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尹 내각 총사퇴시켜야”… 가결파 징계엔 ‘불문’ 뜻

김승환 2023. 10. 23.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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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일 만에 당무에 복귀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첫 일성으로 윤석열정부를 향해 '내각 총사퇴'를 촉구했다.

대신 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이 회의 종료 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대통령과 여당 대표, 야당 대표 간 여·야·정 3자 회동을 제안하는 바"라고 전했다.

이 대표는 정부 여당이 추진 중인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해서만큼은 '정부 세부안 제시'를 전제로 한 협조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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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일 만에 당무 복귀
“무능·폭력적… 尹, 국정 쇄신을”
총선 앞두고 정권 심판론 역설
정부 예산안 전면 재검토도 예고
당정 의대 정원 확대엔 협조 의사
“체포안 때 일 더 왈가왈부 말라”
단결 강조하며 내분 봉합 의지

35일 만에 당무에 복귀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첫 일성으로 윤석열정부를 향해 ‘내각 총사퇴’를 촉구했다. 본인 체포동의안 표결로 불거진 일명 ‘가결파’ 징계 문제에 대해선 “더 이상 왈가왈부하지 않길 바란다”며 사실상 매듭을 지었다. 10·11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승리를 등에 업은 이 대표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 안으로는 내분을 봉합하고 당 밖으로는 대여 전선을 다시 한 번 공고히 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23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께선 계속 말씀드렸던 것처럼 국정기조를 전면 쇄신해야 한다”며 “무능과 폭력적 행태의 표상이 돼 버린 내각을 총사퇴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것이 말로만의 반성이 아니라 국민들에게 정부의 진정성을 확인시켜 주는 핵심 모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단식에 따른 회복 치료를 마치고 35일 만에 당무에 복귀한 이 대표는 이날 “무능과 폭력적 행태의 표상이 돼 버린 내각을 총사퇴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상배 선임기자
국정감사 이후 진행될 내년도 정부 예산안 심사 중 대대적인 공세 또한 예고했다. 이 대표는 “(정부가) 재정지출을 확대하고 기술 발전에 힘쓰고 미래 먹거리 산업을 위한 국가 투자를 강화해야 한다”며 “예산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를 해야 한다. 여야 간 충실한 협의를 통해 예산에 대한 근본적 대전환을 시도해 주시길 요청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전날 ‘민생회담’을 제안한 데 대해선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이 회의 종료 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대통령과 여당 대표, 야당 대표 간 여·야·정 3자 회동을 제안하는 바”라고 전했다. 윤 대통령이 포함된 3자 회동을 역제안한 셈인데 사실상 김 대표 제안을 거절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친명(친이재명)계 최고위원들이 일제히 회의에서 김 대표 제안에 대해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정청래 최고위원만 해도 “(윤 대통령이) 괜히 김 대표를 내세워 회담을 제안하는 쇼를 멈춰 주시길 바란다. 권한도 없는 바지사장과 시간낭비하는 것보다는 실질적인 윤 대통령과 이 대표 간 회담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전날 오후부터 최고위원 등 지도부와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이들 최고위원 발언에 이 대표 의중이 담겼다는 평이 나온다.

이 대표는 정부 여당이 추진 중인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해서만큼은 ‘정부 세부안 제시’를 전제로 한 협조 의사를 밝혔다. 그는 “여야가 힘을 합쳐서 성과를 만들어내는 첫 사례로 공공·필수의료 확대, 그리고 핵심 중 핵심인 의대 정원 확대 문제에 나서 주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35일만에 당무에 복귀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원들로 부터 박수를 받고 있다. 뉴시스
이날 발언 중에는 본인 체포동의안 표결 과정에서 불거진 당 내분을 겨냥한 언급도 있었다. 이 대표는 “민주당이 작은 차이를 넘어서서 단결하고 단합해야 한다”며 “체포동의안 처리 과정의 일로 더 이상 왈가왈부하질 않길 바란다”고 했다. 민주당 국민응답센터에 게재돼 지도부 답변 요건인 동의 인원 5만명을 넘긴 ‘가결파 5인’(이상민·김종민·이원욱·설훈·조응천) 징계 청원에 대해 사실상 불문에 부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 대표의 언급으로 체포동의안 국면으로 불거진 친명·비명(비이재명) 갈등은 당분간 수면 아래로 모습을 감추게 됐다. 다만 총선을 앞두고 이뤄질 공천에서 다시금 갈등이 불거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실제 이 대표 또한 가결파 징계를 언급하는 중에 “단결과 단합 이외에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충분한 혁신을 통해 국민의 기대에 맞춰 나가야 한다”고 했다. 이 발언 중 ‘충분한 혁신’은 결국 공천 중 진행될 현역 물갈이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김승환·최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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