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따오 빼고 뭐 있어요”…양꼬치집 인기 맥주 ‘옛말’ 되겠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lee.sanghyun@mkinternet.com) 2023. 10. 23.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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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따오 맥주 제3공장에서 찍힌 영상 캡처본. 한 남성이 원료 위에 소변을 보는 것으로 추정되는 행위를 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웨이보 영상 캡처]
중국의 대표적인 맥주 브랜드 칭따오가 ‘소변 테러’로 위생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주류업계가 매출 동향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 맥주가 일본 맥주 다음으로 국내에서 수입량이 많기 때문인데 일각에서는 중국 맥주가 더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관련 논란은 지난 19일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에 한 영상이 올라오면서부터 불거졌다. 중국 산둥성 핑두시 소재 칭따오 맥주 제3공장에서 작업복을 입은 한 남성이 원료가 쌓인 곳에 소변을 보는 순간이 포착된 것이다.

칭따오는 중국 내에서 4대 맥주로 꼽히는 것은 물론, 국내에서도 수입맥주 인기 순위를 늘 지켜오는 브랜드다. 국내에서는 오비맥주가 수입하는 하얼빈 맥주와 양대산맥으로 꼽히기도 하지만, 주요 유통채널의 점유율을 비교해보면 칭따오가 훨씬 압도적이다.

논란이 커지자 국내에 칭따오를 수입하는 주류기업 비어케이는 지난 21일 공식 성명을 냈다. 문제가 제기된 곳은 중국 내수용 맥주만을 생산하고 있는 공장이어서 한국에 들어오는 수출용 제품은 별도 시설에서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제3공장은 현재 전면 폐쇄된 것으로 전해졌다.

주류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중국 맥주 이미지에 직격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2년여 전 위생 ‘알몸 김치’ 사건 당시를 연상시키는 것 같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과거 일본 제품을 상대로 이뤄진 불매운동이 이번엔 중국을 대상으로 할 것이란 판단도 일부 나온다.

23일 서울 시내 한 마트에 칭다오 맥주가 진열되어 있는 모습.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8월 중국 맥주 수입량은 3만2153t으로 일본 맥주(3만6573t)에 이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중국 다음으로는 ▲네덜란드(2만9243t) ▲폴란드(1만1291t) ▲독일(9911t) 순으로 이어졌는데 이 순위가 바뀔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중국 맥주는 앞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활발했던 지난 2019~2020년께 대체재로 꼽히며 수입량 1위를 차지하기도 했지만, 이번 논란 전부터 서서히 힘을 잃는 분위기였다. 국산맥주보다 가격이 비싼데다 일본 아사히맥주의 ‘왕뚜껑 맥주’에 버금갈 신제품도 부재했기 때문이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노재팬 전에는 (중국 맥주가) 만년 2위라고 평가했었는데 최근 들어서는 입지가 더 줄어들고 있는 분위기”라며 “소비자가격 등 여러 시장 반발에 부딪히면서 수입맥주 전반이 힘을 잃은 것도 맞지만, 중국 맥주는 그 속도가 더 빠른 편”이라고 귀띔했다.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미 지난 주말새 일부 유통채널에서 칭따오의 매출이 평소보다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며 “당장은 이번 논란의 여파를 판단하기에 너무 이르지만, 월 기준으로 보면 예년보다 15~20% 정도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칭따오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국내에 칭따오 브랜드를 유통 중인 비어케이 역시 비상이 걸렸다. 비어케이는 지난 2016년 매출 859억원에서 2017년 1180억원으로 늘어난 뒤 줄곧 1000억원대를 유지해왔으나, 올해는 예년 수준을 지키기 어려울 것으로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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