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이스라엘에 경고 날렸지만…‘전쟁 수렁’에 깊어진 고심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팔레스타인의 무장정파 하마스의 '뒷배' 구실을 하던 이란이 현재 진행 중인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어디까지 개입해야 할지를 놓고 '깊은 고민'에 빠진 모습이다.
로이터 통신은 22일(현지시각) 전직 이스라엘 고위 당국자의 말을 빌려 "이란이 하마스를 구하기 위해 가자지구에서 벌어질 전투에 레바논의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내세울지, 지원하지 말고 손 뗄지를 두고 딜레마에 놓이게 됐다"고 분석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팔레스타인의 무장정파 하마스의 ‘뒷배’ 구실을 하던 이란이 현재 진행 중인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어디까지 개입해야 할지를 놓고 ‘깊은 고민’에 빠진 모습이다. 하지만, 전쟁은 이미 요르단강 서안지구, 시리아·레바논 등으로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22일(현지시각) 전직 이스라엘 고위 당국자의 말을 빌려 “이란이 하마스를 구하기 위해 가자지구에서 벌어질 전투에 레바논의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내세울지, 지원하지 말고 손 뗄지를 두고 딜레마에 놓이게 됐다”고 분석했다. 1·2차 인티파다(민중봉기) 때 협상에 참가했던 이 인사는 “현재 이란은 자국에 닥칠 위험에 대해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며 “이것이 이란이 현재 놓여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란은 그동안 이슬람 혁명을 확산시키기 위해 시아파 세력의 힘을 한데 모아 사우디아라비아로 대표되는 수니파 왕정 국가에 맞선다는 명분을 내세워왔다. 이를 위해 시리아의 바샤르 아사드 정권, 하마스·헤즈볼라, 예멘의 후티 반군 등을 지원하며 사우디 등 수니파 왕정 국가들과 역내 패권을 다퉜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이 하마스·헤즈볼라를 돕지 않으면, 그동안 주장한 혁명의 명분과 대외적 지위가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익명의 이란 고위 당국자는 로이터에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면 침공을 방관하면, 이란이 추진한 중동 지역 내 패권 전략이 크게 후퇴할 것”이고, “이란 입지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녹록지 않은 국내외 상황이 이란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이란 경제는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협정’(JCPOA)을 일방 파기하면서 경제제재를 되살린 뒤 크게 악화됐다. 지난해에도 소비자물가가 전년보다 45.8%나 오르는 등 경제난이 지속되는 중이다. 이에 더해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의문의 죽음을 당한 마흐사 아미니 사건 이후 시작된 ‘반정부 시위’가 최근까지 이어졌다.
순수하게 군사적인 논리로만 생각해도 이란이 대놓고 개입을 결단하긴 쉽지 않다. 이스라엘의 군사력이 만만치 않은데다, 미국 역시 2개의 항공모함 전단을 동지중해에 배치해 두고 이란의 움직임을 적극 견제하는 중이다. 섣불리 나섰다간 이스라엘의 반격을 받아 막대한 피해를 입고, 국민들의 분노를 더 키울 수 있다.
하지만 전쟁은 이미 확대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22일 서안지구의 제닌 난민 캠프 인근에 있는 알안사르 모스크를 공습했다. 이스라엘은 이곳에서 하마스와 연대하는 또 다른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이슬람 지하드가 활동해 왔다고 주장했다.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7일 이후 이스라엘이 서안지구에도 공습을 가해 서안에서 최소 93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같은 날 새벽 시리아 국영 사나(SANA) 통신은 수도 다마스쿠스와 북부 알레포의 국제공항 두 곳이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받아 활주로 운영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다마스쿠스 공항에서는 1명이 사망했으며 여럿이 다쳤다고 덧붙였다. 레바논에서도 23일 이스라엘 전투기가 헤즈볼라 부대 두 곳을 공습해 헤즈볼라 대원 1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헤즈볼라의 2인자 나임 카심은 지난 21일 대원 6명이 숨졌다며 “이스라엘은 값비싼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하며 “우린 이미 전쟁의 중심에 있다”고 말했다.
홍석재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치매 가족 돌보는 89살…단 3시간 휴식마저 뺏으려는 나라
- 북한인 4명 목선 타고 귀순…이번에도 어민이 신고
- 하마스가 콕 집은 ‘연료’…“반입 보장 시 인질 최대 50명 석방”
- 노란봉투법 11월9일 본회의 상정키로…국힘, 필리버스터 예고
- 남양주서 50대 초등교사 숨진 채 발견
- “한쪽만 살리는 백종원이 문제”…불만 터진 인삼축제 상인들
- ‘광복절특사’ 이호진 태광 전 회장 또 횡령?…자택 압수수색
- 기네스 최고령 개 ‘보비’ 31살로 세상 떠나…장수 비결은
- “약 잘못 먹었다” 말한 뒤 끊긴 119신고 추적해 생명 살렸다
- ‘김건희씨 고소장’이 대검 업무용 컴퓨터에…가족 의혹 방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