023.10.19.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전날 공군 사령부에서 "작전은 한 달, 두 달 혹은 석 달 동안 이어질 수 있다"며 "이 작전은 가자지구에서의 마지막 작전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이후에는 하마스가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며 "하마스가 우리 탱크와 보병을 마주하기 전 공군의 폭탄을 먼저 만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인질 협상이 변수가 될 수 있다. 블룸버그는 협상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하마스가 붙잡고 있는 인질을 신속하게 대량 석방하기 위해 외교적 노력을 지원하고 있다"며 "이는 지상전 계획을 지연시키거나 아예 바꿀 수 있는 움직임"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지상전은 이미 시작됐으나 그 전개 방향은 인질 협상 여부에 따라 판이하게 달라질 수 있다. 첫 교전 수위가 예상보다 낮고 인질 수색에 집중된 점이 이를 방증한다.

222명의 인질을 붙잡고 있는 하마스는 억류 중이던 미국인 인질 2명을 최근 석방했다. 하마스가 억류 중인 미국인은 10명 안팎으로 알려진다. 하마스는 "인도주의적 이유"로 인질을 석방했다고 설명했지만, 서방 관측통들은 건강 상태가 양호한 인질들의 석방 모습을 공개하면 하마스에 대한 동정 여론을 일으킬 것이란 기대가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이날 AFP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 탱크가 가자지구 국경 인근 이집트 진지를 실수로 공격해 최소 7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스라엘군은 성명에서 "군 탱크가 케렘 샬롬 지역 근처 이집트 초소를 실수로 쏘았다"고 인정하고 유감을 표명했다.

아랍 매체 알자지라는 일부 목격자를 인용해 이집트 초소 쪽에서 큰 폭발음이 났고 부상자들이 응급차로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전했다. 알자지라는 이번 사고로 이집트가 이스라엘을 향해 가자지구에 무차별적 폭격을 완화해야 한다는 압박을 높일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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