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진책과 이용훈이 만났다…완전 달라진 '투란도트'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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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사랑을 쟁취하기 위한 데스게임'이다.
오는 26~2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색다른 해석을 가미한 오페라 투란도트를 선보이기로 한 것.
투란도트는 푸치니의 미완성 유작으로 1926년 이탈리아 라 스칼라 극장에서 초연됐다.
이번 공연에는 테너 이용훈과 박지응·신상근이 칼라프 역을 나눠 맡고, 투란도트는 소프라노 이윤정·김라희가, 류는 소프라노 서선영·박소영이 연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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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해석 입혀 원작 각색
세계 유명 무대 선 테너 이용훈
20년 만에 국내 오페라 데뷔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사랑을 쟁취하기 위한 데스게임’이다. 공주에게 청혼하는 남자들은 공주와 게임을 해야 한다. 이기면 공주와 결혼하지만, 지면 목숨을 잃는 설정. 망국의 왕자 칼라프는 목숨을 걸고 공주의 사랑을 얻으려 하고, 왕자의 시녀 류는 목숨을 바쳐 왕자에 대한 사랑을 표현한다.
19세기 낭만주의 시대의 산물인 ‘목숨을 건 사랑’. 이런 구닥다리 소재가 21세기 관중에게 통하려면 어떤 변주가 필요할까. 서울시오페라단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오는 26~2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색다른 해석을 가미한 오페라 투란도트를 선보이기로 한 것. 새로운 실험을 위해 그동안 국내 오페라 무대에서 볼 수 없었던 실력파 예술인들이 손을 맞잡았다. 주인공은 처음 오페라 연출을 맡은 연극계 거장 손진책(왼쪽 사진)과 국내 오페라 무대에 데뷔하는 세계적인 테너 이용훈(오른쪽)이다.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손 연출가는 ‘색다른 투란도트’를 위해 결말을 바꿨다고 했다. “류의 희생으로 칼라프와 투란도트가 사랑하게 된다는 게 잘 이해가 가지 않았어요. 류의 죽음이 구원한 것은 칼라프와 투란도트 커플이 아니라 전 국가, 민중이라는 걸 표현하고 싶었습니다.”(손진책)
손 연출은 1981년 마당놀이를 무대에 올리며 연극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인물이다. 2002년 한일월드컵 개막식 총감독, 2010~2014년 국립극단 예술감독 등을 맡았다. 그는 첫 오페라 연출을 맡은 데 대해 “오페라나 연극·뮤지컬이나 본질은 소통”이라며 “다만 오페라는 음악이 우선이기 때문에 (음악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칼라프 역을 맡은 이용훈은 서정적 음색과 힘 있는 목소리를 지닌 ‘리리코 스핀토’로 세계 정상급 극장에서 공연해 왔다. 지난 시즌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런던 로열오페라에서 같은 역할을 맡았다. 특히 칼라프의 아리아 ‘네순 도르마’(아무도 잠들지 말라)를 호소력 짙은 음색으로 불러 큰 인기를 끌었다. 그는 “지난 20여 년간 세계 곳곳에서 120여 차례 투란도트 공연을 했는데 드디어 한국 무대에 설 기회를 얻었다”고 했다.
주인공인 투란도트 역에는 이탈리아 베로나, 베니스 극장 등 유럽 무대에서 활동해 온 소프라노 이윤정이 낙점됐다. 이윤정은 “투란도트는 100번 넘게 공연했는데, 연출이나 지휘자에 따라 달라져서 항상 기대된다”고 말했다. 류 역에는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우승한 소프라노 서선영이 출연한다.
투란도트는 푸치니의 미완성 유작으로 1926년 이탈리아 라 스칼라 극장에서 초연됐다. 푸치니는 3막에 등장하는 류의 죽음까지만 작곡을 한 상태에서 생을 마감했는데, 초연 무대에서 전설적인 지휘자 아르투로 토스카니니(1867~1957)가 이 장면까지만 지휘하고 공연을 멈췄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이번 공연에는 테너 이용훈과 박지응·신상근이 칼라프 역을 나눠 맡고, 투란도트는 소프라노 이윤정·김라희가, 류는 소프라노 서선영·박소영이 연기한다. 극 중 배경은 시대와 국적이 불분명한 어느 지하세계로 표현한다.
최다은/송태형 기자 ma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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