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지민, 겉멋 부리지 않는 아티스트 진심은 커다랗다

이재훈 기자 2023. 10. 23.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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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솔로음반 '페이스' 작업기 다룬 다큐…'지민스 프로덕션 다이어리'
"지민의 얼굴, 마음 파동이 표정을 맴도는 자리"
[서울=뉴시스] 지민 '셋 미 프리 파트 투' 뮤직비디오 중. 지민의 반신에 독일 시인 라이너 릴케의 '넓어지는 원' 구절이 새겨져 있다. (사진 = 빅히트뮤직 제공) 2023.10.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방탄소년단'(BTS) 지민의 얼굴('페이스')은 마음의 파동이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한 채 표정을 맴도는 자리다. 복잡한 심경의 소용돌이가 치는 흔적 또는 상흔이다.

23일 오후 6시(이하 한국시간) 글로벌 팬덤 라이프 플랫폼 위버스(Weverse)에서 독점 공개된 글로벌 슈퍼 그룹 '방탄소년단'(BTS) 지민의 첫 솔로 앨범 '페이스' 작업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지민스 프로덕션 다이어리(Jimin's Production Diary)'는 음반이 단지 멜로디·리듬으로만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걸 새삼 증명한다.

무엇보다 지민이 작업하는 과정을 담담히 지켜보는 이 다큐는 내면의 기록도 음악이라는 걸 보여준다. '페이스'의 열쇳말 중 하나는 '레조넌스(RESONANCE)'. '공명' '울림'이라는 뜻인데 '페이스' 커버 로고에도 동심원, 즉 물결이 퍼지는 것 같은 현상이 그려져 있다.

이 문양은 지민 내면의 거울이다. 크고 작은 파문이 일듯이 변화하기 때문이다. '페이스' 선공개곡이었던 '셋 미 프리 파트투(Set Me Free Pt.2)' 뮤직비디오 속에서 지민의 반신에 새겨져 있던 릴케의 시 제목도 '넓어지는 원'이다.

세상 속에서 자신은 넓은 원을 그리며 살아가는데, 그 원은 점점 넓어져 결국 마지막 원을 완성하지 못하고 생을 마감할 가능성이 큰 것처럼 보인다. 그럼에도 원을 그리는 일에 자신의 존재를 바치겠다는 의지. 지민이 노래하고 팬덤 아미를 사랑하는 일이 그렇다. 결국 동심원은 지민이 자기 확신을 찾아가며 소통할 존재를 찾는 일종의 안테나 파장이다.

'지민스 프로덕션 다이어리'는 동심원을 잇는 보이지 않는 매듭을 주변 사람들과 만들어가는 과정을 담담히 보여준다.

'페이스' 타이틀곡이자 한국 솔로 가수 처음으로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 1위를 차지한 '라이크 크레이지'를 동명 영화(감독 드레이크 도리머스)에서 영감을 받고, '셋 미 프리 파트 투'에서 콰이어를 쌓아올리는 단계에 주변 사람들이 계속 함께 한다.

프로듀서 피독(강효원)과 음악 작업을 하는 내내 즐거워하고, 가사를 쓰는 과정에서 "듣는 사람들이 어떻게 느낄 지 분명한 시나리오를 써보라"는 RM(김남준)의 진지한 충고를 정중하게 받아들인다. 피지컬 음반에만 실린 팬송 '편지'의 코러스에 참여한 정국을 보면서 "끝내준다"고 감탄한다.

지민의 앨범 제목 '페이스'는 '얼굴'이라는 뜻과 함께 '위드(with)'가 붙을 경우 '…을 가지고 맞서다'는 의미도 갖고 있다. 고된 음악 작업도 선후배·동료 그리고 팬덤이 함께 하면 무엇과도 맞설 수 있는 용기가 따른다는 은유다.

[서울=뉴시스] 방탄소년단 지민_다큐멘터리 'Jimin's Production Diary' 포스터. (사진 = 빅히트 뮤직 제공) 2023.10.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지민은 다큐에서 "제 얘기를 가사로 쓰면서 더 딥해졌다. 작년 일을 정리하고 그 때 느낌을 받아야 해서 싫었는데 제 이야기니까 점점 정리가 되고 재밌고 감사하고 앞으로 뭘 해야 할 지 더 명확하게 된 계기"라고 말했다.

또 "원래 앨범이라는 게 그렇다. 단순하게 생각할 게 아니다. 호석이형(제이홉)이랑 일단 해보고 나면 어떤 부분에서 노력을 더 해야할 지가 명확히 보일 거라고 얘기했다. 그런 생각이 든 이후 하고 싶은 게 더 많아졌다"고 털어놨다.

작업실에서 지민은 대부분 편한 복장이고 많이 웃는다. 그런데 순간 순간의 장면들은 날카롭고 서정적이다. 구질구질한 게 보기 좋다는 지민은 '페이스' 수록곡 '페이스-오프'의 "이건 흔한 나의 스토리(story)" 녹음 때 이를 누차 반복하는데, 그의 특별함이 '발버둥' 혹은 '열정'이라는 인식을 얻고 보편성을 획득했다.

지민의 숨겨진 면모와 반짝반짝 빛나는 아이디어를 목격하는 건 이 다큐가 팬들에게 안기는 선물이다. 기타를 연주하면서 '편지'를 노래하고, '셋 미 프리 파트 투'에서 비웃는 뉘앙스를 담았으면 좋겠다고 바라는 부분이 그렇다.

특히 무엇보다 멋을 부리지 않는 게 지민의 맵시다. '편지'라는 제목에 대해 지민은 "저 같아요. 겉멋 안 부린 게"라고 말한다. 지민은 "위버스에 글을 올렸는데 다 전달이 안 된 느낌을 받았었다. 글 쓰는 게 거짓말처럼 느껴졌다. '감사하다' '고맙다'는 말 역시"라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그래서 지민은 노래를 만든다. 피독은 "음악 커뮤니케이션은 방탄소년단이 해온 것이고 결국 그 진심이 팬들이 전달돼 왔다"고 짚었다.

겉멋을 부리지 않는 아티스트의 진심은 커다랗다. 세상에서 가장 멋진 것 중 하나는 자기 자신이 멋지다는 걸 아예 잊어버린 경우다. 한 때 그리고 최근까지도 마치 자기 자신이 슬픔인냥 믿는, 자존감이 낮아 보이던 지민이라는 아티스트가 그런 보기다. 자신의 진심을 알아봐주는 이들이 있다는 걸 깨닫고 멀리 멀리 퍼지는 동심원에 존재를 바칠 것처럼 행동한다. 지민의 진심은 늘 참고 있다는 걸 기록은 알고 있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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